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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권의 침해
<AI 핵심 요약>
특허 침해 판단은 기술적 실질(균등론)을 중시하되, 출원인이 스스로 제한한 범위(금반언)는 엄격히 제외함으로써 발명자 보호와 공중의 이용 가능성 사이의 균형을 꾀합니다. 1. 특허권 침해의 성립 요건 특허 침해가 성립하려면 다음의 네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2. 침해 판단의 주요 이론: 균등론과 출원경과금반언 문언(텍스트)상 완전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실질적 가치가 동일하다면 침해로 인정하는 균등론과 이를 제한하는 금반언 원칙이 핵심입니다.
3. 특수 사례 및 간접침해
4. 입증 책임의 완화와 방법의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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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법률위키는 저자의 허락을 받아 『지식재산권법』(제6판)의 원문을 수록하였습니다. 본 저서의 전체 목차와 체계적인 분류는 [지식재산권법] 목차 및 전체 가이드: 정상조·박준석 공저 (제6판) 페이지에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특허권의 침해란 특허발명의 실시에 정당한 권한이 없는 자가 타인의 특허권의 보호대상인 특허발명을 업으로서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그 요건을 나누어 보면, 먼저 유효한 특허권 또는 특허권에 대한 전용실시권이 존재해야 하고 두 번째로 침해의 혐의를 받는 물건 또는 방법(침해혐의물)이 특허발명의 보호범위에 해당하는 것이어야 하며, 세 번째로 침해의 혐의를 받는 자에게 특허발명실시에 관한 정당한 권한이 없을 것을 요하며, 네 번째로 업으로서 실시하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
먼저, 특허권의 침해는 그 침해의 금지 또는 그로 인한 손해배상 등의 구제를 청구하는 특허권자 또는 전용실시권자가 보유하는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다. 특허권의 유효성은 특허요건의 충족 여부에 따라서 좌우되고 전용실시권의 유효성은 실시허락계약의 체결 및 실시권의 등록 여부에 좌우된다. 두 번째로, 침해혐의물이 특허발명의 보호범위 또는 청구범위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특허출원인이 제출한 명세서에 기재된 청구범위의 해석을 어떻게 하는가의 문제이다. 청구범위의 해석에 관하여는 후술한다. 세 번째로, 특허발명의 실시에 정당한 권한이 없다고 함은 특허권을 보유하지 못한 자 또는 전용실시권이나 통상실시권을 확보하지 못한 자가 특허발명을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특허권이 공유된 경우에는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 공유자 1인으로부터 지분을 양수했거나 실시허락을 받은 자는 그 특허발명의 실시에 정당한 권한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특허법은 특허권 공유자 1인의 자유실시를 적법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특허권이 공유인 경우에 각 공유자가 다른 공유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그 특허발명을 자신이 실시하더라도 특허권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특허법 제99조). 공유자 1인의 자유실시가 다른 공유자의 실시를 방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의 공동보유에 관한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지만, 서울고등법원은 영업비밀의 공동보유자도 그 영업비밀을 비밀성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사용하는 것은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425) 서울고등법원은 영업비밀 공동보유자가 직접 기술정보를 실시하는 경우뿐 아니라, 영업비밀 공동보유자가 자신이 기술정보를 실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합리적으로 보아 기술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밖에 없는 경우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여 비밀성을 유지함으로써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제3자에 대한 기술정보의 제공은 사실상 영업비밀의 이용허락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영업비밀의 공동보유자는 스스로 실시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실시허락도 일정한 범위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여지가 인정된 것처럼 보인다. 특허법상 특허권 공유자 1인이 전용실시권을 설정하거나 통상실시권을 허락할 때에 다른 공유자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과 상당히 다른 입장에 해당한다. 결국 공유자 1인의 자유실시 또는 실시허락으로 다른 공유자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특허발명이든 영업비밀이든 공유자 1인의 자유실시 또는 통상실시권 허락으로 다른 공유자의 실시 또는 실시허락을 불가능하게 만들지는 않지만, 현실적으로 공유자 1인의 실시 또는 실시허락이 다른 공유자의 경제적 이익 또는 잠재적 이익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공유자 1인의 자유실시가 특허권의 침해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그러한 자유실시로 인해서 발생한 수익의 일부는 다른 공유자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볼 것인지에 대하여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 425) 서울고등법원 2021. 9. 9. 선고 2020나2038172 판결. |
마지막으로, 업으로서 실시한다고 함은 영업적으로 타인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실시함을 의미하지만 반드시 영리적일 것은 요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중요한 개념은 무엇이 발명의 실시에 해당되는지의 문제이다. 실시란 크게 물건의 발명과 방법의 발명으로 나누어 볼 때 물건의 발명인 경우에는 그 물건을 생산·사용·양도·대여·수입하거나 양도 또는 대여를 청약하는 행위를 말하고 방법의 발명의 경우에는 그 방법을 사용하는 행위이며 방법의 발명이 물건을 생산하는 방법에 관한 것일 경우에는 그 방법에 의하여 생산한 물건을 사용·양도·대여·수입하거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특허법 제2조). 이때 침해행위에 해당되는 실시란 독립적인 것으로 각각의 행위가 독립하여 각각 실시가 되고, 또 침해행위를 구성한다.
