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방해]
판시사항
[1]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성립요건
[2]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하여 공적자금 투입업체의 출자전환주식을 매각하기로 하고 그 매각업무의 주간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1차 선정위원회의 구성원들이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평가표의 평가항목별 배점을 수정하여 그 업체를 1순위로 선정한 다음, 이러한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채 2차 선정위원회에 심사결과와 수정된 평가표를 제출한 것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있어서 위계란, 행위자의 행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하고, 업무방해죄의 성립에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지 않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는 것이면 족하며, 업무수행 자체가 아니라 업무의 적정성 내지 공정성이 방해된 경우에도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
[2]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하여 공적자금 투입업체의 출자전환주식을 매각하기로 하고 그 매각업무의 주간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우선 공사 내부구성원들이 1차 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후보기관을 심사·선정하면서, 위 선정위원회가 준수해야 하는 매각심사소위원회의 평가표에 따를 경우 甲업체의 제안서 심사결과가 경쟁상대인 乙업체보다 불리하다고 판단되자, 위 평가표의 평가항목별 배점을 甲업체에 유리하게 수정하여 甲업체를 1순위로, 乙업체를 2순위로 선정한 다음, 이러한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채 별도의 민간전문가가 참여한 2차 선정위원회에 위 심사결과와 수정된 평가표를 제출하여 평가절차를 진행하게 한 경우, 위 평가표의 임의 수정 및 제출행위는 위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위 2차 선정위원회의 민간전문가가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는 업무의 적정성 내지 공정성을 해할 위험이 발생하였으므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2] 형법 제314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97. 3. 11. 선고 96도2801 판결(공1997상, 1155), 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6도4487 판결,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도2178 판결
주 문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을 각 벌금 10,000,000원씩에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각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각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유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여전히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판결 주문에서 피고인들을 벌금형에 처함과 아울러 노역장유치 및 그 벌금의 가납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면서도, 그 이유의 법령의 적용란에서는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죄사실은 각 형법 제314조 제1항, 제313조, 제30조에 해당하는데 정해진 형 중 징역형을 각 선택하고 형법 제62조 제1항을 적용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기재하고, 노역장유치와 가납명령에 적용할 법조에 관하여는 아무런 기재가 없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370조는 “제2편 중 공판에 관한 규정은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항소의 심판에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323조 제1항은 “형의 선고를 하는 때에는 판결 이유에 범죄될 사실, 증거의 요지와 법령의 적용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항소심 법원이 유죄의 판결을 하는 때에도 판결문에 법령의 적용을 명시하여야 하는데, 원심판결에는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에 관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법령의 적용을 전혀 명시하지 아니함으로써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 그렇다면 원심판결은 이 점에서 유지될 수 없어 파기되어야 하는바, 이 사건은 소송기록과 원심에 이르기까지 조사된 증거들에 의하여 판결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96조에 의하여 이 법원이 직접 판결하기로 한다. 기록에 의하면, 원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변경되었으므로 그 변경 전의 공소사실을 전제로 심리, 판단한 제1심판결도 그대로 유지될 수 없어 이를 파기하고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피고인들의 항소이유 중 변경 전후의 공소사실에 공통되는 부분의 요지는 이 사건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취지인바, 위 주장들을 모두 받아들일 수 없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따로 설시하지 아니한다).
범죄사실
