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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데이터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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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저작권법은 어문, 음악, 연극, 미술, 건축, 사진, 영상, 도형, 컴퓨터프로그램 등 다양한 저작물을 예시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원저작물을 토대로 창작성을 더한 2차적저작물과 소재의 선택·배열에 창작성이 있는 편집저작물, 그리고 막대한 투자가 들어간 데이터베이스를 각각 독자적인 권리로 인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1. 데이터베이스의 정의와 보호 방식

  • 정의: 소재를 체계적으로 배열·구성하여 개별적으로 접근하거나 검색할 수 있도록 한 편집물입니다.
  • 보호 이분법:
    • 편집저작물: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에 '창작성'이 있는 경우 저작권으로 보호합니다.
    •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 창작성은 없더라도 제작에 '상당한 투자(인적·물적)'가 이루어진 경우, 저작인접권에 준하는 권리를 부여합니다(2003년 신설).

2. 창작성을 갖춘 데이터베이스 (편집저작물)

  • 판단 기준: 소재 자체(법령, 판례 등)는 보호 대상이 아니더라도, 이를 검색·출력 프로그램과 결합하여 독창적인 방식으로 배열하거나 유용한 부가 정보를 더한 경우 창작성을 인정합니다.
  • 사례: 사인이 제작한 법령 DB, PC통신의 입찰정보 DB 등.

3. 창작성을 결여한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권리)

  • 보호 이유: 대부분의 DB는 기계적·총망라적으로 제작되어 창작성이 부족하지만, 막대한 자본과 노력이 투입되므로 '무임승차'를 방지하기 위해 보호합니다.
  • 권리 주체: DB 제작, 갱신, 검증에 상당한 투자를 한 자. 최근 판례는 집단지성 백과사전의 경우에도 체계를 설계하고 유지·관리한다면 운영자를 제작자로 인정합니다.

4. 권리의 범위와 제한 (크롤링 분쟁)

  • 권리 내용: DB의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을 복제·배포·전송할 권리를 가집니다.
  • 주요 쟁점 (크롤링): * 웹사이트의 정보를 수집하는 크롤링이 '상당한 부분'의 복제인지가 관건입니다.
    • 대법원 최신 기준: 단순 양적 복제뿐 아니라 '질적으로 상당한 부분'인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즉, 해당 데이터를 생산·검증하는 데 제작자의 실질적인 투자가 있었는지와 제작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는지 엄격히 판단합니다. (예: 야놀자-여기어때 사건에서 대법원은 권리 침해를 부정함)

5. 존속기간 및 한계

  • 기간: 제작 완료 다음 해부터 5년. 다만, 상당한 투자를 통한 갱신(Update)이 이루어지면 그때부터 다시 5년이 기산되어 사실상 영구 보호될 위험(해석상 난제)이 있습니다.
  • 제한: 저작권의 '공정이용' 규정이 준용됩니다. 정보의 독점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으므로 배타적 권리 부여에 신중해야 한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 본 법률위키는 저자의 허락을 받아 『지식재산권법』(제6판)의 원문을 수록하였습니다. 본 저서의 전체 목차와 체계적인 분류는 [지식재산권법] 목차 및 전체 가이드: 정상조·박준석 공저 (제6판) 페이지에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 저작권법에 의하면 데이터베이스(Databases)란 ‘소재를 체계적으로 배열 또는 구성한 편집물로서 개별적으로 그 소재에 접근하거나 검색할 수 있도록 한 것’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저작권법 제2조 19호). 창작성을 갖춘 데이터베이스라면 편집저작물의 일종으로 보호될 것이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의 데이터베이스라면 2003년 개정된 저작권법이 독립된 제4장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 저작권유사의 권리를 부여받거나 관련 특별법에 따라 보호를 받게 된다.

