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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침해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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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현대의 상표권 침해 판단은 단순히 '비슷한가'를 넘어 '소비자가 헷갈리는가(혼동 가능성)' '상표를 상표답게 썼는가(상표적 사용)'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1. 상표권 침해의 3대 판단 요소

상표권 침해가 성립하려면 다음 세 가지 조건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합니다.

  1. 상표의 동일·유사성: 외관(Visual), 호칭(Phonetic), 관념(Semantic) 중 하나라도 유사하여 출처의 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가?
  2. 상품의 동일·유사성: 지정상품과 실제 사용 상품이 경제적으로 견련되어 있어 소비자에게 같은 집단에서 만든 것처럼 보이는가?
  3. 상표적 사용: 단순히 디자인이나 설명문구가 아니라, '상품의 출처를 나타내기 위한 용도'로 사용했는가?

2. 상표의 유사성 판단 방법 (전·객·이 원칙)

법원은 상표가 닮았는지 판단할 때 매우 구체적인 방법론을 사용합니다.

  • 전체적 관찰: 상표를 부분적으로 쪼개기보다 전체적인 인상을 봅니다.
  • 객관적 관찰: 특정인의 주관이 아닌 일반 수요자의 눈높이에서 판단합니다.
  • 이격적 관찰: 두 상표를 나란히 두고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장소를 달리하여 만났을 때 '잔상'에 의해 혼동이 생기는지를 봅니다.

3. 새로운 디지털 영역에서의 상표권

인터넷과 가상 자산의 발달로 상표권의 경계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 NFT (대체불가토큰): 미국의 '메타버킨스' 판례처럼, 예술적 표현이라 주장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출처의 혼동을 준다면 침해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바타용 아이템 등 상품성이 강할수록 침해 가능성이 큽니다.
  • 도메인 이름 & 메타태그: 단순히 도메인을 등록하는 것만으로는 침해가 아닐 수 있으나, 이를 통해 유사 상품을 판매하거나 검색 결과에 부당하게 노출되도록 유도(메타태그)하는 행위는 침해 또는 부정경쟁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 키워드 광고: 타인의 상표를 검색어로 사서 자사 배너를 띄우는 행위는 '최초 관심 혼동'을 일으키는지 여부가 쟁점입니다.

4. 상표권 남용과 주지상표의 충돌

상표권은 '등록'을 기준으로 하지만, 현실에서 유명한 '주지상표'와의 관계는 복잡합니다.

  • 권리남용 항변: 상표권자가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려 하거나, 보호 가치가 없는 상표로 정당한 선사용자를 공격할 때 법원은 '권리남용'으로 보아 침해 주장을 배척할 수 있습니다.
  • 부정경쟁방지법과의 관계: 상표법상 등록 무효 심판을 청구할 수 없는 상황(제척기간 경과 등)이라 하더라도, 주지상표의 명성에 무단 편승하는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해 별도로 제재될 수 있습니다.

* 본 법률위키는 저자의 허락을 받아 『지식재산권법』(제6판)의 원문을 수록하였습니다. 본 저서의 전체 목차와 체계적인 분류는 [지식재산권법] 목차 및 전체 가이드: 정상조·박준석 공저 (제6판) 페이지에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가. 상표권의 효력과 상표권의 침해

상표법은 무엇이 상표권의 침해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지만 상표사용의 개념과 상표권의 효력에 관한 규정을 고려해 볼 때 상표권자의 허락 없이 상표를 지정상품에 사용하는 행위가 상표권의 침해로 된다고 해석된다. 다만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지정상품과 동일한 상품에 사용하는 경우에만 수요자의 출처혼동이 초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표법은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하거나 사용하게 할 목적으로 교부·판매·위조·모조 또는 소지하는 행위도 상표권의 침해로 본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상표법 제108조 제1항). 이러한 점에서 상표권의 효력범위와 상표권의 침해 판단기준은 일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상표권의 침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① 등록상표와의 동일·유사성 여부 ② 지정상품과의 동일·유사성 ③ 상표의 사용 여부가 중요한 요소가 되므로 이하에서는 이들 항목에 대해서 차례대로 살펴보도록 한다.