특허권 침해 소송에 있어서는 특허권자가 특허권침해의 구체적 행위를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특허법은 특허권자가 구체적인 침해행위를 주장한 경우에 그 침해행위를 부인하고자 하는 당사자 즉 피고가 자기의 구체적 행위태양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자기의 구체적 행위태양을 제시하지 않는 경우에는 법원이 특허권자가 주장하는 침해행위를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특허법 제126조의2). 특허법이 특허권자의 입증책임을 완화해준 것이다.
가. 균등론
균등론(均等論, doctrine of equivalents)이란 특허권의 침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청구항의 모든 구성요소가 동일해야 한다고 하는 구성요소완비의 원칙(all elements rule)이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되는 경우 미세한 부분의 개량이나 변형으로 특허권의 침해를 회피할 수 있게 되어 특허권의 실질적인 보호가 곤란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청구범위의 문언적 기재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도 단순한 변형에 불과한 것이거나 용이하게 변형 또는 치환할 수 있는 것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에 권리침해를 인정하는 이론이다. 다시 말해서, 균등론은 침해혐의물이 특허 청구항의 문언적 구성요소와 모두 일치하지는 않지만 특허발명과 ① 실질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②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③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가져다주는 경우에 특허권침해를 인정함으로써 형평을 기하는 것이다. 침해혐의물과 특허발명의 구성요소 가운데 서로 일치하지 않는 상이한 요소들을 비교함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동일한 것 또는 균등물이라 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은 당해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용이하게 특허발명을 균등물로 치환할 수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한다.
균등론에 있어서 치환용이성은 진보성과 동일한 개념은 아니지만, 어느 범위에서 균등물로 볼 것인지의 문제는 종국적으로 특허발명의 진보성의 정도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진보성이 아주 뛰어난 기본발명 또는 개척발명(pioneer inventions)의 경우에는 넓은 범위에서 실질적 동일성이 있는 것 또는 균등물임이 인정되겠지만, 개량발명 (improvements)의 경우에는 좁은 범위에서만 인정될 것이다. 균등론은 기본적으로 특허권의 적절한 보호범위를 모색함으로써 특허법의 법목적을 효율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이론이기 때문에 특허권의 보호범위의 확대뿐만 아니라 축소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는 소극적인 의미의 균등론으로 기능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침해혐의물이 특허 청구항의 구성요소와 일치해서 피상적으로는 특허권의 침해로 보이더라도 실질적으로 상이한 방식으로 목표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특허권침해로 보지 않는다.
우리 대법원 판례는 전체적으로 특허권의 권리범위를 특허청구의 범위에 기재 된 사항, 특히 명세서에 기재된 ‘청구범위’에 나타난 실시례에 한정하는 엄격하고 제한된 해석을 취해 왔었다.426) 그러나 2000년경 대법원 판결427)을 전후하여 균등 론을 명시적으로 인용하고 있는 판례들이 나타나고 있어서, 청구범위의 문언적 기 재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도 용이하게 변형 또는 치환할 수 있는 것이라거나 단순한 변형에 불과한 것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에 권리침해를 인정하게 되었다.428)
| 426) 대법원 1993. 10. 12. 선고 91후1908 판결, 대법원 1992. 6. 23. 선고 91후1809 판결. 427) 대법원 2000. 7. 28. 선고 97후2200 판결. 428)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7후3806 판결.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4다7964 판결. |
우리 대법원의 판결은 그보다 앞선 일본 최고재판소의 균등론에 대한 판결을 참고한 바 있다. 일본의 최고재판소는 1998년 이른바 ‘볼 스프라인(ball spline, ボールスプライン)’ 사건의 판결429)에서 균등론에 관하여 처음으로 아주 자세하게 인정근거 및 판단기준을 설시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최고재판소는 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요소가 비교대상인 발명의 구성요소와 일부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① 서로 다른 부분이 당해 특허발명의 본질적 부분이 아니며 ② 서로 다른 부분을 비교대상인 제품의 구성요소로 치환하여도 특허발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동일한 작용효과를 보이며 ③ 서로 다른 부분을 비교대상인 제품의 구성요소로 치환하는 것이 당해 제품의 제조시점에서 해당 발명이 속한 기술의 분야에 있어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에게 용이하며 ④ 대상제품이 특허발명의 출원 시에 공지 기술이나 공지 기술로부터 용이하게 도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⑤ 대상제품이 특허발명의 출원절차에서 의식적으로 제외된 것이라는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것 등의 요건을 구비한 때에는 당해 특허발명과 균등한 것으로서 특허발명의 기술적 범위에 속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최고재판소의 제시요건 중 ① 내지 ③은 특허권자가, ④ 및 ⑤는 상대방이 항변으로서 입증책임을 부담한다는 것이 일본의 판례430)인데, 우리 대법원 판례의 구체적 문구도 ① 내지 ⑤에 관하여 거의 동일하게 판시하고 있다.431)
