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현대산업개발(주)이 작성한 접수대장에는 일련번호 1421번의 접수번호란에 4421, 성명란에 원고, 주민등록번호란에 (상세번호 생략), 전화번호란에 (상세번호 생략)로 기재되어 있고, 그 비고란에 5/9 대리환불 소외인이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 원고의 날인은 없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소외인이 원고 명의로 현대산업개발(주)에 주택공급신청서를 접수하여 2001. 5. 4. 이 사건 대화동 아파트에 당첨된 뒤, 2001. 5. 9. 현대산업개발(주)과의 분양계약 체결을 포기하고 그 계약금의 일부를 환불해간 사실은 인정되나, 소외인이 원고를 대리하여 현대산업개발(주)에 주택공급신청을 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가 2001. 5. 4. 이 사건 대화동 아파트에 당첨된 사실이 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도 없이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민사소송법 제202조가 선언하고 있는 자유심증주의는 형식적, 법률적인 증거규칙으로부터의 해방을 뜻할 뿐 법관의 자의적인 판단을 용인한다는 것이 아니므로, 적법한 증거조사절차를 거친 증거능력 있는 적법한 증거에 의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의 진실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비록 사실의 인정이 사실심의 전권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제약에서 벗어날 수 없다 (
대법원 1982. 8. 24. 선고 82다카317 판결,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다394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현대산업개발(주)이 2001년경 원심 판시의 이 사건 대화동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그 모델하우스에서 청약서를 접수받아 작성하였다는 접수대장의 기재를 근거로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나, 그 접수대장에는 원고가 청약서를 접수하여(대리 여부의 기재는 없다) 2001. 5. 4. 이 사건 대화동 아파트에 당첨된 후 위 회사와의 계약을 포기하고 그 달 9. 소외인이 원고를 대리하여 환불금을 받아갔다는 기재가 있을 뿐 그 어디에도 소외인이 원고 명의로 위 청약서를 접수하였다는 취지의 기재를 찾을 수 없는바, 단지 그 환불이 기재된 비고란에 원고의 날인이 없다는 것만으로 소외인이 원고 명의의 청약서를 접수하였다고 인정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주택공급에관한규칙에 의하면 주택청약을 함에 있어서는 주민등록등본, 인감증명서, 주택청약예금 등의 가입증명서 등, 청약자 본인의 의사에 기하지 않으면 발급될 수 없는 서류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청약서가 접수되어 당첨까지 되었다면 청약서류에 위와 같은 서류가 구비되어 있었을 것임을 추단하기에 어렵지 않고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청약은 본인의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박약한 근거만으로 원고 명의의 위 분양신청은 소외인이 한 것으로서 소외인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볼 아무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하거나 경험칙과 논리칙에 반하여 채증법칙을 위반한 것이라 아니 할 수 없고 이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