[대여금]
판시사항
가. 이사의 자격이 없는 표현대표이사의 행위에 대한 회사의 책임
나. 공증인이 인증한 사서증서의 진정성립 추정 여부
다. 이른바 ‘계속적 보증’에 있어서 보증인의 책임범위와 그 제한
판결요지
가. 상법 제395조가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한 이사의 행위에 대한 회사의 책임을 규정한 것이어서, 표현대표이사가 이사의 자격을 갖출 것을 그 요건으로 하고 있으나, 이 규정은 표시에 의한 금반언의 법리나 외관이론에 따라 대표이사로서의 외관을 신뢰한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그와 같은 외관의 존재에 관하여 귀책사유가 있는 회사로 하여금 선의의 제3자에 대하여 그들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지도록 하려는 것이므로, 회사가 이사의 자격이 없는 자에게 표현대표이사의 명칭을 사용하게 허용한 경우는 물론, 이사의 자격도 없는 사람이 임의로 표현대표이사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회사가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방치하여 소극적으로 묵인한 경우에도, 위 규정이 유추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나. 공증인법에 규정된 사서증서에 대한 인증제도는 당사자로 하여금 공증인의 면전에서 사서증서에 서명 또는 날인하게 하거나 사서증서의 서명 또는 날인을 본인이나 그 대리인으로 하여금 확인하게 한 후 그 사실을 공증인이 증서에 기재하는 것으로서, 공증인이 사서증서의 인증을 함에 있어서는 공증인법에 따라 반드시 촉탁인의 확인이나 대리촉탁인의 확인 및 그 대리권의 증명 등의 절차를 미리 거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공증인이 사서증서를 인증함에 있어서 그와 같은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등의 사실이 주장·입증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증인이 인증한 사서증서의 진정성립은 추정된다. 다. 채권자와 주채무자 사이의 계속적인 거래관계에서 발생하는 불확정한 채무를 보증하는 이른바 ‘계속적 보증’의 경우에도, 보증인은 주채무자가 이행하지 아니하는 채무를 전부 이행할 의무가 있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보증인이 보증을 할 당시 주채무의 범위를 예상하였거나 예상할 수 있었는데 주채무가 그 예상범위를 훨씬 초과하여 객관적인 상당성을 잃을 정도로 과다하게 발생하였고, 또 그와 같이 주채무가 과다하게 발생한 원인이, 채권자가 주채무자의 자산상태가 현저히 악화된 사정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와 같은 사정을 알 수 없었던 보증인에게 아무런 통지나 의사타진도 하지 아니한 채 고의로 거래의 규모를 확대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인정되는 등, 채권자가 보증인에게 주채무의 전부이행을 청구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 판단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보증인의 책임을 합리적인 범위 내로 제한할 수 있다.
참조조문
가. 상법 제395조 /나. 민사소송법 제328조,공증인법 제57조 /다. 민법 제428조,제2조
참조판례
가. 대법원 1979.2.13. 선고 77다2436 판결(공1979,11790),1985.6.11. 선고 84다카963 판결(공1985,995),1987.7.7. 선고 87다카504 판결(공1987,1319) /나. 대법원 1988.3.8. 선고 87다카1448 판결(공1988,657),1991.3.27. 선고 90다17187 판결(공1991,1268) /다. 대법원 1991.10.8. 선고 91다14147 판결(공1991,2683),1991.12.24. 선고 91다9091 판결(공1992,665),1992.4.28. 선고 91다26348 판결(공1992,1692)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피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상고이유서제출기간이 지난 뒤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이유서들에 기재된 보충상고이유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한도내에서) 판단한다.
관계의 요지.
가. 원고는 1982.9.3. 의류수출을 주로 하는 피고 한삼교역주식회사(이 뒤에는 “피고 한삼교역”이라고 약칭한다)와 사이에 은행거래약정을 체결한 후, 다시 1983.1.8. 위 피고와 외국앞화한어음거래약정을 체결하고, 그날부터 1983.6.23.까지 위 피고에게 66회에 걸쳐 수출환어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합계 금1,919,739,371원을 대출하였는데, 위 각 매입환어음이 결제되지 아니한 채 위 피고가 1983.11.3. 부도가 남으로써 그 다음날부터 위 대출금 전부가 연체에 이르게 되었다.
나. 피고 한국생사주식회사(이 뒤에는 “피고 한국생사”라고 약칭한다)·피고 3·피고 4와 망 소외 1은 1982.9.23. 피고 한삼교역이 원고와 체결한 위 은행거래약정에 의하여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모든 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을 하였는데, 위 소외 1이 1983.9.1. 사망함에 따라 그의 처와 딸들인 피고 5·피고 6·피고 7이 그의 재산을 공동상속하였다.
다. 피고 한삼교역은 1983.9.1. 당시 대표이사이던 위 소외 1이 소련해역에서의 대한항공 여객기 격추사건으로 사망하자, 임시주주총회나 이사회를 개최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 소외 1이 각 소집한 임시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피고 3을 이사와 대표이사로 각 선임하였다는 내용의 주주총회의사록과 이사회의사록을 서류상 작성하여 9.2. 피고 3이 그 이사 및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는 등기를 경료하였다.
