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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영업비밀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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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영업비밀은 비밀성·경제성·관리성을 갖춘 유무형의 정보를 보호하며, 특허와 달리 독자적인 연구나 역공정은 허용하되 부정한 취득과 이용에 대해서는 폭넓은 책임을 묻습니다.

1. 영업비밀의 3대 성립 요건

영업비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음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 비밀성 (Non-publicity): 불특정 다수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여야 합니다.
  • 경제성 (Economic Value): 정보의 보유자가 이를 통해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독립된 가치를 지녀야 합니다.
  • 관리성 (Secrecy Management): 객관적으로 비밀로 유지·관리되어야 합니다. (2019년 개정으로 '상당한/합리적 노력' 문구가 삭제되어 요건이 완화됨)

2. 특허법과의 비교 (차이점)

  • 보호 방식: 특허는 '공개'를 전제로 독점권을 주지만, 영업비밀은 '비공개' 상태로 보호받습니다.
  • 진보성 요건: 특허는 높은 수준의 진보성이 필요하지만, 영업비밀은 사소한 차이라도 경제적 가치와 비밀성만 있다면 보호 가능합니다.
  • 보호 기간: 특허는 기간이 정해져 있으나, 영업비밀은 비밀로 유지되는 한 영구적입니다.

3. 보호의 범위와 형태

  • 무형적 가치 보호: 반드시 서류나 파일 등 유체물에 고정될 필요는 없습니다. 머릿속에 기억된 정보를 이용하는 것도 침해에 해당합니다. (Allen v. Johar 판례)
  • 변형 및 개량: 영업비밀을 그대로 쓰지 않고 약간 변경하거나 개량했더라도, 그 근간이 타인의 영업비밀에서 유래했다면(유리한 출발, Head start) 침해로 간주됩니다.

4. 합법적인 취득: 역공정(Reverse Engineering)

  • 예외 사항: 시장에 출시된 제품을 분해·분석하여 기술을 알아내는 '역공정'은 적법합니다.
  • 입증 책임: 침해자가 역공정을 주장하려면, 본인이 직접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연구한 과정을 입증해야 합니다.

5. 보호의 한계와 소멸

  • 비밀성 상실: 정보가 공중에 공개되면 원칙적으로 영업비밀로서의 보호는 종료됩니다.
  • 이익의 균형: 법원은 영업비밀의 보호와 함께 종업원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영업의 자유'를 고려하여 침해 금지 기간을 제한(예: 18개월 금지 등)하기도 합니다.

* 본 법률위키는 저자의 허락을 받아 『지식재산권법』(제6판)의 원문을 수록하였습니다. 본 저서의 전체 목차와 체계적인 분류는 [지식재산권법] 목차 및 전체 가이드: 정상조·박준석 공저 (제6판) 페이지에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가. 특허발명과의 관계

‘영업비밀(trade secrets)’이라고 함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비밀성)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경제성), 비밀로 유지된(관리성)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2호). 종전 부정경쟁방지법(제2조 2호)은 영업비밀로서 보호받기 위하여 “상당한 노력” 내지 “합리적인 노력” 비밀로 유지될 것을 요구하였으나, 2019년 개정에서 그러한 요건을 삭제함으로써 비밀로 유지·관리되었다면 영업비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영업비밀의 개념요건을 완화하였다.223)

223) 2019. 1. 8. 법률 제16204호 일부개정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

