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위반(탈출·자진지원·찬양·고무등·회합)]
판시사항
[1] 남북한을 왕래하는 행위가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에 해당되어 국가보안법의 적용이 배제되기 위한 요건
[2]
국가보안법 제8조 제1항 소정의 회합죄의 성립 요건
[3] 국가보안법상의 국가기밀의 개념과 그 판단기준
[4] 남한의 미전향 장기수들의 인적사항, 수감교도소, 복역실태, 생활실태 등과 휴전선 부근의 지리상황, 땅굴발견을 위한 남한의 동태 등을 누설한 내용이 국가보안법상의 국가기밀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는 "남한과 북한과의 왕래, 교역, 협력사업 및 통신역무의 제공 등 남북교류와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 관하여는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이 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남한과 북한을 왕래하는 행위가 위 조항에 해당되어 국가보안법의 적용이 배제되기 위하여는 우선 그 왕래행위가 남북교류와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2]
국가보안법 제8조 제1항의 회합죄는 반국가단체의 이익이 된다는 정을 알면서 또는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고서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을 하면 성립되는 것으로서, 그것이 의례적, 사교적인 차원에서의 전혀 다른 의도하에서의 모임이 아닌 한 회합자 상호간에 사전 공동의사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회합의 경위나 방법도 불문하여, 반드시 일정한 사항을 논의하거나 결정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며, 목적수행을 위한 일련의 활동과정에서의 모임으로 인정되면 족하다.
[3]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나)목에 정한 기밀을 해석함에 있어서, 그 기밀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방면에 관하여 반국가단체에 대하여 비밀로 하거나 확인되지 아니함이 대한민국의 이익이 되는 모든 사실, 물건 또는 지식으로서, 그것들이 국내에서의 적법한 절차 등을 거쳐 이미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공지의 사실, 물건 또는 지식에 속하지 아니한 것이어야 하고, 또 그 내용이 누설되는 경우 국가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기밀로 보호할 실질가치를 갖춘 것이어야 할 것이며, 다만 그것들이 공지된 것인지 여부는 신문 방송 등 대중매체나 통신수단 등의 발달 정도, 독자 및 청취의 범위, 공표의 주체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아 반국가단체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가 더 이상 탐지·수집이나 확인·확증의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등이라 할 것이고, 누설할 경우 실질적 위험성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기밀을 수집할 당시의 대한민국과 북한 또는 기타 반국가단체와의 대치현황과 안보상황 등이 고려되는 건전한 상식과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그 기밀이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누설될 경우 반국가단체에는 이익이 되고 대한민국에는 불이익을 초래할 위험성이 명백하다면 이에 해당한다.
[4] 남한의 미전향 장기수들의 인적사항, 수감교도소, 복역실태, 생활실태 등과 휴전선 부근의 지리상황, 땅굴발견을 위한 남한의 동태 등으로서 위와 같은 내용들은 탐지·수집이나 확인·확증의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공지의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국가의 안전에 대한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하여는 반국가단체에 알려지지 아니하도록 할 필요성 및 그것이 누설되는 경우 국가의 안전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볼 만한 실질적인 가치성도 있다고 보아, 피고인이 누설한 내용이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나)목 소정의 기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8. 14. 선고 92도1211 판결(공1992, 2711),
대법원 1993. 2. 9. 선고 92도1815 판결(공1993상, 1025),
대법원 1996. 11. 12. 선고 96도2158 판결(공1996하, 3648) /[2]
대법원 1990. 8. 24. 선고 90도1285 판결(공1990, 2055),
대법원 1993. 10. 8. 선고 93도1951 판결(공1993하, 3120),
대법원 1995. 9. 26. 선고 95도1624 판결(공1995하, 3559) /[3]
대법원 1997. 7. 16. 선고 97도985 전원합의체 판결(공1997하, 2243),
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도1295 판결(공1997하, 2768)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천정배 외 5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7. 6. 12. 선고 97노531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8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진정성립을 인정하면 그 조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진술이 특히 임의로 되지 아니한 것이라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없는 한 증거능력이 있는 것이고, 그 임의성 유무가 다투어 지는 경우에는 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에 따라 당해 조서의 형식과 내용, 진술자의 학력, 경력, 지능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이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도3318 판결, 1995. 11. 10. 선고 95도2088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여러 차례에 걸쳐 검사의 조사를 받으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그에 관련된 사실관계에 관하여 상세히 진술을 하였다고 보여지고 여기에 피고인의 법정에서의 범행과 관련된 진술, 피고인의 학력이나 경력, 사회적 지위, 지능 정도 등을 모두어 보면 피고인이 설사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을 당시 억압된 심리상태하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심리상태가 검사의 조사를 받을 때까지 계속 연장되어 임의로 진술한 것이 아니라고 보여지지 아니하므로, 결국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다투는 논지는 이유 없다.
2.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제3조는 "남한과 북한과의 왕래, 교역, 협력사업 및 통신역무의 제공 등 남북교류와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 관하여는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이 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남한과 북한을 왕래하는 행위가 위 조항에 해당되어 국가보안법의 적용이 배제되기 위하여는 우선 그 왕래행위가 남북교류와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것 이라야 할 것인데( 대법원 1992. 8. 14. 선고 92도1211 판결, 1993. 2. 9. 선고 92도1815 판결, 1996. 11. 12. 선고 96도215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와 그 판시 인정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북한으로 간 목적은 위 조항 소정의 남북교류와 협력을 위한 목적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달리 그러한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으므로 피고인의 행위가 위 조항 소정의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에 해당되는지의 여부를 살펴볼 필요도 없이 피고인에게는 위 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국가보안법 제8조 제1항의 회합죄는 반국가단체의 이익이 된다는 정을 알면서 또는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고서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을 하면 성립되는 것으로서, 그것이 의례적, 사교적인 차원에서의 전혀 다른 의도하에서의 모임이 아닌 한 회합자 상호간에 사전 공동의사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회합의 경위나 방법도 불문하여, 반드시 일정한 사항을 논의하거나 결정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며, 목적수행을 위한 일련의 활동과정에서의 모임으로 인정되면 족하다 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0. 8. 24. 선고 90도1285 판결, 1993. 10. 8. 선고 93도1951 판결, 1995. 9. 26. 선고 95도1624 판결 참조). 논지는 이유 없다.
다만 그것들이 공지된 것인지 여부는 신문 방송 등 대중매체나 통신수단 등의 발달 정도, 독자 및 청취의 범위, 공표의 주체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아 반국가단체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가 더 이상 탐지·수집이나 확인·확증의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등이라 할 것이고, 누설할 경우 실질적 위험성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기밀을 수집할 당시의 대한민국과 북한 또는 기타 반국가단체와의 대치현황과 안보상황 등이 고려되는 건전한 상식과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그 기밀이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누설될 경우 반국가단체에는 이익이 되고 대한민국에는 불이익을 초래할 위험성이 명백하다면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7. 16. 선고 97도98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이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에게 누설하였다는 공소사실의 내용은 남한의 미전향 장기수들의 인적사항, 수감교도소, 복역실태, 생활실태 등과 휴전선 부근의 지리상황, 땅굴발견을 위한 남한의 동태 등으로서 위와 같은 내용들은 탐지·수집이나 확인·확증의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공지의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국가의 안전에 대한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하여는 반국가단체에 알려지지 아니하도록 할 필요성 및 그것이 누설되는 경우 국가의 안전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볼 만한 실질적인 가치성도 있다고 보아, 피고인이 위 누설한 내용은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나)목 소정의 기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