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다9098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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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법인격부인론의 적용에 있어 ‘법인격 형해화’ 또는 ‘법인격 남용’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판결요지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사람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이용되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서 회사가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사람의 개인기업에 불과하다고 보려면, 원칙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법률행위나 사실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와 배후자 사이에 재산과 업무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되었는지 여부, 주주총회나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는 등 법률이나 정관에 규정된 의사결정절차를 밟지 않았는지 여부, 회사 자본의 부실 정도, 영업의 규모 및 직원의 수 등에 비추어 볼 때, 회사가 이름뿐이고 실질적으로는 개인 영업에 지나지 않는 상태로 될 정도로 형해화되어야 한다. 또한, 위와 같이 법인격이 형해화될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회사의 배후에 있는 자가 회사의 법인격을 남용한 경우,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이 경우 채무면탈 등의 남용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의 배후에 있는 사람이 회사를 자기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지배적 지위에 있고, 그와 같은 지위를 이용하여 법인 제도를 남용하는 행위를 할 것이 요구되며, 위와 같이 배후자가 법인 제도를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앞서 본 법인격 형해화의 정도 및 거래상대방의 인식이나 신뢰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피고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던 소외 1 주식회사가 폐업됨과 거의 동시에 소외 2 주식회사가 설립된 점, ② 소외 2 주식회사의 사업장 및 본점 소재지, 사업의 종류가 소외 1 주식회사와 동일하고, 소외 1 주식회사의 경리직원이었던 소외 3이 그대로 소외 2 주식회사에서 근무한 점( 소외 3은 두 회사 모두에 10% 지분의 주주로 등록되어 있기도 하다), ③ 소외 1 주식회사의 원단대금채무 44,874,749원을 소외 2 주식회사가 전부 인수하였고, 그 이후에도 소외 2 주식회사가 소외 1 주식회사의 거래처이던 원고와 계속하여 연평균 3억 원 상당의 거래관계를 동일하게 유지해 온 점, ④ 피고가 2001. 12. 11. 소외 4의 주식을 모두 양수하고 단독이사로 취임하기 이전에도 소외 2 주식회사의 원단반품대금을 피고 개인의 계좌로 송금받았고, 소외 2 주식회사의 계좌와 피고 개인의 계좌 사이에 자금이동이 빈번하게 이루어진 점, ⑤ 피고가 소외 2 주식회사 설립 직후인 1999. 1. 20.부터 소외 2 주식회사의 직원으로 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는 소외 1 주식회사가 부도날 위기에 처하자 소외 1 주식회사를 폐업하는 대신 소외 1 주식회사의 거래처, 직원 등을 그대로 인수한 소외 2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여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1)이와 같은 소외 2 주식회사의 설립경위에 관한 사정과 아울러 (2) 주주명부상으로는 피고가 소외 2 주식회사 주식의 40%를 갖고 있으나, 피고 이외의 나머지 주주들도 대부분 피고의 인척 내지 직원으로 실질적으로는 피고가 소외 2 주식회사 주식의 거의 전부를 소유하고 있는 점, (3) 최초 선임된 소외 2 주식회사 임원의 대부분이 피고의 처 내지 인척들이고, 그 임원들마저 2001. 12. 11. 모두 퇴임하고 피고가 단독이사로 선임되어 소외 2 주식회사를 전적으로 피고 개인의 결정에 따라 운영한 점, (4) 소외 2 주식회사의 원단반품대금이 피고 개인의 계좌에 입금되는 등 소외 2 주식회사의 계좌와 피고 개인의 계좌가 혼용되어 사용되어 온 점, (5) 피고가 소외 2 주식회사를 폐업할 무렵 소외 5 명의로 다시 소외 6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점, (6) 피고가 소외 1 주식회사와 소외 2 주식회사를 폐업하면서 거래처의 물품대금을 20 내지 30%만 지급하고 나머지를 면제받으면서도 계속하여 다른 법인을 설립하여 사업을 계속 운영하여 온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소외 2 주식회사는 형식상으로는 주식회사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나 이는 회사의 형식을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실질은 배후에 있는 피고의 개인기업이라 할 것이므로, 피고가 소외 2 주식회사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원고에 대한 원단대금채무의 지급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이용되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1. 1. 19. 선고 97다21604 판결 참조).