 

나. 등록상표와의 동일·유사성

(A) 출처의 혼동과 상표의 동일·유사성

상표법은 수요자의 출처혼동을 방지함으로써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지만, 상표권의 침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상표 및 상품의 동일·유사성만을 규정하고 있고 수요자의 출처혼동 여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 우리 대법원은 상표 및 상품의 동일·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출처의 혼동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을 뿐이다.316) 이 는 혼동가능성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부정경쟁방지법과 대비되고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는 상표에 관한 상표법 제7조를 보면 수요자의 출처혼동이 하나의 부등록사유로 되어 있는 것과도 대비된다. 그렇다면 상표 자체는 동일하거나 유사하지만 수 요자 출처혼동의 위험은 없다고 판단되어서 상표등록은 되었고 등록무효사유는 없 다고 판단되었지만 자신의 등록상표를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등록상표권을 침해할 수도 있는지 문제된다.317) 오히려 동일·유사한 상표를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 품에 사용하더라도 수요자에 의한 출처혼동의 위험이 없으면 상표권의 침해로 되 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상표법의 목적에 부합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대법원도 상표의 외관, 호칭, 관념 가운데 무엇을 중심으로 하여 비교·판단하는가에 따라서 그 유사성 여부에 관한 판단이 숙명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 것임을 지적하면서 출처 의 혼동을 방지함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하고 상표권자의 영업상의 신용을 보호해야 한다고 하는 상표법의 법목적을 고려할 때, 상표의 동일·유사성 여부의 판단은 상 품이나 서비스의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있느냐 없느냐를 기준으로 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318) 이러한 맥락에서 상표의 동일·유사성을 상표권침해의 기준으로 정하고 있는 상표법 규정에 대해서는 입법론적 의문이 제기된다.319) 특히 서비스에 대한 상표의 경우에 동일·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더라도 영업 지역을 달리 하는 경우에는 획일적으로 상표권의 침해라고 보기보다 구체적으로 출처혼동이 있 는지 여부에 따라서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일 것이다.

316) 대법원 1991. 12. 27. 선고 91후1076 판결. 
317) 예컨대 대법원 1996. 7. 30. 선고 95후1821 판결에서 Rolens와 Rolex는 수요자 혼동의 위험이 없어서 등록은 유효하지만 두 상표가 유사하다고 인정된 만큼 상표법 제108조에 의하면 상표권의 침해로 될 수도 있다고 하 는 불합리한 결과로 된다. 
318) 대법원 1988. 1. 12. 선고 86후77 판결. 
319) 미국 연방상표법(15 U.S.C. §1114)은 혼동가능성을 상표권침해의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고, 따라서 지역적으로 서로 상이한 지역에서 별도로 영업을 수행하는 경우에 혼동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상표권의 침해로 되지 않는다 는 판결도 있다: Dawn Donut Co. v. Harts Food Stores, 267 F.2d 358 (2d Cir. 1959). 물론 상표권자가 그 영업 지역을 확장한다면 혼동가능성이 사후적으로 생기고 따라서 상표권의 침해로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B) 역혼동

통상적인 형태의 출처혼동(forward confusion)은 상표를 먼저 사용한 자(선사용자)의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나중에 사용하는 자(제2사용자)가 선사용자의 명성이나 신용에 편승하는 경우이지만 역혼동(逆混同, reverse confusion)은 제2사용자의 영업규모가 선사용자보다 크고 제2사용자의 상표가 더 넓고 강한 주지성을 획득한 경우, 제2사용자의 상표사용으로 인하여 마치 선사용자의 상품이나 서비스의 출처가 제2사용자인 것처럼 혼동되는 것을 말한다. 선사용주의를 취하는 미국과 달리 선출원주의인 우리 상표법은 등록상표에 대해서만 상표권을 부여하고 선출원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의 등록은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역혼동의 문제는 상표등록무효심판의 문제에 불과할 것이다. 또한 선사용자의 상표가 등록되어 있지 않고 무효심판청구의 제척기간도 경과한 경우에는(상표법 제208조) 현행 상표법 하에서 역혼동이 구제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역혼동도 수요자들에게 출처의 혼동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형태의 출처혼동과 유사하고 더욱이 선사용자의 상표가 이미 주지성을 획득한 상태이어서 제2사용자가 선사용자의 상표의 존재를 알면서도 동일·유사한 상표를 사용해서 역혼동을 초래한다면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될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 있다.320)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되는 역혼동을 방치한다면 제2, 제3의 상표사용자가 선사용자보다 더 큰 규모의 영업을 수행하고 더 강한 주지성을 획득하기만 하면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하는 강자예찬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320) 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1다73879 판결은 영업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역혼동의 가능성이 없다고 판시했으나 역혼동이 위법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판례로 보인다. 역혼동을 부정경쟁행위로 인정한 미국 판례로는 Big O Tire Dealers, Inc. v. Goodyear Tire & Rubber Co., 561 F.2d 1365 (10th Cir. 1977) 및 Banff, Ltd. v. Federated Department Stores, Inc., 841 F.2d 486 (2d Cir. 1988) 참고.