| 429) 最高裁 平成10年2月24日 平成6年(オ)第1083号 判決. 430) 위 판결 이외에도 負荷装置システム事件(東京地裁 平成10年10月7日 判決, 判タ987号255頁) 등. 431) 차이가 있다면, ①에 관하여 대법원 2000. 7. 28. 선고 97후2200 판결에서는 ‘발명의 치환된 구성요소가 특허 발명의 구성요소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작용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는 정도이다. |
나. 출원경과금반언(出願經過禁反言)
특허출원인은 출원 후 심사과정에서 자신의 발명을 최대한 명세서에 반영하면서 거절사정을 피하기 위해서 명세서 등의 출원서류를 보정하게 되는데 그러한 보정이 있으면 특허침해단계에 와서는 보정과 상반되는 주장을 할 수 없는가, 즉 청구범위의 해석에 있어서 출원경과와 상반되는 해석은 금지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432)
| 432) 이하 자세히는 박준석, “출원경과금반언의 원칙”, 특허법주해Ⅰ(정상조·박성수 대표편저), 1169면 이하 참조. |
이에 관하여는 미국 판례법상 확립된 이른바 출원경과금반언(出願經過禁反言, prosecution history estoppel) 또는 출원서류금반언(file wrapper estoppel)의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 출원경과금반언 원칙이란 가령 선행기술과 당해 청구범위를 구별하기 위하여 청구범위를 축소 보정하는 경우와 같이 특허출원인이 출원절차 도중에 특허를 취득하기 위하여 특정 대상을 포기한 경우라면 동일한 대상에 대하여 차후로는 균등론에 터 잡아 특허권의 효력이 미친다고 주장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출원서류금반언이라고 하는 명칭이 붙게 된 이유는 심사과정에서 보정을 비롯한 출원 및 심사과정의 모든 행위가 특허출원서 및 명세서 등과 함께 하나의 서류철(file wrapper)에 보관되고, 출원서류와 상반되는 한도에서 균등론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마 치 특허권자가 출원단계의 행위와 상반되는 주장이나 해석을 할 수 없다고 하는 일종의 금반언(estoppel)의 원칙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금반언의 원칙 은 행위상대방의 신뢰를 전제로 하는 데 반해서, 출원경과금반언 또는 출원서류금반언의 원칙은 그러한 신뢰 여부와 무관하게 청구범위를 해석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일 뿐이다.
출원경과금반언 원칙과 관련하여 1997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Warner-Jenkinson 판결433)에서 출원경과를 살피더라도 청구범위를 보정한 이유가 불분명한 경우 특허권자가 그 보정의 구체적 이유를 입증할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판단하면서, 특허권자가 위와 같은 입증책임을 다하지 못하였을 때라면 법원은 반드시 그 보정 부분이 선행기술과 관련한 신규성, 진보성 등 특허요건 때문에 출원인이 포기한 것으로 ‘번복가능한 추정(rebuttable presumption)’을 부여하여 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 433) Warner Jenkinson Co., Inc. v. Hilton Davis Chemical Co., 520 U.S. 17 (1997). |
실제로 이 사건에서 당초 원고인 특허출원인은 염색 정화 공정에 대한 특허를 출원 하면서 산성, 알카리성 지수인 pH 농도를 특정하지는 아니하였었다. 그러나 미국 특허 청 심사관이 이미 pH 농도 9 이상에 관하여는 선행 기술이 존재한다고 지적하자 특허 출원인은 청구범위를 보정하면서 pH 농도는 ‘대략 6.0 ~ 9.0 사이’로 보정하였다. 이때 왜 굳이 6.0이라는 하한을 설정하였는지는 출원경과 기록에서 결국 판명되지 아니하였다. 특허가 부여된 후, 피고 측이 pH 농도 5.0에서 작동하는 동일한 원리의 공정을 실 시하자 원고 측은 균등론에 터잡아 특허침해를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연방대법원은 앞서 보았듯이 일단 출원경과를 살피더라도 보정의 이유가 불분명하므로 특허출원인에 게 불리한 추정(presumption)이 적용된다고 보았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 원고는 불리한 추정을 극복하고 pH 하한을 설정한 보정 부분은 당초 원고 발명의 특허요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입증하여 위 추정을 번복시켰고 결국 법원은 이 사건에서는 출원금반언 의 원칙에 따라 균등론 적용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어서 피고의 실시행위가 원고 특허권 의 균등론 범위 내에 있는 이상 침해 책임을 부담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은 2002년 Festo 판결434)을 통하여 출원경과금반언 원칙의 내용을 다시 한 번 구체화하였다. 연방특허항소법원(CAFC)은 앞서 연방대법 원의 1997년 Warner-Jenkinson 판결에서 선언된 원칙에 불구하고 Festo 사건의 항소심판결을 통하여 출원경과금반언 원칙을 극단적으로 강화시켰다. 즉, 연방특허항소법원은 특허출원인이 청구범위를 감축하는 내용의 보정을 한 경우 그 보정의 이유를 불문하고 나중에 그 감축범위에 대하여서는 균등론을 주장할 수 없다는 절대적 금지 원칙(complete bar standard)을 채택하였다. 그러나 이런 입장은 특허출원인에게 지나친 부담을 지워 결과적으로 발명 의욕을 저하시킨다는 비판이 있었다.
