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심금]
판시사항
[1] 신탁행위의 정함에 따라 전수탁자가 임무를 종료하고 신수탁자가 선임된 경우, 신수탁자가 전수탁자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는지 여부(적극) 및 제3자가 수탁자의 경질 이전에 이미 발생한 채권을 신수탁자에 대하여 행사할 수 있는 범위
[2] 甲 회사가 乙 회사와 분양대행계약을 체결하면서 약정기일까지 일정 분양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계약보증금을 乙 회사에 귀속시키기로 약정한 사안에서, 위 약정은 甲 회사가 약정기일까지 위 분양률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 대하여 위약금을 약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는 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된다고 한 사례
[3]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 채무자가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없음을 주장·증명함으로써 그 지급책임을 면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4] 신탁법 제48조 제3항에 따른 채권자의 신수탁자에 대한 이행판결 주문에 신탁재산의 한도에서 지급을 명하는 취지를 명시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5] 신탁법 제48조 제3항에 따른 채권자의 신수탁자에 대한 이행판결 주문에 신탁재산의 한도를 금액으로 특정할 필요 없이 신탁재산의 한도에서만 지급을 명하는 취지를 따로 명시하여야 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신탁행위의 정함에 따라 전수탁자가 임무를 종료하고 신수탁자가 선임됨으로써 수탁자가 변경된 경우에도 신수탁자는 신탁법 제26조, 제48조 등이 정하는 수탁자 경질의 법리에 따라 수탁자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게 되고, 이 때 제3자는 수탁자의 경질 이전에 이미 발생한 채권에 관하여 계약의 당사자인 전수탁자에게 이를 행사할 수 있음은 물론, 신탁법 제48조 제3항에 의하여 신탁재산의 한도 내에서 신수탁자에 대하여도 행사할 수 있다.
[2] 甲 회사가 乙 회사와 공원묘원의 묘지에 관한 분양대행계약을 체결하면서 약정기일까지 전체 분양묘지 중 일정 비율을 분양하지 못하면 계약보증금을 乙 회사에 귀속시키기로 약정한 사안에서, 이는 甲 회사가 위 약정기일까지 위 분양률을 달성할 채무를 부담하고, 그와 같은 채무를 불이행할 경우에 대하여 위약금을 약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약정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된다고 한 사례.
[3]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 채권자는 채무불이행 사실만 증명하면 손해의 발생 및 그 액수를 증명하지 아니하고 예정배상액을 청구할 수 있으나, 반면 채무자는 채권자와 채무불이행에 있어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묻지 아니한다는 약정을 하지 아니한 이상 자신의 귀책사유가 없음을 주장·증명함으로써 위 예정배상액의 지급책임을 면할 수 있다.
[4] 신탁법 제48조 제3항에서 수탁자가 경질된 경우 신탁사무의 처리에 관하여 생긴 채권을 신탁재산의 한도 내에서 신수탁자에 대하여도 행사할 수 있게 한 것은 신수탁자가 전수탁자의 채무를 승계하되 신탁재산의 한도 내에서 책임을 부담하도록 한 취지이므로, 그 경우 채권자의 신수탁자에 대한 이행판결 주문에는 신수탁자의 고유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할 수 없도록 집행력을 제한하기 위하여 신탁재산의 한도에서 지급을 명하는 취지를 명시하여야 한다.
[5] 신탁법 제48조 제3항에 따른 채권자의 신수탁자에 대한 이행판결 주문에 신탁재산의 한도를 금액으로 특정하여 표시할 경우 그 주문의 기재로는 신수탁자가 신탁재산뿐 아니라 자신의 고유재산으로도 변제해야 할 위험이 있으므로, 신탁재산의 한도를 금액으로 특정할 필요 없이 그 주문에 신탁재산의 한도에서만 지급을 명하는 취지를 따로 명시하여야 한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1] 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다5812, 5829, 5836 판결(공2007하, 972) / [2] 대법원 1997. 12. 23. 선고 97다41813 판결 / [3]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6다9408 판결(공2008상, 123)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파산 전 회사가 1998. 9. 25. 소외인과 사이에 소외인 소유의 이 사건 토지를 신탁받아 이 사건 공원묘원을 조성한 후 타에 분양하고, 가칭 재단법인 양평공원을 설립하여 그 수익자가 되는 이 사건 토지신탁계약을 체결한 사실, 효림기업과 파산 전 회사는 1998. 10. 20. 이 사건 공원묘원의 묘지 11,000기에 관하여 효림기업이 그 분양업무를 대행하기로 하되, 계약기간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12개월 동안으로 하고, 계약보증금 5억 원, 분양대행수수료 묘지 1기당 100만 원으로 각 정하면서, 위 계약보증금에 관하여 효림기업이 1999. 8. 30.까지 전체 분양묘지 11,000기 중 60%인 6,600기를 분양하지 못할 경우에는 파산 전 회사에 귀속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을 체결한 사실, 그런데 효림기업은 계약기간이 지난 2000. 7. 18.까지도 묘지 11,000기 중 430기만을 분양하였고 이에 파산 전 회사는 2000. 8. 11.경 효림기업에게 이 사건 분양계약의 계약기간 도과 및 분양실적 저조 등을 이유로 계약해지를 통보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와 같이 효림기업이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에서 정한 당초의 약정기일을 지나서도 묘지 430기만을 분양한 채 계약기간이 도과된 이상 위 계약보증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산 전 회사에 귀속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효림기업의 분양실적이 저조하게 된 것은 파산 전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고 파산 전 회사도 효림기업에게 계약보증금을 반환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효림기업이 전체 분양묘지 중 60%를 정상적으로 분양하지 못한 것이 파산 전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파산 전 회사가 효림기업에게 계약보증금을 반환해 주기로 약속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하여 이를 배척하였다.