(C) 동일·유사성의 판단기준

상표는 기호, 문자, 도형 또는 이들의 결합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그 구성요소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그 외관·호칭·관념을 통하여 그 출처표시가 수요자에게 인식된다. 따라서 상표의 동일·유사 여부는 그 외관·호칭·관념을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의 입장에서 관찰하여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게 된다. 비교대상상표들의 외관·호칭·관념 가운데 어느 하나만 유사하여도 상품출처혼동의 우려가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유사상표에 해당된다고 보게 된다. 그러나 외관·호칭·관념 중에서 어느 하나가 유사하다 하더라도 전체로서의 상표가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상표에 대하여 느끼는 직관적 인식을 기준으로 하여 명확히 출처의 오인·혼동을 피할 수 있는 경우에는 유사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반대로 서로 다른 부분이 있어도 그 호칭이나 관념이 유사하여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오인·혼동하기 쉬운 경우에는 유사상표라고 보아야 한다.321) 결국 상표의 유사 여부는 수요자에 의한 혼동 여부를 전제로 한 판단이기 때문이다.322)

321)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1후3415 판결. 
322)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다216522 판결,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도11550 판결.

상표의 외관·호칭·관념이 유사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겠지만, 비교대상 상표가 기호, 문자, 도형, 색채 가운데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가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 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도형상표의 경우에는 그 외관이 주된 판단기준이 되겠지만,323) 문자상표의 경우에는 그 호칭·관념이 보다 주된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 그 러나 도형상표의 경우에도 수요자 간에 문제된 도형의 일반적 호칭이 형성되어 있다면 그 호칭도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324) 또한 문자상표의 경우에도 수요 자 간에 호칭·관념뿐만 아니라 외관의 유사성으로 인해 혼동이 초래된다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있고 따라서 문자상표의 외관도 판단기준의 일부로 될 수 있다. 요컨 대, 상표의 유사성은 궁극적으로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수요자 간에 오인·혼동을 야기할 만한 유사성을 의미하므로 상표의 외관·호칭·관념 가운데 무엇을 중심으로 유사성을 판단하는가로부터 비롯해서 상표의 외관·호칭·관념이 과연 무엇인가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요자의 인식이 주된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영문으로 구성된 문자상표의 경우에 영어식, 불어식, 독일어식 또는 한국식 발음이 서로 다 르다면 어떠한 방식의 호칭을 기준으로 유사성 여부를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도 수 요자의 통상적인 호칭 내지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325) 2개 이상의 단어가 결합된 문자상표라거나 문자와 도형 또는 기호가 결합된 결합상표 등의 경 우에 어떻게 그 외관·호칭·관념의 유사성 여부의 판단을 할 것인가의 문제는 판단 방법에 관한 다음 항목에서 설명하도록 한다.

323) 대법원 2000. 12. 26. 선고 98도2743 판결,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15512 판결. 
324) 예컨대, 나비도형, 말도형, 토끼도형 등은 나비, 말, 토끼 등으로 호칭될 수 있으므로 그러한 호칭의 유사성 여 부가 상표의 유사성 여부의 판단기준으로 될 수 있다: 대법원 1990. 10. 16. 선고 90후687 판결, 대법원 1990. 12. 11.선고 90후1000판결, 대법원 1988. 3. 8. 선고 87후24 판결. 
325) 대법원 1986. 2. 11. 선고 85후76 판결, 대법원 1986. 2. 11. 선고 85후76 판결, 대법원 1989. 3. 14. 선고 88후 19 판결, 대법원 1987. 3. 24. 선고 86후56 판결, 대법원 1990. 1. 25. 선고 89후650 판결.

(D) 동일·유사성의 판단방법

상표의 유사성 여부의 판단은 관련 시장에서 수요자들이 상표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비교하는지의 인식방법론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유사성 여부의 판단 방법은 수요자가 상표를 인식하고 비교하는 방법에 가장 가까운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 판례는 비교대상 상표를 그 외관, 관념 및 호칭의 점에서 전체적, 객관적 및 이격적으로 관찰하여 상품의 출처에 대한 오인, 혼동을 가져올 우려가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서 판단하고 있다.326) 수요자들이 상표를 한눈에 전체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유사성 여부의 판단도 전체적 관찰의 방법으로 하는 것이 당연하고 특정 판사나 수요자의 주관적인 판단의 문제가 아니므로 객관적 관찰의 방법에 의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이격적으로 관찰한다고 함은 두 개의 상표를 놓고 대비하여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기회에 별개의 장소에서 상표를 대하였을 때 다른 상표에 대한 유사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의 여부를 관찰함을 뜻한다.327) 법원은 비교대상 상표를 나란히 놓고 분석하면 비교하기 쉽지만 현실적으로 수요자들은 각각의 상표를 각각 별도의 시간과 장소에서 보고 판단하게 되기 때문이다.