여기서 회사가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다고 보려면, 원칙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법률행위나 사실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와 배후자 사이에 재산과 업무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되었는지 여부, 주주총회나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는 등 법률이나 정관에 규정된 의사결정절차를 밟지 않았는지 여부, 회사 자본의 부실 정도, 영업의 규모 및 직원의 수 등에 비추어 볼 때, 회사가 이름뿐이고 실질적으로는 개인 영업에 지나지 않는 상태로 될 정도로 형해화되어야 한다.

또한, 위와 같이 법인격이 형해화될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회사의 배후에 있는 자가 회사의 법인격을 남용한 경우,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이 경우 채무면탈 등의 남용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의 배후에 있는 자가 회사를 자기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지배적 지위에 있고, 그와 같은 지위를 이용하여 법인 제도를 남용하는 행위를 할 것이 요구되며, 위와 같이 배후자가 법인 제도를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앞서 본 법인격 형해화의 정도 및 거래상대방의 인식이나 신뢰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3.  그런데 법인격 형해화에 관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에서 위 1항의 (2), (3)과 같이 피고가 소외 2 주식회사의 지배주주로서 2001. 12. 11.부터 단독이사로 선임되어 회사의 경영에 관한 전권을 행사하여 지배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소외 2 주식회사의 계좌와 피고 개인의 계좌가 혼용된 정도가 위 1항의 ④ 및 (4)와 같이 일부 혼용된 정도에 불과하다면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법인이 형해화되어 그 법인격을 부인할 정도로 소외 2 주식회사와 피고 사이에 심각한 재산의 혼용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고, 그 밖에 소외 1 주식회사와 관련하여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소외 2 주식회사의 형해화에 관한 사유로 삼기에 적절하거나 충분한 사유가 되지 못하므로, 결국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을 모두 참작하여도 물품대금 채무의 발생 당시 피고 개인이 소외 2 주식회사라는 법인의 형태를 빌려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소외 2 주식회사가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피고 개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
4.  또한, 원심이 들고 있는 위 1항의 (1)에 해당하는 사항 중 ① 내지 ③ 및 ⑤ 부분은 모두 피고가 소외 1 주식회사를 폐업하고 그 거래처 및 직원 등을 실질적으로 인수하여 소외 2 주식회사를 설립하였다는 것으로서 소외 1 주식회사와 소외 2 주식회사 사이의 동일성을 문제삼을 수 있는 사정에 불과하고, 그 밖에 (2) 내지 (3) 및 (5)에 있는 사항은 피고가 소외 1 주식회사나 소외 2 주식회사 및 소외 6 주식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사정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와 같이 법인격 남용을 이유로 소외 2 주식회사의 법인격을 부정하려면 그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부족하고 피고가 자신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외 2 주식회사의 법인 형식을 이용함으로써 그에 대한 법적 효과의 귀속을 부당하게 벗어나려고 하는 법인격 남용행위가 인정되어야 할 것인바, 주식회사의 물적·유한 책임성에 비추어 채권자를 해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영업이 부진한 주식회사를 폐업하고 채권·채무를 청산한 다음 신규자본을 투입하여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 자체를 위법하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위 1항의 (6)과 같이 피고가 소외 1 주식회사나 소외 2 주식회사를 폐업하면서 거래처의 물품대금을 20 내지 30%만 지급하고 나머지를 면제받아 소외 2 주식회사나 소외 6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운영하였다는 것 자체가 법인격을 부정할 만한 남용행위에 관한 사정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의 소외 2 주식회사에 대한 지배의 정도 등을 참작한다고 하더라도 소외 2 주식회사와 피고 사이의 재산혼용 정도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법인제도를 남용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 원고가 소외 2 주식회사의 배후자인 피고에 대하여도 소외 2 주식회사의 거래행위로 인한 원단대금채무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인격 형해화와 법인격 남용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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