 

가. 창작성을 갖춘 데이터베이스

어떠한 데이터베이스가 저작권법상의 창작성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될 수 있겠는가 하는 창작성 요건 충족의 판단은 어려운 문제이다. 우리 저작권법은 편집저작물의 보호요건으로서 그 소재의 선택 또는 배열의 창작성을 규정하고 있고 종이책의 경우 에는 그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의 창작성을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데이터베이스는 주식정보데이터베이스거나 법령데이터베이스거나 그 속성상 관련된 정보를 모 두 포함시키게 되기 때문에 소재의 선택에 창작성을 요구하기는 어렵고 만일에 제한된 범위의 소재를 선택하는 경우에도 그 선택기준이 창작적이고 주관적인 기준에 의한 선택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이용자에게 널리 알려진 선택기준으로 선택이 이루어지기 때문 에 창작성을 갖춘 선택이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종이책의 경우에는 그 소재 들이 종이 위에 평면적으로 배열되어 있어서 배열의 창작성이 쉽게 판단될 수 있지만, 데이터베이스에 있어서는 그 소재되는 데이터들이 모두 컴퓨터의 디스크나 테이프 속에 단순히 집적되어 있을 뿐이고 창작적인 배열과는 전혀 관계없이 저장되어 있다가 컴퓨터의 검색·출력 프로그램의 도움에 의하여 비로소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가 출력되어 나오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데이터베이스에서의 소재의 배열은 아무런 창작성도 없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우리 저작권법은 법령,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고시나 훈령, 또는 법원의 판결이나 결정 등은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에서 제외하고 그러한 법령이나 판결 등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편집한 편집물이나 번역물도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저작물로 열거하고 있기 때문에 법령데이터베이스나 판례데이터베이스가 보호받을 수 있는 범위는 좁아지게 된다.170) 설사 당해 데이터베이스에 법령의 개정연혁이라거나 관련 정보를 부가하였다든지 또는 판례의 초록을 함께 부가하였다 해도 저작권법적 보호는 개정연혁이라거나 판례초록과 같은 부가 정보만에 한정되는 것이고 데이터베이스 전체가 보호될 수는 없으며, 특히 당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성하고 있는 법령이나 판례를 출력하여 다시 편집하여 이용하는 것은 저작권침해로 될 수 없다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170) 일본에서 판례데이터베이스가 편집저작물로서 보호된 사례로는 대판지재 소화62(ワ)314호, 857호, 평성 3. 11. 27. 판결 참조.

그러나 데이터베이스의 개념을 보다 넓게 파악해서 검색·출력 프로그램까지 포함된 자료 집합물이 데이터베이스라고 보고 위 검색·출력 프로그램에 의하여 이용자가 원하는 배열방식으로 출력될 수 있다는 점을 중시하면, 그 프로그램을 통하여 소재 배열의 잠재적 창작성이 존재한다고 보아서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으로 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국내 사례로는 사인이 편집해서 제작한 법령데이터베이스가 편집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다고 판시된 바가 있고171) PC통신을 통해서 검색이용할 수 있는 ‘입찰정보데이터베이스’가 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을 갖춘 편집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다고 판시한 하급심결정이 있다.172)

171) 위 91나51711 판결(상고기각). 
172) 서울지방법원 1998. 9. 21.자 98카합1699 결정.

 

나. 창작성을 결여한 데이터베이스

(A) 개요

전술한 바와 같이 데이터베이스가 창작성을 갖추고 있는 경우에는 저작권법상 편집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겠으나, 대부분의 데이터베이스는 그 소재가 총망라적이어서 선택의 창작성이 없고 그 입력도 기계적으로 하며 그 배열도 컴퓨터프로그램에 의해서 기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저작권법상의 창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례이지만, CD-ROM형태의 전화번호부는 그 소재가 되는 전화번호, 가입자 성명이나 상호의 선택과 배열에 창작성이 없다고 보고 그 데이터의 무단복제와 전송이 저작권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된 바 있다.173) 다만, 창작성을 결여한 데이터베이스도 그 제작에는 상당한 노력과 자본의 투입이 요구되기 때문에 그 무단복제 또는 경쟁업자에 의한 무임 편승은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법적 방법이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다.

173) Feist Publications, Inc., v. Rural Telephone Service Co., 499 U.S. 340 (1991).

