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의)]
판시사항
[1] 의사의 환자에 대한 진료상 주의의무의 내용 및 진단상의 과실 유무의 판단 기준
[2] 의사의 의료행위에 있어서 주의의무의 기준이 되는 의료수준의 의미 및 그 평가 방법
[3] 피해자측에서 의료상의 과실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한 경우, 의료상의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 추정 여부(적극)
[4] 산모가 산전 소변검사 결과 요당 약양성 반응을 보이는 등의 사정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질식분만 방식으로 분만을 유도하던 중 태아가 거대아인 관계로 견납난산을 하게 되어 태아에게 상완신경총 손상이 발생한 경우, 산부인과 의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행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의사의 이와 같은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특히 진단은 문진·시진·촉진·청진 및 각종 임상검사 등의 결과에 터잡아 질병 여부를 감별하고 그 종류, 성질 및 진행 정도 등을 밝혀내는 임상의학의 출발점으로서 이에 따라 치료법이 선택되는 중요한 의료행위이므로, 진단상의 과실 유무를 판단하는 데에는 비록 완전무결한 임상진단의 실시는 불가능할지라도, 적어도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의 범위 안에서 해당 의사가 전문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상의 윤리와 의학지식 및 경험에 터잡아 신중히 환자를 진찰하고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하는 데에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따져 보아야 한다.
[2]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담당하는 의사에게는 그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위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가 요구되고, 따라서 의사로서는 환자의 상태에 충분히 주의하고 진료 당시의 의학적 지식에 입각하여 그 치료방법의 효과와 부작용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최선의 주의를 기울여 치료를 실시하여야 하며, 이러한 주의의무의 기준은 진료 당시의 이른바 임상의학의 실천에 의한 의료수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나, 그 의료수준은 규범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으로 파악되어야 하고, 해당 의사나 의료기관의 구체적 상황을 고려할 것은 아니다.
[3] 의료행위에 관하여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책임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의료행위상 주의의무의 위반, 손해의 발생 및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나, 의료행위가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고 그 의료의 과정은 대개의 경우 환자 본인이 그 일부를 알 수 있는 외에 의사만이 알 수 있을 뿐이며, 치료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의료기법은 의사의 재량에 달려 있기 때문에, 손해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인지 여부는 전문가인 의사가 아닌 보통인으로서는 도저히 밝혀낼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서 환자측이 의사의 의료행위상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므로,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측에서 일련의 의료행위 과정에서 저질러진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의 과실이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 이를테면 환자에게 의료행위 이전에 그러한 결과의 원인이 될 만한 건강상의 결함이 없었다는 사정을 증명한 경우에는, 의료행위를 한 측이 그 결과가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아니하는 이상,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는다.
[4] 산모가 산전 소변검사 결과 요당 약양성 반응을 보이는 등의 사정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질식분만 방식으로 분만을 유도하던 중 태아가 거대아인 관계로 견납난산을 하게 되어 태아에게 상완신경총 손상이 발생한 경우, 산부인과 의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1] 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다59304 판결(공1994상, 1468),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다38442 판결(공1998상, 872) /[2] 대법원 1997. 2. 11. 선고 96다5933 판결(공1997상, 730), 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12270 판결(공1998하, 2216), 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다45379, 45386 판결(공1999상, 772), 대법원 2000. 1. 21. 선고 98다50586 판결(공2000상, 470),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0다16237 판결(공2002상, 1229) /[3] 대법원 1995. 2. 10. 선고 93다52402 판결(공1995상, 1281),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다3709 판결(공1999하, 1381),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다10479 판결(공1999하, 2032), 대법원 2000. 1. 21. 선고 98다50586 판결(공2000상, 470), 대법원 2000. 9. 8. 선고 99다48245 판결(공2000하, 2074), 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1다19486 판결(공2002하, 2284)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가. 원고 2에 대한 피고의 산전진찰 및 분만과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견갑난산을 분만 전에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견갑난산이 발생할 위험요인으로 여러 가지가 있어 그것들이 다인적 요인으로 영향을 주며 단일 요인에 의하여 견갑난산이 발생한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할지라도, 임산부가 경산부이거나 임산부에게 당뇨가 있는 경우에 거대아를 임신할 가능성이 높고, 특히 당뇨가 있는 임산부의 경우에는 불균형하게 복부와 어깨가 큰 거대아를 임신할 가능성이 높아 견갑난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높으므로, 산부인과 전문의인 피고로서는 일단 위 원고에게 당뇨의 증상이 있으면 그에 따른 견갑난산의 발생가능성을 예측하여 질식분만이 아닌 제왕절개술에 의한 분만도 고려하였어야 할 것인데, 1993. 12. 3. 실시한 산전진찰에서 위 원고에게 요당에 약양성의 반응이 있었으며 실제로 출산 후 당뇨증세가 있었으므로, 피고는 산전에 위 원고에게 당뇨증세가 있는지 여부를 확진하기 위하여 기왕력이나 가족력을 조사하고 임신성 당뇨검사를 실시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 또한, 산전진찰 과정에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고 있던 원고 1에게 이 사건 분만 직후에 나타난 상완신경총 마비증세는 분만 도중 견갑난산에 처하자 피고가 위 원고의 어깨를 만출시키는 과정에서 미숙한 솜씨로 무리하게 견인함으로써 발생하였다고밖에 볼 수 없고, 따라서 위 원고의 그 증세가 산전진찰상의 과실 및 분만시술상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피고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
나. 원심은 또, 1993. 12. 3. 원고 2를 진찰할 당시 소변검사에서 당이 약양성으로 나왔으나, 이는 호르몬의 변화에 따른 것일 수도 있어 반드시 그 결과만으로 임신성 당뇨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당시 미국에서 임신성 당뇨검사는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선별적으로 추천되고 있었을 뿐, 우리 나라에서는 이에 관한 지침도 없고 의료보험의 대상도 아니었으므로, 임신성 당뇨검사를 하지 않은 데 과실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소변검사에서 당이 약양성으로 나오는 경우 임신성 당뇨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다면, 산부인과 전문의인 피고로서는 비록 임신성 당뇨검사에 대한 지침이 없고 의료보험 대상이 아니더라도, 당연히 같은 원고에게 당뇨검사의 실시를 권고하고 이를 시행하였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