노하우(know-how) 또는 비공개정보라고 불리는 것도 영업비밀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으면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해서 보호될 수 있는 것이다. 생산방법이나 기타의 기술은 신규성과 진보성을 갖춘 경우에 특허법에 의하여 보호될 수도 있으나 특허법 하에서 특허권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특허출원을 해서 심사를 받는 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특허권을 취득하더라도 특허발명이 공개되기 때문에 이러한 특허법 하에서의 보호보다는 자신의 기술을 비밀로 유지하면서 보호를 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하에서 영업비밀로서의 보호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영업비밀은 특허법에 의해서 보호될 발명의 요건을 갖추어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특정 영업비밀이 관련된 업계의 통상의 기술자에 의해서 용이하게 개발될 수 있는, 다시 말해서 진보성이 결여된 기술정보인 경우에도 그러한 영업비밀이 비밀성, 경제성, 관리성의 요건을 갖추고 그 보유자의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정보가 되는 한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것이다.224) 따라서 문제된 영업비밀이 다른 경쟁업자의 기술과 사소한 차이밖에 없는 것이더라도 부정경쟁방지법의 요건을 갖춘 한 그 보호를 받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이다. 또한 영업비밀은 반드시 기술정보에 한정되지 않고 경영상의 정보도 포함하는 개념이다.225)

224) 대법원은 영업비밀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영업비밀 자체의 내용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근무기간, 담당업무, 영업비밀에의 접근가능성, 전직하는 회사에서 담당하는 업무의 성격과 내용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법원 2003. 7. 16. 선고 2002마4380 판결. 
225) 대법원 1999. 3. 12. 선고 98도4704 판결.

 

나. 영업비밀의 비밀성

우리 부정경쟁방지법이 영업비밀의 요건으로서 비밀성과 관리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영업비밀의 보호에 있어서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비밀성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것인지 여부는 그 법정책의 신중한 고려 하에 판단되어질 어려운 문제일 수도 있다. 영업비밀로서 보호받기 위한 요건으로서 의 비밀성은 객관적인 비밀성을 요한다. 따라서 비밀로 관리하는 노력을 해왔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아니한 객관적 비밀성이 요구된다.226)

226) 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2다60610 판결.

비밀성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한 것인데 이것은 일반 공중이 용이하게 접근할 수 없어서 알려져 있지 아니한 것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예컨대, 약품의 판매허가를 받기 위해서 정부기관에 비공개자료를 제출한 경우에 당해 정부기관 및 담당 공무원은 비밀유지의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227) 정부기관에의 자료제출로 인해서 영업비밀의 비밀성이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227) 농약관리법 제27조, 약사법 제87조.

영업비밀에 해당되는 기술이나 정보가 비밀성을 상실하고 일반 공중에 공개되면 영업비밀로서의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되겠지만, 영업비밀에 관한 사용허락계약(trade secret license)이 체결된 후에 일반 공중에 공개되어 비밀성을 상실하게 된 경우에 더 이상 사용료(royalty)를 받을 수 없는가의 문제는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계약 체결 당시 비밀성을 갖추지 못한 기술이나 정보라고 한다면 사용허락계약이 체결될 수도 없을 것이고 만일 체결된다고 하더라도 불공정한 계약이 되겠지만, 계약 체결 당시에는 비밀성을 갖춘 영업비밀이 사후에 비밀성을 상실하게 된 경우에는 계약당사자들의 의사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예컨대, 계약 체결 당시 사후에 비밀성을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계약을 체결했거나 또는 계약 체결 당시 영업비밀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기 때문에 시장 선점의 이익을 누릴 수 있고 비밀성을 상실하게 된 이후에도 그러한 시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경우와 같은 사정이 있다면 비밀성 상실을 계약 종료의 명시적 사유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 한 비밀성 상실 이후에도 여전히 사용료 지급의무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228)

228) 미국 판례로 Aronson v. Quick Point Pencil Co., 440 U.S. 257 (1979) 참고.

 

다. 영업비밀의 경제성

영업비밀은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 정보를 말한다. 영업비밀보유자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에 의해서 개발된 정보라거나 그 보유자의 영업에서 핵심적 요소를 이루는 경우에 그 정보는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 영업비밀에 해당된다.229) 그러나 영업비밀이 독자적으로 거래의 대상물이 될 수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또한, 영업비밀보유자가 그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면 경제적 가치가 인정될 수 있고 그 정보가 바로 영업활동에 이용될 수 있을 정도의 완성된 단계에 이르지 못하였거나 실제 제3자에게 아무런 도움을 준 바 없다고 하는 사정은 그 경제적 가치를 부인하는 사유로 될 수 없다고 판시된 바 있다.230)