저작권법과 같은 성문법에 의해서 보호될 수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데이터베이스제작자는 이용자가 정보의 추출, 복제, 이용 등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정보의 생산·수집자와 이용자·소비자의 사이에 이용허락계약(licensing agreement)과 같은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면 계약당사자들은 계약에 의한 구속을 받게 되고 그 계약당사자인 이용자·소비자는 통상적인 계약조건에 따라서 정보의 추출, 복제, 이용 등을 할 수 없다고 하는 부작위의무를 부담하게 되므로 그러한 한도에서 계약에 의한 정보 또는 데이터베이스의 보호가 가능하게 된다.174) 예컨대 데이터베이스가 내재된 CD-ROM 정본을 구입한 선량한 소비자들은 포장을 개봉한 순간 계약체결이 성립한다고 보는 소위 ‘수축포장 이용허락계약 (shrink-wrap license)’에 따른 구속을 받는 것으로 해석된다.175) 다만, 계약에 의해서 그러한 부작위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계약당사자에 한정되고 그 이외의 제3 자는 원칙적으로 그러한 계약상의 구속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데이터베이스를 구 입하지 않고 무단으로 복제한 자는 계약조건에 구속되지 않기 때문에 또 다른 구제 방법이 있는지 문제된다.

174) Federal Trade Commission v. ReverseAuction.com, Inc. (Stipulated Consent Agreement and Final Order, United States District Court District Of Columbia): http://www.ftc.gov/os/2000/01/reverseconsent.htm.
175) ProCD Inc. v. Zeidenberg, 86 F.3d 1447, 39 U.S.P.Q.2d 1161 (7th Cir. 1996).

데이터베이스가 창작성의 결여로 인해서 저작권의 보호대상에도 해당되지 않 고 그 이용허락에 관한 계약도 체결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에, 그 데이터베이스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일정한 범위의 무단이용에 대해서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국내외에서 많은 논의가 있어 왔다. 미 국 사례를 보면 일정한 유형의 데이터 무단이용을 ‘부정차용(misappropriation)’176) 또 는 ‘무단침입(trespass)’177)이라고 보아서 그에 대한 구제를 인정한 경우가 있었다. 부정경쟁방지법에 관한 설명에서 소개하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데이터의 무단 이용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본 하급심 사례도 있었다.

176) International News Service v. The Associated Press, 248 U.S. 215, 39 S.Ct. 68 (1918). 
177) eBay, Inc., v. Bidder's Edge, Inc., 100 F.Supp.2d 1058, 54 U.S.P.Q.2d 1798 (N.D. Cal. 2000).

계약이나 불법행위의 법리 이외에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방법이 있을 수 있는 데, 우리나라는 2003년에 저작권법을 개정해서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를 저작 인접권과 나란히 규정하게 되었다. 저작권법이 취하고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 보호는 유럽연합이 1996년 ‘데이터베이스 보호에 관한 지침’으로178) 창작성 없는 데이터베이스에도 배타적 권리를 부여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접근방법에 해당한다. 유럽에서와 달리 미국에서는 창작성 없는 데이터베이스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안 여러차례 연방의회에 상정되었지만179) 모두 좌절된 바 있다.

178) 1996년 데이터베이스 보호에 관한 지침(Directive 96/9/EC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11 March 1996 on the legal protection of databases). 
179) 최초 연방법안이었던 1996년 ‘데이터베이스 투자 및 지식재산 절취 법안(Database Investment and Intellectual Property Piracy Act, H.R.3531)’은 유럽연합의 지침과 마찬가지로 배타적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이 었으나, 이후로는 부정경쟁방지법리에 의한 법안이 제안되기도 하였었다.

우리나라는 유럽 입법례를 따른 저작권법 개정으로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투 자회수를 도와줄 수 있게 된 반면에, 지식과 정보를 포함한 데이터의 확산 및 활용 을 막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180) 현재 우리 데이터산업은 세계시장에서 1% 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고 국내산업은 데이터 그 자체보다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비롯한 데이터 솔루션 부문이 대부분을 차지하 고 있다.181) 2003년 저작권법 개정으로 데이터베이스 제작자를 보호하기 시작했지 만 국내 데이터산업의 발전에 별다른 기여도 하지 못하고182) 오히려 데이터의 확산과 활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우려만 있다면 그에 관한 법규정을 폐지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부정경쟁방지법의 개정에 의해서 데이터를 둘러싼 공정한 시장질서가 확보될 수 있다면 굳이 데이터베이스제작자에게 저작인접권과 같은 배타적 권리를 부여할 필요가 있는지 더욱 의문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180) 박준석, “빅 데이터 등 새로운 데이터에 대한 지적재산권법 차원의 보호가능성”, 산업재산권 제58호, 2019, 88-91면. 
181) 박진아, 데이터의 보호 및 유통 법제 정립 방안, 서강법률논총 제9권 제2호 (2020), 6-7면.
182) 방석호, “빅 데이터 시대의 과학기술 데이터 활용을 위한 저작권 법제의 보완”, 홍익법학 제13권 제4호, 2012, 697-700면.