| 434) Festo Corp. v. Shoketsu Kinzoku Kogyo Kabushiki Co., 522 U.S. 735, 122 S.Ct. 1831 (2002). |
Festo 사건에 대하여 연방대법원은 감축한 보정이 출원경과를 고려할 때 경우에 따라 나중의 균등론 주장을 차단할 수 있지만 항상 그러한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즉, 특허권의 효력범위는 청구범위의 문언해석에서 출발하는 것이므로 감축 보정이 이루어진 경우 언제나 해당 감축부분을 출원인이 포기한 것으로 추정하는, 이른바 ‘번복가능한 추정(rebuttable presumption)’을 부여하여야 하지만, 이때 출원인은 보정 당시에는 문제된 균등 영역까지 문언적으로 포섭하도록 청구범위를 작성하는 것이 당해 기술분야에서 통상지식을 가진 자에게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었음을 입증한 경우에 한해 위 추정을 번복할 수 있다고 보았다.435)
| 435) 연방대법원의 Festo 판결은 그보다 앞선 연방대법원의 Warner-Jenkinson 판결과 마찬가지로 출원인에게 일단 불리한 추정(presumption)을 부여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되지만, 선행기술과 관련한 신규성, 진보성 등 특허요건 결여로 인한 감축보정의 경우뿐만 아니라 널리 그 이외의 모든 감축보정의 경우에 추정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출원경과금반언의 원칙은 특히 출원과정에서 거절사정을 피하기 위해서 청구범위를 감소하는 등의 출원서류 보정을 한 이후에 특허권침해가 문제되는 단계에서 균등론을 주장하면서 다시 청구범위의 확대해석을 주장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출원서류의 용어를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한 정정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출원경과금반언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러한 출원경과금반언의 원칙을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여부인데 이는 청구범위의 해석에 있어서 합리적인 해석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원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또한 우리 특허실무상 합리적인 해석방법론의 하나로 균등론을 받아들여서 청구범위의 확대해석을 하게 되면 출원경과금반언의 원칙도 균등론의 적용에 대한 예외 또는 제한사유로 고려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해석을 이끌어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대법원도 특허출원인 내지 특허권자가 특허의 출원·등록과정에서 특허발명의 청구범위로부터 일정한 요소를 의식적으로 제외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요소는 특허발명의 보호범위에 속하지 않게 되는 것이고 특허권자가 그 요소를 포함한 제품이 자신의 권리범위 내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436) 특허발명의 출원·등록과정에서 특허발명의 청구범위로부터 일정한 요소가 의식적으로 제외되었는지 여부는 명세서뿐만 아니라 출원에서부터 특허될 때까지 특허청 심사관이 제시한 견해 및 특허출원인이 제출한 보정서와 의견서 등에 나타난 특허출원인의 의도 등을 참작하여 판단한다. 이러한 법리는 청구범위의 감축 없이 의견서 제출 등을 통한 의견진술 이 있었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437) 그리고 특허등록 후 이루어지는 정 정을 통해 청구범위의 감축이 있었던 경우에도 위와 같은 금반언의 원칙이 마찬가 지로 적용된다.438)
| 436) 대법원 2018. 8. 1. 선고 2015다244517 판결, 대법원 2006. 6. 30. 선고 2004다51771 판결. 이것은 앞서 균등 론에서 설명한 대로 일본 최고재판소가 제시한 ‘의식적 제외’ 기준을 한국 법원이 도입한 것이다. 437)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4후638 판결. 438) 대법원 2018. 8. 1. 선고 2015다244517 판결 |
특허법원의 판례들439)은 물론 대법원 판례440) 중에는 명시적으로 ‘출원경과 금반언 원칙’이라고 표현한 판시예가 보이기도 한다. 가령 2002년 특허법원의 2002허1218 판결에서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출원인인 피고는 그 출원과정에서 부직포의 일면이나 양면에 엠보싱을 형성하는 선행기술을 회피하기 위하여 청구범 위의 전제부에 기재한 부직포에 통상의 엠보싱을 형성하는 구성은 공지기술임을 인정하고 그 특징부에 기재한 부직포에 처리되는 엠보싱을 표면과 이면의 양측 동 일한 위치에 형성되게 하는 구성만으로 이 사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를 한정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출원경과 금반언의 원칙상 부직포 일면에만 엠보싱을 형성한 (가)호 발명에 대하여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를 주장할 수 없으므 로 위 두 구성이 동일한 것이라는 취지의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라고 판단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 논리는 앞서 ‘의식적 제외’를 기준으로 삼은 입장과 동일하다.