229) 잉크 제조의 원료가 되는 10여 가지의 화학약품의 조성비율과 방법에 관한 기술정보는 짧게는 2년, 길게는 32 년의 시간과 많은 인적, 물적 시설을 투입하여 연구·개발한 것이고 생산 제품 중의 90% 이상의 제품에 사용하는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그 기술정보 보유업체의 영업의 핵심적 요소에 해당되므로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에 해당된다고 판시된 바 있다: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다16605 판결. 
230) 대법원 2008. 2. 15. 선고 2005도6223 판결.

 

라. 영업비밀의 관리성

현행법은 개정 이전의 구법에서 요구되던 “상당한 노력” 내지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하는 요건이 없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특정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는 한 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대상이 될 수 있 다.231) 상당한 노력 내지 합리적인 노력이라고 하는 요건은 없어졌지만 영업비밀을 비밀로 유지·관리해야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이므로, 그러한 유지·관리가 있었는지 여부는 유지·관리에 소요되는 비용과 노력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보호하고자 하는 영업비밀의 경제적 가치232)와 비밀관리 에 소요되는 관리비용과의 비교형량이 그 판단에 필요할 것이다. 이에 관하여 주목할 만한 미국 판례로 E.I. duPont deNemours & Co. v. Christopher 사건233)이 유명하다. 이 사건에서 원고 회사 듀폰(duPont)은 자신의 공장시설 위를 돌고 있는 비행기 한 대를 발견하고, 그러한 비행과 공중관찰로 인하여 원고 회사의 메탄올 제조공정에 관한 비밀이 알려질 수도 있다고 판단되어 조사해 본 바 경쟁업체가 비행사를 고용하여 원고 회사의 공장시설에 대한 공중사진촬영을 의뢰하여 이루어진 것을 알아내고 위 사진가를 상대로 하여 영업비밀침해의 소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에서 공장시설은 공중에서는 쉽게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 비밀성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고 위 시설에 관한 설계도는 영업비밀로 철저히 관리되고 있을지라도 공장시설 자체에 대해서는 지상접근만을 통제할 뿐 공중접근에 관한 한 별다른 관리를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상대적 관리성만을 갖추고 있지만 제5순회항소법원 은 건설공사가 완료되지 아니한 미완성의 공장시설에 지붕이나 덮개를 씌워서 비밀로 관리해야 한다면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드는데 공장시설 자체의 영업비밀로 서의 경제적 가치와 비교하여 그러한 엄격한 의미의 비밀성과 관리성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고 전제하고 사진가의 공중촬영행위는 영업비밀침해에 해당된다고 판시하였다. 영업비밀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비밀로 관리하는데 소요되는 한계비용(marginal cost)이 영업비밀침해로 인하여 입게 될 한계기대손실 (marginal expected economic loss)과 일치하는 정도의 관리비용을 지출하여 공연히 알려지지 아니한 비밀정보라면 영업비밀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는 경제학적 분석도 있다.234)

231)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435 판결. 
232)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1도4331 판결 참조. 
233) 431 F. 2d 1012 (5th Cir. 1970), cert. denied, 400 U.S. 1024 (1971). 
234) Note, Trade Secret Misappropriation: A Cost-Benefit Response to the Fourth Amendment Analogy, 106 Harv. L.Rev. 461 (1992).

 

마. 영업활동에 유용한 정보

영업비밀은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 영업비밀은 기술적인 혁신이나 진보에 관한 정보나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경영에 도움이 되는 정보나 아이디어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노하우(know-how) 는 주로 생산기술에 관한 지식과 경험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경영상의 정보도 포함하는 영업비밀과 다소의 차이가 있다.