(B) 데이터베이스 보호를 위한 법개정

2003년에 개정된 저작권법은183) 데이터베이스의 보호에 관한 별도의 장을 신설하여184)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에게 그 데이터베이스의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을 복제·배포·방송 또는 전송할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개정 저작권법은 데이터베이스제작자에게 저작인접권을 부여하고 그 권리는 데이터베이스를 제작한 해로부터 5 년간 존속하며 그 소재의 갱신 등에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 갱신 등을 한 때로부터 5년간 존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그 권리가 데이터베이스를 구성하고 있는 소재 자체에 대해서는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명백히 하고 있다. 또한 개정 저작권법은 저작인접권의 기술적 보호조치를 무력화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기술·장치 등을 제공 또는 유통시키는 행위와 권리관리정보를 제거·변경하는 등의 행위를 저작권 침해행위로 간주함으로써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저작인접권을 강화해 주고 있다. 아울러, 데이터베이스의 제작·갱신 등 또는 운영에 이용되는 컴퓨터프로그램, 무선 또는 유선통신을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제작되거나 갱신 등이 되는 데이터에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가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함으로써 전술한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에 대한 적용 제외(저작권법 제101조의3)와 마찬가지로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권리가 후속 데이터베이스 개발에 지장을 줄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다.

183) 2003. 5. 27. 공포, 법률 제6881호. 
184) 개정 저작권법은 제2조에서 개념정의를 그리고 제4장 (제91조 내지 제98조)에서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권리 에 관한 상세한 규정을 신설했다.

그러나 데이터베이스를 저작권 또는 그에 유사한 배타적 권리에 의해서 보호하는 것보다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 간의 부정이용을 금지하는 방법론이 국내실정에 부합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저작권법적 보호는 결과적으로 또는 사실상 정보 자체에 대한 배타적 지배를 초래하게 되고 따라서 창작성이 결여된 정보의 단순한 집합물에 대해서까지 상당 기간 그 이용을 금지하는 것은 합리적인 근거 없이 정보의 접근과 이용에 관한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함으로써 헌법 제21조(언론·출판의 자유)에 위반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외국 의 이후 동향을 보더라도 미국의 경우는 앞서 설명한 대로 부정경쟁방지의 법리에 의거한 보호가 유력한 상황이고, 유럽연합의 경우 1996년 ‘데이터베이스 보호에 관 한 지침’을 수립한 적이 있으나 2005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Commission of the European Communities)가 내린 위 지침에 대한 평가185)는 위 지침과 같이 배타적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은 납득하기 어렵고 당초 기대했던 긍정적 경제효과도 입증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침의 방식을 전면철회하거나 대폭 수정할 것을 제시하고 있는 등 다른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185) Commission of European Communities, 'First evaluation of Directive 96/9/EC on the legal protection of databases,' 2005. 12., pp. 23-27.

(C)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개념

저작권법은 데이터베이스에 대해서 저작권에 유사한 권리를 부여하는 방법으 로 보호하면서 그 권리의 주체를 데이터베이스제작자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구체적 으로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개념과 범위가 무엇인지 문제된다. 저작권법은 ‘데이터 베이스의 제작 또는 그 소재의 갱신·검증 또는 보충(이하 ‘갱신 등’이라 한다)에 인적 또는 물적으로 상당한 투자를 한 자’를 데이터베이스제작자라고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저작권법 제2조 20호). 예컨대, 네이버부동산이나 직방의 부동산정보는 회원들 이 제공하거나 직접 입력하고 웹사이트 운영자는 정보의 배열과 검색도구의 제공 에 그치는 경우에 웹사이트 운영자를 우리 저작권법 하에서 데이터베이스 제작자 라고 말할 수 있을까? 데이터의 생산과 입력에 중점을 둔다면 웹사이트운영자를 데이터베이스제작자로 보기 어렵겠지만, 우리 법원은 데이터의 배열, 구성, 검색에 중점을 두고 상당한 노력과 투자를 한 사업자를 데이터베이스제작자로 볼 수 있다 고 해석하고 있다.186)

186)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2. 29.자 2017카합81043 결정.