나. 효림기업이 파산 전 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을 체결하면서 위와 같이 계약보증금으로 5억 원을 지급하고, 약정기일까지 전체 분양묘지 중 60%를 분양하면 이를 반환받고 만약 위 기일까지 위 분양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계약보증금을 파산 전 회사에 귀속시키기로 약정한 것은, 효림기업이 위 약정기일까지 위 분양률을 달성할 채무를 부담하고, 그와 같은 채무를 불이행할 경우에 대하여 위약금을 약정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약정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된다(대법원 1997. 12. 23. 선고 97다41813 판결 참조). 또한 이와 같이 손해배상액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 채권자인 파산 전 회사는 효림기업의 채무불이행 사실만 증명하면 손해의 발생 및 그 액수를 증명하지 아니하고 예정배상액을 청구할 수 있으나, 반면 채무자인 효림기업은 파산 전 회사와 사이에 채무불이행에 있어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묻지 아니한다는 약정을 하지 아니한 이상 자신의 귀책사유가 없음을 주장·증명함으로써 위 예정배상액의 지급책임을 면할 수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6다9408 판결 참조).
다. 그런데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 채택한 증거 등에 의하면, 이 사건 공원묘원 공사는 그 착공부터 지연되었고, 공사착공 후에도 시공사의 부도 등으로 여러 차례 공사가 중단되었으며, 파산 전 회사의 부도설이 퍼지거나 관할 행정청에서 묘지 조성 완료 전에 분양광고를 하지 않도록 공문을 보내오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는 등 분양자 유치 및 기존 분양계약의 유지에 어려움을 겪어온 사실, 이에 효림기업은 1999. 8. 13.경 파산 전 회사에게 시공사 부도, 공사 중단, 파산 전 회사의 부도설 등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어 계약보증금 몰취 조항이 사문화되었음을 주장하면서 그 반환을 요청하였고, 이에 대하여 파산 전 회사는 ‘시공사 부도 후 정상적인 공사가 이루어지지 못하여 원만한 분양영업이 수행될 수 없었던 점에 대하여 안타깝게 생각하며, 계약보증금은 계약이 지속될 경우에는 반환이 불가하나, 1999. 8. 31. 이전에 계약해지를 원할 경우에는 계약보증금을 반환해 주겠다’는 내용의 회신을 한 사실, 그런데 이후로도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은 명시적으로 해지되거나 계약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은 한편 1999. 12. 22.에는 관할 행정청이 이 사건 공원묘원 공사의 설계변경으로 인한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하여 공사중지명령을 하는 등 여전히 공사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사실, 그러다가 파산 전 회사의 직원이 2000. 4.경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의 기간을 2001. 4. 30.로 연장하는 내용의 분양대행변경 합의안을 작성한 후 효림기업의 날인을 받았으나 파산 전 회사의 결재를 얻지 못하여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의 변경이 이루어지지 못한 사실, 그 후 파산 전 회사는 2000. 8. 11.경 효림기업에 기간만료와 분양실적저조 등을 사유로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였는데 그 통보에서 ‘분양계약 해지에 따른 반환수수료를 반환하지 않을 경우에는 계약보증금에서 공제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사실, 또한 파산 전 회사는 피고와 사이의 이 사건 공원묘원 사업 등에 관한 양수도계약을 위하여 2002. 5. 31.경 작성한 사업정산서의 대차대조표 부채 항목에 효림기업에 대한 위 계약보증금 반환채무 5억 원을 계상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효림기업이 위 분양률 60%를 그 약정기일까지 달성하여야 할 채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은 효림기업이 아니라 파산 전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고, 파산 전 회사 역시 효림기업의 위 분양률 미달성을 양해하고 계약보증금을 반환하기로 하였다고 인정할 여지가 있다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위 분양률이 달성되지 못한 데 대하여 효림기업의 귀책사유가 증명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사정들을 참작하여 손해배상 예정액을 적당히 감액할 수도 있다.
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분양률 미달성의 귀책사유와 계약보증금 반환 약정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위와 같이 배척하고 위 계약보증금이 전부 파산 전 회사에 귀속되었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 및 귀책사유의 증명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