영업비밀은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뜻하지만,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담고 있는 유체물을 부정취득하는 것도 비밀 정보 자체를 부정취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비밀로 관리되고 경제적 가치가 인정된 토마토 원종(原種, stock seed)을 부정취득하여 사용한 행위가 영업비밀침해에 해당하는지 문제된 사안에서 피고는 토마토 원종이 유체물로서 ‘정보’ 그 자체는 아니므로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항변했지만, 대법원은 토마토 원종이 일정한 특성을 발현하는 유전 정보가 저장된 유체물로서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고, 피고가 그 영업비밀을 담은 토마토 원종을 부정취득함으로써 사용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유체물의 취득도 영업비밀의 취득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235)

235) 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22다242786 판결.

 

바. 유체물에의 고정 여부

구체적인 기술상 또는 경영상 정보가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영업비밀에 해당되는가 여부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판단되어질 사실문제이겠지만 보호대상으로서의 영업비밀의 개념으로서 이론상 문제되는 논점 가운데 그러한 영업비밀이 서류에의 기재 등과 같이 유형물에 고정되어 있어야 보호대상으로서의 영업비밀로 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에 관하여는 우리 부정경쟁방지법에도 아무런 규정이 없고 외국 입법례에서도 유형물에의 고정을 요구하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유익한 참고가 될 수 있는 미국 판례 하나를 소개하면 Allen v. Johar 사건236)에서 원고 Johar는 각종 운동기구나 공구 또는 오토바이 등의 손잡이를 제조하는 회사이고 피고 Allen은 원고 회사에서 종업원으로서 약 9년간 근무한 후 퇴직하여 독자적으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여 원고 제품과 유사한 손잡이를 제조하여 판매하기 시작하였고 원고는 피고가 손잡이 제조설비의 디자인과 고객명부를 훔쳐갔다고 주장하면서 영업비밀침해의 금지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 회사로부터 어떠한 서류나 재산도 훔쳐간 바가 없다고 전면 부인하였다. 운동기구 등의 손잡이는 인체공학적 지식도 필요하지만 소비자의 취향도 고려해야 하는 상당히 경쟁이 치열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의 사소한 차이가 시장점유율에 커다란 차이를 가져다주고 그러한 점에서 제조기술 정보와 고객정보는 중요한 영업비밀에 해당된다고 전제하고 사건을 담당한 아칸소주 최고법원은 피고의 제품이 원고회사의 제조 설비디자인과 제조기술을 이용하여 제조된 것임을 인정하고 특히 설사 피고가 고객명부 등의 서류를 훔쳐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영업비밀침해의 성립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다시 말해서, 특정 영업비밀이 서류에 기재되어서 유형물로 존재하는가 아니면 무형물로 존재하는가는 영업비밀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며 따라서 피고가 관련된 서류를 훔치지 않고 머릿속으로 기억해서 퇴직 후 이용한 경우에도 영업비밀침해의 책임을 면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판시되었다. 즉, 영업비밀은 그 존재 형태와 무관하게 보호될 수 있다는 점이 명백히 확인된 것이다.237) 이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판시 내용은 법원이 영업비밀의 침해금지를 명령함에 있어서 필요 이상의 금지를 해서는 아니된다고 전제한 후 고객정보는 제조설비 디자인과는 달리 영업활동의 자유에 밀접히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제한된 기간동안만 보호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시하면서 피고는 18개월 동안 원고의 고객명부에 기재된 고객을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한적 금지명령을 내리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236) 308 Ark. 45, 823 S.W.2d 824 (1992).
237) Michael J. Ptak, Commercial torts-Arkansas extends trade secret protection to customer lists under the Arkansas Trade Secrets Act, 14 University of Arkansas at Little Rock Law Journal, pp. 693-716.