우리나라에서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가 저작권법에 의해서 보호됨에 따 라서 그 권리침해를 주장하는 소송이 많이 제기된 바 있다. 초기에는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개념을 둘러싼 분쟁도 상당수 있었는데, 인터넷 이용자들의 집단지성을 활용해서 만든 인터넷백과사전의 사이트운영자가 데이터베이스제작자에 해당되는 지 다투어진 바 있다. 이에 관한 가처분사건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개별 이용자 들의 자발적인 행위에 의하여 사전항목이 선택되고 작성 또는 수정되고 배열되며 그 상태대로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되는 것이고, 사이트운영자는 그 과정에서 사 이트의 관리를 위한 일반적인 업무를 수행하여 온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데이터베 이스제작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187) 그러나, 이에 관한 본안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사이트운영자가 인터넷 백과사전의 체계, 카테고리, 항목 등을 설계하고 검색 기능을 도입해서 사이트를 유지·관리하고 있다면 사이트운영자는 저작권법상 데이터베이스제작자로서의 지위를 갖는다고 판단했다.188)

187)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5.14., 2014카합1141 결정. 
188) 서울고등법원 2016. 12. 15. 선고 2015나2074198 판결.

(D)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범위

저작권법은 데이터베이스제작자에게 ‘데이터베이스의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을 복제·배포·방송 또는 전송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저작권법 제93조). 이러한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는 ‘데이터베이스의 개별 소재’에 대해서는 미치지 않지만, 개별 소재 또는 그 상당한 부분에 이르지 못하는 부분의 복제 등이라 하더라도 ‘반복적이거나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체계적으로 함으로써’ 당해 데이터베이스의 통상적인 이용과 충돌하거나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는 경우에는 당해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되어 있다(저작권법 제93조 2항 및 4항).

크롤링의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법원은 복제분량에 관계없이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침해를 인정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사람인HR이 크롤링의 방식으로 잡코리아 웹사이트에서 10% 정도의 채용정보를 선별하여 자신의 웹사이트의 구성방식에 맞추어 게시한 사안에서, 서울고등법원은 크롤러에 의한 반복적이고 체계적인 채용정보의 복제로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시했다.189) 사람인HR이 잡코리아 데이터베이스를 전부 복제하지 않았다는 점은 명백하기 때문에 오직 10% 정도의 채용정보를 크롤링방식으로 수집한 것이 ‘상당한 부분’의 복제로 권리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만 문제될 뿐이다. 그러나, 데이터베이스의 개별 소재에 대해서는 저작권법 보호가 미치지 않기 때문에, 일부 데이터의 복제만으로 데이터베이스의 ‘상당한 부분’의 복제로 볼 수 있는지 의문시된다. 저작권법도 개별 소재의 복제는 ‘상당한 부분’의 복제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190)

189) 서울고등법원 2017. 4. 6. 선고 2016나2019365 판결. 
190) 저작권법 제93조 제2항.

크롤링한 데이터에 대해 그 출처를 명시하고 출처 웹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는 링크를 연결하고 있었던 사안에서, 피고는 자신의 링크방식의 데이터이용이 데이터베이스의 통상적인 이용과 충돌하지 않는다고 항변했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고가 크롤링한 데이터를 복제한 사실 그리고 링크와 무관하게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검색이 가능하게 한 사실은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권리침해를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판시하였다.191) 크롤링 방식의 데이터 복제 및 링크 방식의 데이터베이스 연결은 인터넷업계의 보편적인 기술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중앙 지방법원이 지나치게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를 넓게 보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저작권법은 데이터베이스의 공정이용을 허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해석론은 사실상 그러한 공정이용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의문시된다.

191)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7. 9. 선고 2018가합528464 판결.

