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심은 다음과 같은 요지의 이유로, 피고 신용우, 신용수, 신영석에 대하여는 각기 이 사건 각 부동산(답 3필지 3,421제곱미터)에 관하여 1983.1.8.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고, 피고 김종규에 대하여는 이 사건 부동산 전부에 관하여 1986.8.28. 위 피고의 명의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즉, 원심은 소외 1이 원고를 대리하여 1983.1.8. 피고 신용우, 신용수, 신영석(이 뒤에는 "위 피고들 3인"이라고 약칭한다)과 간에 위 피고들 3인의 각 소유인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대금 합계금 62,100,000원에 매수하기로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가 실질적으로 매수하는 사실을 숨긴 채 매수인의 명의를 허무인인 "이원본"으로 표시하여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뒤, 2월초경 위 피고들 3인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하면서 위 피고들 3인과 간에 위 피고들 3인이 계속 경작하다가 소외 1이 요구할 때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주기로 약정 한 사실, 피고 김종규가 1986년초경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려고 당시 등기부에 소유자로 등기되어 있던 위 피고들 3인을 찾아가 그들로부터, 이원본이라는 사람이 소외 1을 대리시켜 약 3년전에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고 그 대금까지 모두 지급하였으나 아직 소유권이전등기만 되지 않은 상태라는 말을 듣고, 소외 1을 찾아가 여러 차례 매매대금에 관한 절충을 벌인 끝에 1986.7.10. 이원본을 대리한다는 소외 1과 간에 이 사건 부동산을 대금 36,225,000원에 매수하기로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 소외 1이 피고 김종규와 위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위 피고에게 원래의 매수인의 성명이 이원본이라고 말하면서 매매계약서에도 매도인의 이름을 "이원본"이라고 기재하고 그 이름 밑에는 위 피고들 3인과 간의 매매계약서에 찍힌 것과 같은 인장을 찍은 사실, 이원본은 실재하지 않는 사람인데도 위 피고들 3인은 소외 1의 설명에 따라 이원본이라는 사람이 실재하는 사람으로서 그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하는 것으로 알았으며, 원고의 인적사항에 관하여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있었던 사실, 소외 1은 피고 김종규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잔대금을 지급받기 전에 위 피고들 3인에게 이원본이 이 사건 부동산을 다시 피고 김종규에게 매도하였으니 위 피고를 매수인으로 한 인감증명을 발급받아 달라고 하자, 위 피고들 3인은 자신들이 이원본에게 매도하였기 때문에 이원본의 승낙이 없이는 등기를 넘겨줄 수 없다고 하므로, 소외 1은 피고 김종규와 간의 매매계약에서 약정된 매매잔대금의 지급기일인 8.16. 위 피고들 3인과 피고 김종규에게 자신의 손윗 동서의 동생인 소외 2를 이원본인 것처럼 소개시켜, 이를 믿은 위 피고들 3인은 피고 김종규가 이원본으로 행세하는 소외 2에게 잔대금을 지급하는 것을 확인하고, 소외 1 및 피고 김종규와 간의 합의에 따라 위 피고들 3인의 명의로부터 피고 김종규의 명의로 직접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데 필요한 일체의 서류를 교부함으로써, 1986.8.28. 피고 김종규의 명의로 8.26.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사실등을 인정한 다음, 이와 같은 사정하에서라면 위 피고들 3인으로서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할 대리권을 수여받은 소외 1에게, 이원본을 대리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 김종규에게 전매할 권한까지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위 피고들 3인이 매매계약서에 매수인으로 표시되어 있는 이원본을 대리한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피고 김종규에게,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줌으로써,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의무를 이미 이행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위 피고들 3인에게 다시 위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위 피고들 3인에 대한 청구는 이유가 없는 것이고, 피고 김종규는 소외 1의 기망에 의하여 위 피고들 3인으로부터 당초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전매받은 것은 아니지만, 그 당시 등기부상의 소유자인 위 피고들 3인으로부터 정당하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김종규의 명의로 마쳐진 위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이 무효인 등기임을 전제로, 위 피고들 3인을 대위하여 피고 김종규에게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피고 김종규에 대한 청구도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위 피고들 3인이 피고 김종규의 명의로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데 필요한 서류를 교부할 당시,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할 대리권을 수여 받은 소외 1에게, 이원본(이나 원고)을 대리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전매할 권한까지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소외 1이 원고를 대리하여 피고 김종규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한 행위에 대하여, 원고가 본인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지 않는 이상, 위 피고들 3인이 원고와 간의 당초의 매매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이행하여 주어야 할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음은 물론, 따라서 피고 김종규의 명의로 마쳐진 위 소유권이전등기도 원인이 무효인 등기라고 볼 수 밖에 없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주영훈이 원고를 대리하여 피고 김종규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한 행위에 대하여, 원고가 본인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지의 여부에 관하여는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아니한 채, 위 피고들 3인이 피고 김종규의 명의로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줄 당시, 주영훈에게 이원본(이나 원고)을 대리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전매할 권한까지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피고 김종규가 위 피고들 3인으로부터 정당하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것으로 보아야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 점에서 원심판결에는 이유를 제대로 명시하지 못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뿐만 아니라, 피고 김종규가 이원본(또는 원고)을 대리한다는 소외 1과 간에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기로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할 대리권을 수여받은 소외 1에게 원고(또는 이원본)를 대리하여 자기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할 권한까지 있다고 믿을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도 판단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법률행위에 의하여 수여된 대리권은 그 원인된 법률관계의 종료에 의하여 소멸하는 것이므로,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본인을 대리하여 부동산을 매수할 권한을 수여받은 대리인에게 그 부동산을 처분할 대리권까지 있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당원 1957.10.21. 선고 4290민상461,462 판결;
1987.4.28. 선고 85다카97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주영훈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할 대리권만을 수여받은 만큼, 그가 위 피고들 3인과 간에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기로 매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그 대리권은 이미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주영훈으로부터(그것도 3년이상이나 지난 뒤에) 이 사건 부동산을 다시 매수하게 된 피고 김종규로서는, 주영훈에게 원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처분할 권한까지 있는지의 여부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조금 더 확실한 방법으로 확인하고 조사하여 보았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원본의 대리인이라고 자칭하는 주영훈의 거짓말에 속은 탓인지, 주영훈에게 그와 같은 대리권이 있는 지의 여부에 대하여는 아무런 확인조사도 하여 보지 아니한 채 (위 피고가 매매계약을 체결할 때 작성된 을제2호증 매매계약서에는 매도인 이원본의 주소가 창령군 부곡면 부곡리 283의2로 기재되어 있었으므로, 같은 군 같은 면 거문리에 거주하는 위 피고가 조금만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소외 1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처분할 대리권이 없었음을 용이하게 알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3년 이상 전의 매매대금 62,100,000원의 6할도 못되는 금 36,225,000원에 매수하기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니, 위 피고에게는 타인의 대리인으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는 사람으로서 일반적으로 기울여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잘못이 있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위 피고가 주영훈에게 원고(또는 이원분)를 대리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할 권한까지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위 피고가 1986.8.16. 매매잔대금을 지급할 때 있었던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은 사정들은, 위 피고가 1986.7.10. 소외 1과 간에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에 일어난 일들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만으로, 위 피고들 3인이 원고와 간의 당초의 매매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이행하여야 할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의무를 이미 이행하였다고 할 것이고, 피고 김종규는 위 피고들 3인으로부터 정당하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이유를 제대로 명시하지 못하였거나 표현대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