 

사. 영업비밀의 보호범위

문제된 정보가 비밀성, 경제성, 관리성의 모든 요건을 갖추어서 영업비밀로서 보호될 수 있는 것이라고 판단된 경우에 다음으로 문제될 수 있는 논점은 그러한 영업비밀 이 어떠한 범위의 보호를 받는가 하는 보호범위의 문제에 관한 것이다. 우리 부정경쟁 방지법은 영업비밀침해행위를 열거하면서 영업비밀에 관한 일련의 부정한 취득, 사용, 공개의 행위를 예시하고 있는 바, 그 규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퇴직 종업원이나 경쟁업체가 영업비밀을 사용하여 동일한 제품을 만든 경우에만 영업비밀침해로 되는 것은 아니고 영업비밀의 취득과 공개까지도 포함하여 상당히 넓은 범위의 보호를 해 주고자 하는 입법 의도가 명백히 나타나고 있다. 다만 퇴직 종업원이나 경쟁업체가 영업비밀을 그대로 이용한 경우뿐만 아니라 그러한 영업비밀을 약간 변경하거나 개량하여 유사한 제품을 만드는 행위도 영업비밀침해로 보아야 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명문의 법규정이 없기 때문에 법정책을 고려한 해석에 의하여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참고로 미국법학원(American Law Institute)이 마련하여 다수의 주입법에서 채택된 바 있는 불법행위법재록(Restatement of the Law of Torts)을 보면 영업비밀의 변경이나 개량으로 인하여 영업비밀침해의 책임을 면할 수 없음을 명백히 하고 있다. 즉, 퇴직 종업원이나 경쟁업체가 채택한 제조기술 등이 타인의 영업비밀로부터 유래한 것인 한 동 영업비밀에 대하여 변경이나 개량을 했다고 하는 사실만으로 영업비밀침해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개량의 정도가 현저해서 타인의 영업비밀로부터 유래한 것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는 영업비밀침해의 책임을 면할 수 있을 것이지만 그러한 정도의 현저한 개량이 아닌 한 개량이나 변경의 사실 또는 사소한 차이만을 근거로 해서 영업비밀침해의 책임을 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238) 다만 영업비밀침해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 변경이나 개량의 정도로 인하여 영업비밀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액의 산정이 영향을 받게 될 수는 있을 것이다.239) 영업비밀의 보호범위에 관한 이러한 견해는 여러 차례에 걸쳐서 미국 연방법원에 의하여 확인된 바도 있다.240) 영업비밀침해자가 자신의 노력에 의하여 타인의 영업비밀을 개량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 영업비밀의 도움에 의한 ‘유리한 출발(Head start)’이 가능했음을 부인할 수 없고 따라서 영업비밀침해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 판례의 확고한 입장이다.241)

238) Minnesota Mining and Mfg. Co. v. Technical Tape Corp., 131 U.S.P.Q. 175 (N.Y. Sup. Ct. 1961). 239) American Law Institute, Restatement of the Law of Torts, Vol. IV (St. Paul, American Law Institute, 1939), p. 9. 240) 예컨대, Specialty Chemicals & Services Inc. v. Chandler, 9 U.S.P.Q.2d 1793 (N.D. Ga. 1988). 241) 예컨대, Cataphote Corp. v. Hudson, 422 F.2d 1290, 1294-95 (5th Cir. 1970).

 

아. 역공정의 예외

이와 같이 영업비밀에 대하여 넓은 범위의 보호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영업비밀의 보호는 특허법에 의한 특허발명의 보호와는 상이한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즉, 특허권설정등록이 되어 있는 발명의 경우에는 타인이 허락 없이 그 발명을 실시하는 행위가 특허권침해를 구성하게 되는 데 반하여 특허권이 설정되어 있지 아니한 단순한 영업비밀의 경우에는 제3자가 위 영업비밀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하지 아니하고 독자적으로 동일한 기술을 개발하여 이용하는 한 영업비밀침해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다시 말해서 특허발명의 경우에는 제3자가 독자적으로 연구하여 개발하였다는 사실이 특허권침해의 항변이 될 수 없지만 영업비밀의 경우에는 영업비밀의 부정한 취득, 이용, 공개 등만이 금지될 뿐이고 제3자가 독자적으로 동일한 기술을 연구개발하여 이용하는 것까지 금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제3자가 특정 제품을 적법하게 취득하여 그 제품을 분해하거나 제조의 역순으로 분석하여 위 제품의 제조에 관련된 영업비밀을 발견해 내어 이용하는 소위 ‘역공정(Reverse engineering)’은 영업비밀침해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물론 영업비밀침해 여부에 관한 소송에서 피고가 역공정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역공정을 해 온 일련의 연구과정과 실험 등에 관한 시간과 노동이 투입된 사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피고가 이러한 역공정의 항변을 제기하는 경우에 역공정의 구체적 과정을 입증해야 할 책임이 피고에게 있는 바, 원고의 영업비밀이 업계의 통상적인 지식을 가진 자의 역공정에 의하여 알아낼 수 있는 기술정보라고 하는 사실만으로 영업비밀침해의 책임을 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공정의 방법 등에 의하여 알아낼 수 있는 성질의 기술정보라고 하는 사실뿐만 아니라 피고 자신이 위 기술정보를 역공정의 방법에 의하여 독자적으로 알아낸 사실을 밝히지 못한다면 영업비밀침해의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다.242)