| 439) 가령 특허법원 2007. 8. 24. 선고 2007허2193 판결; 2002. 9. 6. 선고 2002허1218 판결; 2001. 4. 12. 선고 99 허9656 판결; 2000. 9. 7. 선고 99허97555 판결 등. 440) 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2후2181 판결 및 앞서 대법원 2002. 9. 6. 선고 2001후171 판결. 다만 2002후 2181 판결은 특허법원의 위 2002허1218 판결의 위와 같은 설시를 그대로 옮긴 다음 그대로 지지하고 있을 뿐 상세한 판단은 없었고, 2001후171 판결 역시 판시 말미에 ‘균등물과 출원경과금반언의 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 해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고 설시하고 있는 정도이다. |
다. 제법한정 물건발명의 특허권침해
물건발명의 청구범위에 그 제조방법의 기재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 당해 특허발명의 침해 여부 판단에 있어서 그 제조방법을 물건의 구성에 포함시켜 해석할 수 있는 가? 특허무효 여부가 선결문제로 제기된 경우에 제법한정 물건발명의 신규성 또는 진보 성 여부의 판단에 있어서 제조방법도 포함해서 판단할 수 있는가?
이에 관한 해석론이 분분하고 미국 판례도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국내에 소개 되고 있는데, 우선 그 원인을 제공한 두 건의 미국 판례 Scripps Clinic & Research Foundation v. Genentech, Inc.441)(이하에서는 ‘Scripps’ 판결이라고 약칭함) 과 Atlantic Thermoplastics Co., Inc. v. Faytex Corp.442)(이하에서는 ‘Atlantic’ 판결이라고 약칭함)을 살펴보도록 한다.
| 441) 927 F.2d 1565 (Fed. Cir. 1991). 442) 970 F.2d 834 (Fed. Cir. 1992). |
‘Scripps’ 사건에서 미국 연방특허항소법원은 제법한정 물건발명에 관한 청구항이 동 청구항에 기재된 제조방법에 의해서 만들어진 물건/물질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Scripps’의 특허권은 사람이나 돼지로부터 순도 높은 고농축의 응혈인자 Factor VIII:C를 추출해내는 공정에 관한 발명을 대상으로 한 것인데, 그 청구범위에는 제조공정에 관한 청구항뿐만 아니라 ‘그러한 공정에 의해서 만들어진 순도 높은 고농축의 응혈물질’에 대한 청구항, 즉 제법한정 물질발명에 관한 청구항도 포함되어 있었다. 피고 Genentech은 유전자재조합기술로 마찬가지의 순도 높은 고농축 응혈물질을 추출해냈는데, 연방특허항소법원은 그러한 피고의 행위가 ‘Scripps’의 특허받은 제조방법과는 다르지만 ‘Scripps’의 특허청구항 가운데 제법한정 물건발명에 관한 청구항에 기재된 물질과 동일한 물질을 생산해내는 한도에서 ‘Scripps’의 특허권을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다시 말해서, ‘Scripps’ 판결에 의하면 제법한정 물건발명에 관한 특허권은 그 청구항에 기재된 제법으로 제조된 물건에 한정되지 않고 물건발명과 동일한 물건 전체에 대해서 그 효력을 미친다는 것이다.443)
| 443) Scripps Clinic & Research Foundation v. Genentech, Inc., 927 F.2d 1565 (Fed. Cir. 1991) |
‘Scripps’ 판결이 내려지고 난 다음 해에 동일한 미국 연방특허항소법원은 ‘Atlantic’ 판결에서 제법한정 물건발명에 관한 특허권이 그 제법으로 만들어진 물건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Scripps’ 판결이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례에 반하고 기본적인 특허법 이론을 무시한 판결이라고 평가절하한 후, 제법한정 물건발명에 관한 청구항 가운데 기재된 제조방법은 특허권침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청구범위를 한정(limitations)’해서 해석하는 근거가 된다고 판시했다. ‘Atlantic’ 사건에서 문제된 특허권은 충격흡수용 구두안창의 제조방법에 관한 청구항과 제법한정 물건발명에 관한 것인데, 제조방법이 상이하더라도 피고가 동일한 충격흡수용 구두안창을 만든다면 특허권침해에 해당된다고 주장했고, 미국 연방특허항소법원은 문제된 특허권의 청구범위에 제조방법의 기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 특허권의 효력범위도 제조방법에 의해서 한정된다고 해석했다.444)
| 444) Atlantic Thermoplastics Co., Inc. v. Faytex Corp., 970 F.2d 834 (Fed. Cir. 1992). |
