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및부당이득반환청구의소]
판시사항
[1] 수개의 청구가 제1심에서 선택적으로 병합되고 그 중 어느 하나의 청구에 대한 인용판결이 선고되어 피고가 항소를 제기한 경우, 항소심의 심판 범위
[2] 부당이득의 반환청구가 금지되는 사유로 민법 제746조가 규정하는 ‘불법원인’의 의미
[3] 불법원인급여 후 급부를 이행받은 자가 별도의 약정으로 급부 그 자체 또는 그에 갈음한 대가물을 반환하기로 하는 특약의 효력(원칙적 유효) 및 그 반환약정 자체의 무효 여부의 판단 기준과 증명책임의 소재(=수익자)
판결요지
[1] 수개의 청구가 제1심에서 선택적으로 병합되고 그 중 어느 하나의 청구에 대한 인용판결이 선고되어 피고가 항소를 제기한 때에는 제1심이 판단하지 아니한 나머지 청구까지도 항소심으로 이심되어 항소심의 심판 범위가 되므로, 항소심이 원고의 청구를 인용할 경우에는 선택적으로 병합된 수개의 청구 중 어느 하나를 임의로 선택하여 심판할 수 있으나,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할 경우에는 원고의 선택적 청구 전부에 대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부당이득의 반환청구가 금지되는 사유로 민법 제746조가 규정하는 불법원인이라 함은 그 원인되는 행위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로 되는 반사회질서 행위는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내용 자체는 반사회질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여도 법률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법률행위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금전적인 대가가 결부됨으로써 반사회질서적 성질을 띠게 되는 경우 및 표시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 경우를 포함한다.
[3] 불법원인급여 후 급부를 이행받은 자가 급부의 원인행위와 별도의 약정으로 급부 그 자체 또는 그에 갈음한 대가물의 반환을 특약하는 것은 불법원인급여를 한 자가 그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하는 경우와는 달리 그 반환약정 자체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가 되지 않는 한 유효하다. 여기서 반환약정 자체의 무효 여부는 반환약정 그 자체의 목적뿐만 아니라 당초의 불법원인급여가 이루어진 경위, 쌍방당사자의 불법성의 정도, 반환약정의 체결과정 등 민법 제103조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한편 반환약정이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는 점은 수익자가 이를 입증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1]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다7587, 7594 판결(공2006상, 901) / [2] 대법원 2004. 9. 3. 선고 2004다27488, 27495 판결(공2004하, 1650), 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다23858 판결(공2005하, 1421)
주 문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20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수개의 청구가 제1심에서 선택적으로 병합되고 그 중 어느 하나의 청구에 대한 인용판결이 선고되어 피고가 항소를 제기한 때에는 제1심이 판단하지 아니한 나머지 청구까지도 항소심으로 이심되어 항소심의 심판 범위가 되므로, 항소심이 원고의 청구를 인용할 경우에는 선택적으로 병합된 수개의 청구 중 어느 하나를 임의로 선택하여 심판할 수 있으나(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다7587, 7594 판결 참조),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할 경우에는 원고의 선택적 청구 전부에 대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22억 원의 지급을 구하면서 그 청구원인으로, ① 기망에 의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② 부당이득반환청구, ③ 반환약정에 의한 청구를 선택적으로 병합하였는데, 제1심은 그 중 반환약정에 의한 청구를 일부 인용하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각 기각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만이 불복하여 항소하였는바, 원심은 위 반환약정에 의한 청구 부분만이 심판대상이라고 판단한 후 위 반환약정은 불법원인급여물의 반환을 구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이 부분에 관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면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하여는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피고가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한 이상 원고의 이 사건 선택적 청구 전부가 항소심인 원심으로 이심되고 위 선택적 청구 전부가 심판대상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이 이 사건 선택적 청구 중 반환약정에 의한 청구에 관하여만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하여는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한 조치에는 청구의 선택적 병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원고의 위 손해배상청구 및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배척될 것이 분명하므로 위 판단누락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는 없다. 결국 이 점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불법원인급여 후 급부를 이행받은 자가 급부의 원인행위와 별도의 약정으로 급부 그 자체 또는 그에 갈음한 대가물의 반환을 특약하는 것은 불법원인급여를 한 자가 그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하는 경우와는 달리 그 반환약정 자체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가 되지 않는 한 유효하다고 할 것이고, 여기서 반환약정 자체의 무효 여부는 반환약정 그 자체의 목적뿐만 아니라 당초의 불법원인급여가 이루어진 경위, 쌍방당사자의 불법성의 정도, 반환약정의 체결과정 등 민법 제103조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한편 반환약정이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는 점은 수익자가 이를 입증하여야 한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 및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2000년 및 2002년 네 차례에 걸쳐 수수한 합계 32억 원 전부에 관하여 사후적으로 구권화폐 교환자금 명목이었음을 인정하였으므로 위 20억 원의 성격도 구권화폐 교환자금으로 변경되었다고 판단한 다음, 피고가 구권화폐 교환이라는 목적의 달성이 불가능해 짐에 따라 더 이상 위 금원을 보유할 수 없게 되자 어쩔 수 없이 반환약정을 하게 된 것이므로, 결국 위 반환약정에 기한 청구 역시 불법원인급여물의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가 2002. 3.경 구권화폐 교환자금으로 원고로부터 차용한 12억 원 중 반환하지 않은 2억 원과 관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반환약정의 효력에 관한 법리오해, 판례 위반 등의 잘못이 없다. 그러나 피고가 2000년 수수한 정치자금 20억 원의 성격이 그 수수 후에 소외 2 등의 구권화폐 교환계획에 피고가 가담하였다는 사정에 의해 사후적으로 구권화폐 교환자금으로 변경되었다고 볼 수는 없고, 원고와 피고가 위 20억 원을 구권화폐 교환자금으로 보기로 별도로 약정하였음을 인정할 자료도 없으므로, 결국 피고가 2000년 수수한 20억 원은 정치자금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나아가 피고가 위법하게 수수한 정치자금이 문제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하여 이를 반환하기로 한 약정 자체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는 점에 관하여는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피고는 정치자금 20억 원의 반환약정에 따른 금원은 원고에게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정치자금으로 수수한 20억 원도 구권화폐 교환자금임을 전제로 반환약정에 기한 위 20억 원의 청구 역시 불법원인급여물의 반환에 해당한다는 피고의 항변을 받아들인 조치는 민법 제746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20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