라. 그 후 원고가 이 사건 대출금채무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하여 위와 같이 피고 한삼교역의 등기부상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던 피고 3에게 연락하여, 1987.12.1. 그로부터 피고 한삼교역의 대표자로서 피고 한삼교역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수출환어음매입으로 인한 대출금 합계 금 1,919,739,371원 중 그때까지 변제받은 원금 909,299,565원을 공제한 원금잔액 금 1,010,439,806원(여기에는 이 사건 청구금원이 포함되어 있다)과 그 지연손해금 및 다른 항목의 대출원리금을 포함한 합계 금 8,609,081,363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음을 승인한다는 내용의 채무승인서(갑 제4호증의1)를 받았다.
마. 그 후 피고 한삼교역의 주주인 소외 2가 피고 한삼교역을 상대로 주주총회결의 등 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1988.12.1. 승소판결을 받고 위 판결이 확정되어 1989.2.24. 피고 3의 이사 및 대표이사 취임등기를 말소하였다.
원심은 피고들의 다음과 같은 주장, 즉 원고 은행의 외환업무처리절차에 의하면 수출환어음이 부도된 이후에는 부도된 금액이 입금되거나 매입의뢰인이 부도대전을 상환한 후에 신규수출환어음을 매입하여야 하며, 부도대전이 결제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신규수출환어음을 매입할 때에는 그 매입대전으로 이미 발생한 부도대전을 우선 회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고 은행은 피고 한삼교역으로부터 이미 부도된 바 있는 것과 같은 당사자가 발행 인수한 수출환어음을 계속하여 매입하고 또한 그 매입대전 전액을 피고 한삼교역에게 지급함으로써 손해를 확대시킨 과실이 있으므로, 연대보증인인 나머지 피고들에 대하여는 원고의 위 과실을 참작하여 채무를 감경하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판단하기를, 원고가 피고 한삼교역으로부터 1983.1.8.부터 6.23.까지 수십회에 걸쳐 수출환어음을 매입하는 동안, 피고들의 주장과 같이 수출환어음이 부도난 이후에도 계속하여 같은 내용의 수출환어음을 매입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고, 오히려 피고 한삼교역의 부도일자는 1983.11.3.임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들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채권자와 주채무자 사이의 계속적인 거래관계에서 발생하는 불확정한 채무를 보증하는 이른바 “계속적 보증”의 경우에도, 보증인은 주채무자가 이행하지 아니하는 채무를 전부 이행할 의무가 있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보증인이 보증을 할 당시 주채무의 범위를 예상하였거나 예상할 수 있었는데 주채무가 그 예상범위를 훨씬 초과하여 객관적인 상당성을 잃을 정도로 과다하게 발생하였고, 또 그와 같이 주채무가 과다하게 발생한 원인이, 채권자가 주채무자의 자산상태가 현저히 악화된 사정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와 같은 사정을 알 수 없었던 보증인에게 아무런 통지나 의사타진도 하지 아니한 채 고의로 거래의 규모를 확대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인정되는 등, 채권자가 보증인에게 주채무의 전부이행을 청구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 판단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보증인의 책임을 합리적인 범위 내로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 당원의 판례(1988.4.27. 선고 87다카2143 판결; 1989.10.24. 선고 88다2083 판결; 1991.10.8. 선고 91다14147 판결 등)임은 소론과 같다. 그러나 가사 소론과 같이, 원고가 1983.5.25. 피고 한삼교역으로부터 원심판결서에 첨부된 별표의 순번 54 내지 60에 기재된 수출환어음을 매입할 당시에도 이미 그 이전에 매입한 수출환어음의 일부가 지급 또는 인수거절된 상태에 있었고, 외국환업무표준절차(을 제8호증, 서울신탁은행의 업무처리지침이지만 원고 등 모든 국내은행에 공통되는 것이라고 피고들 소송대리인이 주장하는 것)에 의하면 수출환어음을 결제하지 않는 수출업체가 신규수출환어음의 매입을 의뢰하는 경우에는 그 매입대금으로 부도어음대금을 우선 결제하도록 은행의 내부지침으로 정하여져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위와 같은 은행의 업무처리지침을 위반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의 경우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 보증인들이 보증을 할 당시 예상하였거나 예상할 수 있었던 범위를 훨씬 초과하여 객관적인 상당성을 잃을 정도로 주채무가 과다하게 발생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피고들의 위와 같은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에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수출환어음의 부도처리에 관한 절차규정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논지도 결국 받아들일 것이 못된다.
피고들의 원심소송대리인이 원심의 제4차 변론기일(1991.2.5. 14:00)에서 진술한 같은 날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가사 피고 한삼교역이 위 채무승인서(갑 제4호증의1) 때문에 표현대표이사의 법리에 따라 채무승인의 책임을 지게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주채무자인 피고 한삼교역에 대하여만 효력이 있고 보증인인 나머지 피고들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는 내용의 주장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들의 위와 같은 주장에 대하여 판단을 명시하지 아니하였음은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주채무자에 대한 시효의 중단은 연대보증인에 대하여도 그 효력이 있는 것으로서(민법 제440조), 원심이 이 사건 대출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는 위와 같은 채무의 승인으로 인하여 중단되었기 때문에, 이 사건 대출금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하였다는 피고들의 주장이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판단한 이상,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에는 피고 한삼교역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의 주장도 함께 배척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에 피고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유탈한 위법이 있다는 논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