앞에서 살펴본 두 건의 미국 연방항소법원판결을 보면 제법한정 물건발명의 보호범위에 관해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Scripps’ 사건에서 Factor VIII:C 라고 하는 응혈물질 자체에 관한 특허권의 침해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명백히 상이한 제조방법으로 응혈물질을 만드는데도 불구하고 제법한정 물건발명에 관한 청구항을 침해했다고 보는 것은 논리비약이거나 논리왜곡이라고 생 각된다. 미국의 다수 문헌도 제법한정 물건발명에 관한 청구항 가운데 제조방법에 관한 기재는 특허권의 효력범위를 제한하는 요소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 고 있다.445) 출원인은 특허청구항에 기재된 기술적 사상을 일반 공중에 공개하게 되고 그 대가로 청구항에 기재된 기술적 사상에 대한 특허권을 취득하게 되는 것이 므로446) 제법한정 물건발명에 대한 청구항의 보호범위도 일반 공중에 공개된 문언 그대로 제법에 한정된 범위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 445) Donald Chisum, Chisum on Patents (Matthew Bender, 2000), §8.05. 446) Siegfried Grief, Patents and Economic Growth, IIC (1987), p. 191. |
이에 관한 우리나라 대법원 판례의 입장은 다른 것으로 이해된다. 즉, 우리 대 법원은 물건의 발명의 청구범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발명의 대상인 물건의 구 성을 직접 특정하는 방식으로 기재하여야 하므로, 당해 특허발명의 진보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제조방법 자체는 이를 고려할 필요 없이 그 청구범위의 기재 에 의하여 물건으로 특정되는 발명만을 그 출원 전에 공지된 발명 등과 비교하면 된다는 입장이다.447) 다시 말해서, 물건의 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방법은 최종 생산물인 물건의 구조나 성질 등을 특정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그 의미를 가 질 뿐이기 때문에, 그 특허요건을 판단함에 있어서 제조방법 자체로 한정하여 파악 할 것이 아니라 제조방법의 기재를 포함하여 청구범위의 모든 기재에 의하여 특정 되는 구조나 성질 등을 가지는 물건으로 파악하여 신규성, 진보성 등이 있는지 여 부를 판단해야 한다.448)
| 447) 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4후3416 판결. 여기서 대법원은 명칭을 ‘시트벨트장치용 벨트결합금구 및 그 제 조방법’으로 하는 특허발명의 청구범위 대상이 그 구성을 직접 특정함에 어려움이 없다고 보아, 청구범위에 기 재된 제조방법 자체를 고려하지 않은 채 그 방법에 의하여 얻어진 물건만을 비교대상발명들과 비교하여 진보성 을 부정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다. 448) 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1후927 전원합의체 판결. |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에 대한 특허청구범위에 관한 이러한 해석론은 특 허침해소송이나 권리범위확인심판 등 특허침해 단계에서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판단하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다만 우리 대법원은 이러한 해석방법 에 의하여 도출되는 특허발명의 권리범위가 명세서의 전체적인 기재에 의하여 파 악되는 발명의 실체에 비추어 지나치게 넓다는 등의 명백히 불합리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권리범위를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방법의 범위 내로 한정할 수 있 다고 하는 절충적인 해석론을 취하고 있다.449) 여기에서 어떠한 경우에 제조방법의 범위 내로 권리범위를 한정해서 해석해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것인지 애매모호하다고 볼 수 있는 문제가 남는다. 예컨대, 생명공학 분야나 고분자, 혼합물, 금속 등의 화학 분야 등에서와 같이, 어떠한 제조방법에 의하여 얻어진 물건을 구조나 성질 등으로 직접적으로 특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하고 그 제조방법에 의해서만 물건을 특정할 수밖에 없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모두 제조방법의 범위 내로 권리범위를 한정해서 해석할 수 있는지 문제될 것이다.
| 449)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후1726 판결. |
라. 간접침해
특허권 등의 간접침해(indirect infringement)란 원칙적으로는 침해라고 보기 어려운 침해행위의 전 단계의 일정한 행위유형들을 특허 침해행위로 의제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행위들은 실질적으로 특허발명이 실현하고 있는 기술적 사상들을 이용한 것이고 특허권자에게 손해를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특허가 물건의 발명인 경우에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을 업으로서 생산· 판매 하는 행위 등은 특허권의 직접침해행위는 아니지만 특허권의 침해로 보는 것이다(특허법 제127조).
