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분석] 퇴사 후 고객 유인 행위의 법적 쟁점: 고객 정보의 영업비밀성, 경업금지약정의 효력 및 손해배상책임 인정 여부

<핵심 요약>
퇴사 직원의 고객 정보 유출을 통한 경쟁 영업은 영업비밀 침해 또는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 이때 디지털 포렌식으로 데이터 무단 복제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소송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증거가 된다. 객관적 증거로 불법행위 자체를 입증하면 손해액 산정 등에서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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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 개요
인터넷 광고 대행업체인 원고 회사(이하 '원고')는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영업을 담당하던 피고가 계약 해지 후 경쟁 업체를 설립한 뒤, 기존 거래처를 빼돌려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계약 당시 작성한 '개인정보 파기 확약서'를 위반하여 퇴사 직전 회사 PC에 저장된 광고주 관련 정보를 USB에 무단으로 복제하고, 이를 이용해 기존 거래처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부당한 영업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했다.
2. 핵심 법률 쟁점
본 사건은 퇴사하는 직원의 고객 정보 활용과 관련된 분쟁으로, 다음 세 가지가 핵심 법률 쟁점이 되었다.
Q: 광고주의 계정 정보나 계약 내역이 담긴 고객 DB는 법적으로 보호받는 영업비밀에 해당할까?
본 사건에서 원고는 고객 DB가 회사의 핵심 자산이자 보호되어야 할 개인정보 및 영업정보라고 주장하였다. 반면 피고는 해당 정보가 이미 원고에게 공유되었거나 업계에서 통용되는 정보이므로 법적으로 보호받는 영업비밀이나 개인정보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하였다. 정보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상 영업비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 비밀관리성이라는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Q: 퇴사 시 작성한 '개인정보 파기 확약서'는 유효한 경업금지의무를 부과할까?
원고는 피고가 작성한 확약서에 따라 취득한 개인정보를 파기하고 사용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고는 해당 약정이 사실상 퇴사 후의 경쟁 영업을 금지하는 경업금지약정에 해당하며, 이는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여 무효라고 맞섰다.
Q: 퇴사 직원의 거래처 유치 행위로 발생한 매출 감소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로 인정할 수 있을까?
원고는 피고의 부당한 거래처 유인 행위로 인해 기존 광고계약이 해지되거나 광고 단가가 인하되는 직접적인 손해가 발생했음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의 매출 감소는 정당한 경쟁의 결과일 뿐 자신의 행위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으며, 구체적인 손해액 또한 입증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3. 법리적 분석
본 사건은 법원의 판결이 아닌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조정으로 종결되었다. 그러나 청구금액 1억 4천만 원을 훨씬 상회하는 2억 6,100만 원에 합의가 이루어진 점은, 원고 측의 법적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가졌음을 시사한다.
만약 고객 DB가 영업비밀의 요건을 갖추었다면 이를 무단으로 유출하여 영업에 활용하는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설령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직원이 재직 중 얻은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전 직장의 거래처를 빼앗는 행위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나 계약상 의무를 위반한 민법 제390조의 채무불이행에 해당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원고 측이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통해 피고가 USB에 고객 DB를 복제하고 관련 파일을 삭제한 객관적 증거를 확보한 것이 주장의 신빙성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 관련 법률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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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련 법규 및 판례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금지행위) 제3항 (가)목, (라)목 가. 절취(竊取), 기망(欺罔), 협박, 그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하는 행위(이하 “부정취득행위”라 한다) 또는 그 취득한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비밀을 유지하면서 특정인에게 알리는 것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하는 행위 라. 계약관계 등에 따라 영업비밀을 비밀로서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그 영업비밀의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 |
|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다12528 판결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1]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서 정한 ‘영업비밀’ 요건의 구체적 의미 판결요지 [1]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는 것인데, 여기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다’는 것은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정보 보유자가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또는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