242) Imperial Chemical Industry, Ltd. v. National Distillers & Chemical Corp., 342 F.2d 737, 743 (2d Cir. 1965).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종업원인 피고 갑과 이를 스카우트한 경쟁업체인 피고 회사 을을 상대로 제기된 모나미 사건에서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도 피고가 스카우트된 지 단기간 내에 피고 회사가 경쟁적 제품을 개발하였다는 점과 특히 피고 회사가 독자적인 연구개발이나 역설계방법 등에 의하여 위 제품을 개발하였음을 보여 주는 ‘개발일지’ 같은 자료를 제출하지도 못하고 있는 점을 중시하여 피고들의 영업비밀침해를 인정한 바 있다(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1995. 2. 22. 선고 94가합3033 판결). 대법원 1999. 3. 12. 선고 98도4704 판결에서는 역공정의 방법 등에 의하여 알아낼 수 있는 기술정보일지라도, 영업비밀보유자인 회사가 직원들에게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는 등 기술정보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이상, 위 기술정보를 영업비밀로 보는 데에 지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자. 영업비밀의 보호기간: 영업비밀의 소멸시점

영업비밀에 해당되었던 기술이나 정보의 비밀성이 없어지고 일반 공중에 공개 된 때에는 더이상 영업비밀로 보호받을 수 없다. 타인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이후 일반 공중에 공개됨으로써 비밀성을 상실하게 된 경우에 영업비밀을 침해한 이후 일반 공중에 공개될 때까지의 사이에 영업비밀의 침해로 인한 손해가 발생한 경우 에 영업비밀의 보유자는 그러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업비밀침해의 금지를 허용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약간의 논란이 있다. 일단 가해자가 영업비밀을 무단으로 이용한 이후에 영업비밀의 보유자가 스스로 그 영업 비밀에 해당되는 기술을 대상으로 한 특허출원을 함으로써 일반 공중에 공개된 경 우에는 일반 공중에 공개함으로써 더 이상 영업비밀로 보호해 주어야 할 비밀의 기술이나 정보가 없기 때문에 영업비밀보유자는 자신의 영업비밀이 일반 공중에 공개된 이후에는 침해금지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243) 이와는 대조적으로 가해자가 비밀유지의무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업비밀을 무단으로 이용할 뿐만 아니라 그 영업비밀의 일반 공중에의 공개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거나 주도한 경우 에는 가해자가 영업비밀침해금지의 청구에 대해서 영업비밀이 소멸했다는 항변을 하는 것은 자기모순이고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는 것일 것이다.244)

243) Conmar Products Corp. v. Universal Slide Fastener Co., 172 F.2d 150 (2d Cir. 1989). 
244) Shellmar Products Co. v. Allen-Quallery Co., 87 F.2d 104 (7th Cir. 1936).

 

*출처: 정상조, 박준석,『지식재산권법』 (제6판, 홍문사, 2024년) 제5장 부정경쟁방지법 Ⅲ. 영업비밀 2. 영업비밀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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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성일시: 2026년 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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