간접침해에 있어서 ‘특허발명에 해당되는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이라고 함은 사회통념상 통용되고 승인될 수 있는 경제적, 상업적 내지 실용적인 다른 용도가 없이 오직 특허물건의 생산에만 사용되는 물건이라고 이해된다. 따라서 우리 대법원은 특허 물건 이외의 물건에 사용될 이론적, 실험적 또는 일시적인 사용가능성이 있는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간접침해의 성립을 부정할 만한 다른 용도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450)
| 450)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후3356 판결. |
(A) 간접침해와 특허권의 속지주의
간접침해에 있어서 ‘특허발명에 해당되는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에 해당되기 위해서는 간접침해물건의 생산뿐만 아니라 특허물건의 생산도 국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지 문제된다. 우리 대법원은 우리나라에서 등록된 특허권이 국내에서 효력을 갖고 외국에까지 효력을 미칠 수 없다고 하는 속지주의(屬地主義: territoriality) 원칙상 특허침해품의 생산뿐만 아니라 특허발명제품의 생산도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에 한해서 간접침해가 성립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451) 따라서 이러한 특허발명제품의 생산이 국외에서 일어나는 경우에는 그 전 단계의 행위 즉 간접침해품의 생산이 국내에서 이루어지더라도 간접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 이러한 해석론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직접침해의 성립여부와 무관하게 간접침해가 성립한다고 보는 우리 대법원 판례와 모순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국내에서의 직접침해를 회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특허제품의 생산에만 사용되는 주요부품을 수출하는 행위도 규제해야 특허권보호에 충실한 입법론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 451)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다42110 판결. |
특허법의 역외적 적용(extra-territorial application)을 통한 간접침해의 규제는 미국에서 많은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미국연방대법원도 특허법의 속지주의 원칙에 충실한 해석론을 취하고 있었다. Deep South Packing Co. v. Laitram Corp.사건에서,452) 미국연방대법원은 특허제품의 부품을 모두 미국 내에서 생산했고 그 부품의 단순 조립만으로 특허권의 침해가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 부품의 조립에 의한 특허권침해행위가 외국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미국에서 등록된 특허 권이 외국에까지 미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러한 부품의 수출이 특허권침해에 해당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러한 판결이 내려진 이후 미국 연방의회는 미국 내에서의 특허권침해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부품의 생산 및 수출행위를 간접침해로 규제하기 위해서 미국 특허법을 개정하게 되었다. 개정된 특허법에 의 하면, 특허제품의 부품 “모두 또는 상당부분 (all or a substantial portion of the components)”을 수출하는 행위 또는 “특허제품에서만 사용될 목적으로 생산되거나 응용된 (especially made or especially adapted for use in the invention)” 부품을 수출하는 행위는 간접침해에 해당된다.453) Life Technologies Corp. et al. v. Promega Corp.사건에서454) 미국연방대법원은 특허제품 부품의 상당부분(substantial portion) 을 수출함으로써 간접침해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양적으로 상당수의 부품을 수출해 야 하는 것이라고 해석한 바 있다. 단 하나의 부품의 수출만으로 간접침해가 성립 하기 위해서는 그 부품이 비침해용도로 사용될 수 없고 오직 특허제품에서만 사용 될 목적으로 생산되거나 응용된 부품이어야 한다.
| 452) 406 U.S. 518 (Supreme Court, 1972). 453) 35 USC 271(f)(1). 454) 137 S.Ct. 734 (Supreme Court, 2017). |
(B) 간접침해와 직접침해의 관계
간접침해에서 가장 문제되는 논점 중의 하나로는 간접침해가 직접침해의 존재 를 전제로 하는가 여부 또는 특허발명품의 생산에만 사용되는 물건이 소모부품인 경우에 당해 소모부품의 생산이 언제나 간접침해를 구성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참 고로 미국 판례를 보면, 완성품의 생산업자가 소모부품의 생산에 관한 실시권을 가 지고 있고 완성품을 구입한 소비자가 당해 소모부품의 교체 등과 같은 유지·수선의 묵시적 권리가 있다고 해석되는 한 직접침해행위는 없기 때문에 소모부품생산업자 의 간접침해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시된 반면455) 완성품 생산업체가 소모부품의 생산판매에 관한 실시권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소비자가 소모부품의 교체에 관한 묵시적 권리가 없다고 해석되는 경우에는 소비자들에 의한 직접침해행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어서 소모부품의 생산업체는 간접침해의 책임을 지게 된다고 판시된 바도 있어서456) 간접침해는 직접침해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고 보면서 동시에 소비자의 부품교체 등 유지·수선권을 해석론상 인정함으로써 소비자에 의한 직접침해를 부인할 수 있는 논리를 활용하고 있다.