피고인 1은 2003. 1.경부터 2004. 5.경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일하던 사람이고, 같은 피고인 2는 2003. 11.경부터 2004. 5.경까지 해외사업본부 국제업무부 부장으로 일하던 사람이며, 같은 피고인 3은 2002. 11.경부터 2004. 5.경까지 국제업무부 자산유동화 팀장으로 일하던 사람인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2000. 1.경부터 2002. 6.경까지 공적자금을 투입하여 주식회사 대우건설(이하 ‘대우건설’이라 한다)의 주식 157,233주, 의결권 지분 약 57% 상당을 매입, 보유한 상태에서, 대우건설의 경영상태가 어느 정도 정상화되자, 한국자산관리공사가 2003. 12. 30. 대우건설 주식을 1% 이상 보유하고 있는 채권금융기관과 함께 대우건설 출자전환주식 공동매각협의회를 구성하고,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하는 주식 중 매각가능 주식 150,125주 및 위 협의회 소속 금융기관 보유 주식 150,071주 등을 한국자산관리공사 주관으로 국제경쟁입찰을 통하여 매각하여 공적자금을 회수하기로 결정하는 한편, 위와 같은 대우건설 출자전환주식 매각업무를 주간하는 주간사를 우선 국제경쟁입찰 방식으로 선정하기로 하여, 2004. 2. 26.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심사소위원회에서 그 절차와 방법, 선정 심사에 필요한 평가표(이에 의하면, 계량항목 중 수수료 총 30점 항목의 배점이 수수료율 20점, 부대비용 5점, 착수금 5점으로 나누어져 있고, 수수료율의 평가구분 단계가 5등급으로 되어 있어 1등급의 편차가 4점에 이르고, 착수금의 경우, 착수금이 없는 경우는 5점, 착수금이 있는 경우는 2점이고, 부대비용도 금액에 따라 5점, 3점, 2점으로 점수를 부여하게 되어 있었고, 비계량 항목 중 인적구성란의 배점이 10점, 업무기여도란의 배점이 5점으로 되어 있었다, 이하 ‘수정 전 평가표’라고 한다) 등을 의결하였으며, 2004. 3. 8.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대우건설 출자전환주식 매각주간사 제안서를 2004. 3. 23.까지 제출받는다는 공고를 하여, 삼성증권 및 씨티그룹 컨소시엄(이하 ‘삼성증권 컨소시엄’이라 한다)과 엘지투자증권 및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이하 ‘엘지증권 컨소시엄’이라 한다) 등이 2004. 3. 23.까지 각 제안서를 제출하였는바, 당시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배드뱅크(Bad Bank) 관련 업무를 주관할 수 있도록 주식회사 엘지투자증권이 재정경제부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방법 등으로 상당한 도움을 주어 2004. 3. 초순경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배드뱅크 업무를 주관하게 된 것에 대한 보답으로 위 입찰에서 엘지증권 컨소시엄이 매각주간사로 선정되도록 도와주기 위하여, 피고인 2, 3은 각 입찰업체들의 제안서를 개략적으로 검토한 결과, 엘지증권 컨소시엄의 제안서에는 매각대금 대비 수수료율 부분이 “주관회사단이 합의한 금액의 0.65%를 지급하고 1주당 가격을 기준가격보다 높게 매각하는 경우 초과분에 대하여 2 내지 3%의 성과급을 지불한다”라는 취지로, 부대비용이 ‘최대 미화 10만 불, 10% 초과시 재협상’, 착수금이 ‘월 미화 10만 불’로 기재된 반면, 주요 경쟁업체인 삼성증권 컨소시엄의 제안서에는 수수료율이 ‘매각대금의 0.65%’, 부대비용이 ‘공사 승인분에 한하여 청구’로, 착수금은 받지 않는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어 매각심사소위원회에서 2004. 2. 26. 의결한 위 수정 전 평가표에 의하여 수수료 부분을 평가할 경우 엘지증권 컨소시엄이 삼성증권 컨소시엄보다 불리할 것으로 판단되자, 피고인 3이 2004. 3. 23. 자정 무렵 당시 해외출장 중이던 피고인 1과 국제전화를 하여, 피고인 2, 3이 위 수정 전 평가표를 엘지증권 컨소시엄에게 유리하도록 수정하기로 한 후, 피고인 2, 3이 2004. 3. 일자불상경 계량항목 중 수수료 항목의 배점을 수수료율 25점, 부대비용 및 착수금 5점으로 조정하여 부대비용과 착수금 항목에서 엘지증권 컨소시엄과 삼성증권 컨소시엄의 차이를 줄이고, 수수료율의 평가구분도 13단계로 구분하여 1단계의 편차를 줄이고, 비계량 항목 중, 인적구성란의 배점이 10점, 업무기여도란의 배점이 5점으로 되어 있던 것을 인적구성란 배점을 5점으로, 업무기여도 배점을 10점으로 조정하는 등 엘지증권 컨소시엄에 유리하게 항목을 수정하여 새로운 평가표(이하 ‘수정 후 평가표’라 한다)를 작성한 다음, 2004. 3. 29.경 피고인 1이 해외출장에서 돌아오자 피고인 2, 3이 위와 같은 매각주간사 선정 절차 진행과정이나 수정 후 평가표 등을 피고인 1에게 보고하면서, 매각심사소위원회의 매각주간사 선정에 사실상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제2차 매각주간사 선정위원회(위원장 피고인 2와 내부위원 피고인 3 및 5명의 민간위원들로 구성된다)의 의결 절차에서 수정 후 평가표가 진정한 심사기준인 양 위 5명의 민간위원들에게 제시하여 위 민간위원들로 하여금 위 수정 후 평가표에 의하여 엘지증권 컨소시엄에게 유리하게 평가하게 함으로써 위 이 사건 선정위원회의 5명의 민간위원들의 매각주간사 선정에 관한 심사업무를 방해할 것을 공모하고,
2004. 3. 31.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 26층 한국자산관리공사연수실에서 위원장 피고인 2, 내부위원 피고인 3 및 민간위원 5명( 공소외 1 내지 5)으로 구성되어 있는 제2차 매각주간사 선정위원회가 개최되었는바, 피고인 2, 3이 위 5명의 민간위원들에게 위 수정 후 평가표가 마치 매각심사소위원회에서 의결을 받은 수정 전 평가표와 동일한 것인 양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민간위원들로 하여금 수정 후 평가표에 의하여 평가를 하게 하여 합산한 결과, 총점 600점 만점에 엘지투자증권 컨소시엄이 478점으로 1위, 삼성증권 컨소시엄이 465점으로 2위로 각 평가되게 하는 등 위계로써 제2차 매각주간사 선정위원회의 5명의 민간위원들의 매각주간사 선정에 관한 적정한 심사업무를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위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피고인들의 판시 행위는 각 형법 제314조 제1항, 제313조, 제30조에 해당하므로 그 정해진 형 중 각 벌금형을 선택하여 그 금액 범위 내에서 피고인들을 각 벌금 1,000만 원씩에 처하고, 형법 제69조 제2항, 제70조에 따라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할 때에는 1일을 5만 원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각 노역장에 유치하며,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각 명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