크롤링 등에 의한 데이터 수집은 인터넷업계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통상적인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민형사 책임을 추궁하는데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숙박업소 플랫폼 ‘여기어때’의 대표는 경쟁업체 의 데이터를 무단 복제했다는 혐의로 유죄판단을 했고,192) 크롤링 프로그램을 만 들어준 개발사는 공동의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시되기도 했다.193) 형사처벌은 기술혁신과 데이터활용을 위축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서, 일본과 우리나라는 부정경쟁방지법의 개정으로 소위 ‘데이터’의 보호를 하면서도 그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조항은 도입하지 않았다. 크롤링 기술은 타인의 권리를 침 해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적법하고 혁신적인 용도로 활용될 수도 있는 중립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크롤링 기술을 개발한 사업자에게도 데이터베이스제작자 권리의 침해로 인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공동불법행위 법리를 잘못 적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된다.

192)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2. 11. 선고 2019고단1777 판결. 
193)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9. 18. 선고 2018가합524486 판결.

하급심 법원들의 우려스러운 해석론을 염두에 두고, 대법원이 최근에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침해에 관한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숙박정보를 제공하면 서 숙박예약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기어때’가 선발기업 ‘야놀자’의 숙박정보 를 크롤링 방식으로 수집해서 이용함으로서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침해가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데이터베이스의 ‘상당한 부분’을 복제했는지 여부를 판단 함에 있어서 양적으로 상당한 부분인지 뿐만아니라 질적으로 상당한 부분인지 여 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법원은 ‘질적으로 상당한 부분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문제된 부분의 제작 또는 갱신에 데이터베이스제작자가 인적 또는 물적으로 상당한 투자를 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는 비교적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숙박예약 플랫폼기업들간의 소송에서, 대법원은 ‘야놀자’의 100여 명 직원들이 숙박업소 방문 등을 통하여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개별 데이터 생산에 투입된 투자로서 고려대상이 될 수 없고, 문제된 부분 데이터의 배열, 구성, 검증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한 ‘여기어때’가 복제한 숙박정보들은 이미 상당히 알려진 정보로서 ‘여기어때’의 데이터 복제가 질적으로 상당한 부분의 복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더 나아가 대법원은 공개된 숙박정보의 복제로 인해서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친 것으로 볼 수 없다면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침해도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194)

194) 대법원 2022.5.12. 선고 2021도1533 판결.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는 데이터베이스의 제작을 완료한 때부터 발생하고, 그 다음 해부터 기산하여 5년간 존속한다. 그리고 데이터베이스의 갱신 등을 위하여 인적 또는 물적으로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진 경우에 당해 부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는 그 갱신 등을 한 때부터 발생하며 그 다음 해부터 기산하여 5년간 존속한다(저작권법 제95조). 데이터베이스의 갱신에 의한 새로운 보호기간의 인정은 그 소재의 갱신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소재의 배열이나 구성을 바꾸는 경우에도 새로운 보호기간의 기산이 가능한 것인지 문제된다. 배열이나 구성의 갱신에 의해서 보호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지 해석상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만일 연장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면 그 연장의 효과는 배열이나 구성의 대상이 되는 소재 전체에 대해서 미치기 때문에 결국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에는 존속기간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로 되고 여기에 현행 저작권법의 해석상 난제가 있다.

(E)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제한

저작권자의 저작재산권의 제한에 관하여 후술하는 공정이용의 법리(‘공정이용’ 부분 참조)는 성질상 부적당하거나(저작권법 제35조의 경우) 데이터베이스를 위한 특칙을 두고 있는 경우(저작권법 제25조, 제26조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에도 그대로 준용되며, 이 점은 법정허락의 제도 역시 마찬가지이다(저작권법 제94조, 제97조). 콘텐츠산업진흥법도 “누구든지 정당한 권한 없이 콘텐츠제작자가 상당한 노력으로 제작(한) … 콘텐츠의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을 복제·배포· 방송 또는 전송함으로써 콘텐츠제작자의 영업에 관한 이익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침해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조치를 무력화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는데, 콘텐츠제작자의 권리보호 뿐만아니라 권리제한에 관한 규정도 함께 반영했어야 한다.195)

195) 콘텐츠산업진흥법 (법률 제10369호, 2010. 6. 10., 전부개정, 시행 2010. 12. 11.) 제37조 및 제38조.

 

 

 

*출처: 정상조, 박준석,『지식재산권법』 (제6판, 홍문사, 2024년) 제3장 저작권법  Ⅱ. 저작물 6. 데이터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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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성일시: 2026년 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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