| 455)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Aro Mfg. Co. v. Convertible Top Replacement Co., 365 U.S. 336, 128 U.S.P.Q. 354 (1961). 456)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Aro Mfg. Co. v. Convertible Top Replacement Co., 377 U.S. 476, 141 U.S.P.Q. 681 (1964). |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간접침해가 문제된 사례를 보면 레이저프린트의 프로세서유니트에 특허권이 있는 경우에 이 중 일부에 불과한 토너 카트리지만 생산한 사안에서 우리 대법원은 이 카트리지가 특허발명의 본질적인 부분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용도로는 사용되지 아니하며, 널리 구할 수 없는 물품으로 당해 발명에 관한 물건의 구입 시에 이미 그러한 교체가 예정되고 있으며 특허권자도 이러한 토너 카트리지를 따로 제조·판매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는 특허권의 간접침해를 구성한다고 판시457)한 대법원 판례가 있는데 이는 우리 대법원이 ‘물건의 생산에만’의 의미를 당해 발명 이외에는 이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여 비록 특허발명의 일부 구성요소에 불과한 소모품이라 하더라도 ‘생산에만’ 사용되는 물건이라고 해석함으로써 간접침해의 성립에 직접침해의 존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으로 보인다.
| 457) 대법원 1996. 11. 27.자 96마365 결정. |
그러나 직접침해의 존재 또는 직접침해의 상당한 가능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부품의 생산·판매를 간접침해로 보게 된다면, 당해 부품 자체는 본래 특허권의 보호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간접침해를 인정하게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당해 부품 자체에 대해서까지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게 되고 따라서 특허권의 효력이 확대되는 부당한 결과로 된다. 이와 같이 직접침해를 전제로 하지 않고 특허권의 보호대상이 아닌 부품의 생산·판매에 대해서 특허권침해를 인정하는 것은 특허권의 효력범위 또는 특허발명의 보호범위가 청구범위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규정한 특허법 제97조에 정면으로 상반되는 부당한 결과인 것이다. 본래, 특허권의 침해라고 하는 것은 특허발명의 구성요소의 전체를 실시할 때에 성립되는 것이고 특허발명제품의 부품이나 소모품과 같이 특허발명의 하나의 구성요소만을 실시하는 것은 특허권의 침해로 되지 않는다. 물론 예외적으로 특허발명의 일부 구성요소가 아주 중요하고 본질적인 구성요소이기 때문에 당해 구성요소만의 실시가 특허발명 전체를 실시한 것과 균등한 의미를 가진다고 인정될 때에는 특허권의 침해로 볼 수 있다고 하는 소위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도 있지만, 이와 같은 균등론에 입각하여 특정 부품의 생산이 특허권침해로 인정되는 것은 특허권의 직접침해로 인정되는 것이고 간접침해의 법리에 의존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우리 대법원은 직접침해와 간접침해의 관계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을 제시한 바 없지만, 직접침해가 없고 특허권자의 독점적 이익이 새롭게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간접침해를 부인한 바 있다. 방법의 발명에 관한 특허권자로부터 허 락을 받은 실시권자가 제3자에게 그 방법의 실시에만 사용하는 물건(이하 ‘전용품’이 라고 한다)의 제작을 의뢰하여 그로부터 전용품을 공급받은 경우에 그 전용품을 제 작하는 행위가 간접침해에 해당하는지 문제된 사안에서, 실시권자에 의한 특허권의 직접침해는 있을 수 없고 직접침해가 없다면 제3자에 의한 전용품 제작도 간접침 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명쾌한 설명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대법 원은 직접침해의 존부에 관한 검토 없이, 간접침해를 인정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실 시권자의 실시권에 부당한 제약을 가하게 되고 특허권을 부당하게 확장하는 결과 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제3자에 의한 전용품 제작이 간접침해에 해당되지 않는 다고 판단하였다.458)
| 458) 대법원 2019. 2. 28. 선고 2017다290095 판결. |
마. 방법의 추정
물건을 생산하는 방법의 발명에 관하여 특허가 된 경우에 그 물건과 동일한 물건은 그 특허된 방법에 의하여 생산된 것으로 추정한다(특허법 제129조 본문). 다만 그 물건이 특허출원전에 공지·공용·간행물게재·전기통신회선을 통한 일반 공중의 이용가능 물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특허법 제129조 단서). 이와 같이 물건을 생산 하는 방법에 의해 생산된 물건과 동일물을 특허된 방법으로 생산한 것으로 법률상 추정 하는 것이 방법의 추정이다. 방법의 추정을 인정하는 이유는 그 물건이 국내에서 공지된 것이 아닌 경우에는 보통 그 특허된 방법 한 가지만이 국내에 알려져 있을 것이므로, 그 물건을 제조한 자는 제조 당시에 그 특허된 방법을 사용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이유로 이와 같은 추정규정을 둔 것이다. 이때 자신의 특허가 침해되었음을 주장하는 자는 피고에 의해 생산된 물건이 자신의 특허에 의해 생산되는 물건과 동일함을 입증하면 되고, 그 물건이 국내에서 공지되지 않았음은 당해 방법특허의 출원시를 기준으로 한다.
*출처: 정상조, 박준석,『지식재산권법』 (제6판, 홍문사, 2024년) 제2장 특허법 Ⅷ. 특허권의 침해와 구제 1. 특허권의 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