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방해·신용훼손]
판시사항
[1] 신용훼손죄에서 ‘신용’의 의미
[2] 신용훼손죄와 업무방해죄에 있어서 허위사실의 유포의 의미 및 전파가능성을 이유로 허위사실의 유포를 인정하는 경우, 주관적 요소로서 고의의 내용과 고의 유무의 판단 방법
[3] 건축공사의 시공사 대표이사가 비용을 줄이려는 시도에서 건축설계자에게 제품변경을 요청하는 문서를 송부한 사안에서, 위 문서의 내용은 위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의 지불능력이나 지불의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저해한 것이 아니라고 보아 신용훼손죄의 객체인 신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1] 대법원 1969. 1. 21. 선고 68도1660 판결 / [2] 대법원 1994. 1. 28. 선고 93도1278 판결(공1994상, 862),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4도340 판결(공2004상, 850)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2. 위에서 본 법리와 사실관계에 비추어 상고이유 각 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문서는 ‘(주)한남 제작 F.R.P정화조 50ton은 신기술 인정기간이 지나서 신기술 제품이 아닐 뿐더러 그 판매가격이 비싸므로 다른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게 해 달라’라는 취지로서, 위 정화조를 판매하는 동부건설의 지불능력이나 지불의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저해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문서의 내용이 신용훼손죄의 객체인 신용에 해당한다’고 보아 신용훼손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신용훼손죄의 보호법익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문서의 작성 무렵 위 공소외 2로부터 이 사건 기술에 관하여 설명을 들었다는 공소외 3, 4 등이 이미 퇴사하였고, 1차 설계 정화조에 대하여 설계도면에 ‘SM 담체 포기조’ 등으로, 설계내역서에 ‘정화조 설치공사 50톤’으로, 시방서에 ‘오배수 통기관 배관공사’로 각 표현되어 있을 뿐이며, 위 카탈로그의 내용이 이 사건 기술에 관한 과학적인 원리를 설명하고 있어서 비전문가로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이고, 그 제목의 ‘PVA, 담체, 오수처리’, 내용의 ‘다공성 PVA폼 질산화용 담체(BioPOP)’ 등 표현이 과학기술부 신기술인정서의 ‘수처리용, 질산화, PVA, 담체기술’ 등의 표현과 동일 또는 유사한바,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이 위 카탈로그를 보면서 이 사건 기술과 위 과학기술부 신기술인정서상의 신기술이 동일한 것으로 오해하고 월간 거래가격 책자를 참고하여 이 사건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이 이 사건 문서를 작성·송부할 당시 이 사건 문서 중 신기술 인정기간이 지났다고 기재된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인이 그 직원인 공소외 3, 4로부터 보고를 받고 수사기록 120면에 편철된 카탈로그를 보아 이 사건 기술의 공범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허위내용이 기재된 위 문서를 공소외 1에게 교부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있다.
다.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보성군은 이 사건 공사의 발주자, 공소외 1은 설계자, 피고인은 공소외 1의 설계에 따라 시공하고 설계비용을 부담할 성원건설의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공사를 둘러싸고 서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이 사건 문서는 위와 같은 이해관계 속에서 이해당사자 간의 의견조율을 위한 피고인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고, 이 사건 문서 중 사실과 다른 내용인 ‘이 사건 기술의 신기술 인정기간이 지났다’ 부분에 관해서는 설계사로서 위 공소외 2의 부탁을 받고 그의 도움을 빌려 이 사건 기술을 1차 설계에 반영한 공소외 1이 스스로 또는 곧바로 공소외 2에게 확인하여 쉽게 바로잡을 수 있었고 또 실제로 바로잡았으며, 이 사건 문서 중 사실과 다른 내용이 공소외 1, 보성군 등 이해관계자 외에 타인에게 전파되었다는 자료도 없으므로, 이 사건 문서 중 사실과 다른 내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가능성이 있다거나 피고인에게 그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인이 이 사건 문서를 공소외 1에게 교부한 것은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