326) 대법원 2000. 3. 23. 선고 97후2323 판결, 대법원 1993. 7. 13. 선고 92후2120 판결. 
327) 대법원 1989. 12. 12. 선고 88후1335 판결, 대법원 1990. 7. 27. 선고 89후919 판결.

유사성 여부의 판단은 전체적 관찰의 방법에 의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상표의 특정한 부분이 수요자의 주의를 끌고 그 부분이 식별력을 갖춘 부분, 즉 중요한 부분(요부) 이라면 그 부분만을 대비해서 유사성 여부의 판단을 할 수 있을까? 문자와 문자 또는 기호나 도형이 결합된 상표에서와 같이 수요자들이 상표의 특정 부분만으로 출처를 인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따라서 그와 같이 식별력을 갖춘 요부를 비교함으로써 유사성 여부의 판단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대법원도 상표 상호 간에 유사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 요부를 이루는 부분이 서로 달라 전체적으로 관찰할 때 피차 오인, 혼동을 일으키게 할 우려가 없는 것은 유사상표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328) 무엇이 식별력을 갖춘 요부에 해당되는가를 둘러싸고 다툼이 집중되는 경우가 많지만 요부의 관찰에 의해서 유사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전체적 관찰의 원칙과 상반되거나 법원의 분석적 판단을 수요자의 판단에 우선시키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

328) 대법원 1990. 6. 8. 선고 90후274 판결.

 

다. 상표의 사용

‘상표사용’이라고 함은 상품에 상표를 표시하거나 그러한 상품을 양도, 전시, 수출 또는 수입하거나 또는 상품에 관한 광고 등에 상표를 표시하고 전시하거나 널리 알리는 행위를 말한다(상표법 제2조 1항 11호).

상품에 상표를 표시한다는 것은 상표를 위조해서 상품이나 그 포장에 부착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상품포장 가운데 일시적 포장을 위한 것이라는 것이 명백해서 상품출처의 혼동을 초래할 위험이 없는 포장은 포함되지 않는다.329)

329) 대법원 1986. 7. 22. 선고 86도1218 판결.

상표를 표시한 상품을 생산해서 양도 또는 수출하는 것도 상표의 사용에 해당되는데, 예컨대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에 의하여 수출할 목적으로만 상표를 표시한 상품을 생산한 경우에도 상표의 사용에 해당된다.330) 상표가 표시된 상품, 즉 상표품을 배포하는 행위는 상표사용에 해당되기 때문에 제3자가 상표권자의 허락 없이 상표품을 배포하는 행위는 상표권의 침해로 되지만 상표권자에 의해서 상표 품이 일단 배포되거나 상표권자의 허락에 의하여 상표품이 일단 배포되고 난 이후 의 유통단계에서의 계속적인 배포행위는 상표권자의 허락 없이 하더라도 상표권침 해로 되는 상표사용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석되고 있다. 그 근거는 상표권자의 묵 시적인 허락이 있었다고 보거나 또는 상표권자의 최초의 배포행위에 의해서 상표 권이 소진(exhaustion of right)되었다고 본다. 여기에서 특히 문제되는 것은 국내적 으로뿐 아니라 상표권의 소진이 국제적인 차원에서도 인정되는가 하는 문제이고 이러한 문제는 등록상표가 외국에서 부착된 정품 또는 진정상품을 국내 상표권자 의 허락 없이 제3자가 병행수입(parallel imports)하는 것이 상표권의 침해로 되는 상표사용에 해당되는지 여부의 문제이다. 수출입에 있어서 상표사용의 주체가 누구 인가도 어려운 문제의 하나인데, 우리 대법원은 자신의 상표가 아니라 주문자가 요 구하는 상표로 상품을 생산하여 주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이른바 OEM 방식)에 의한 수출에 있어서는 상품제조에 대한 품질관리 등 실질적인 통제가 주문자에 의 하여 유지되고 있고 수출업자의 생산은 오직 주문자의 주문에만 의존하며 생산된 제품 전량이 주문자에게 인도되는 것이 보통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문자 인 상표권자나 사용권자가 상표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331)

330) 대법원 1994. 2. 22. 선고 93도3227 판결. 
331) 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2후740 판결

상품에 관한 광고 등에 상표를 표시하고 전시하거나 널리 알리는 행위도 상표사용 에 해당된다. 광고에서 타인의 상표를 상표권자의 허락 없이 게재함으로써 타인의 상품 이나 영업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것으로 수요자를 오인하게 하는 경우에 상표권의 침해 로 되는 상표사용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상품과 경쟁업자의 상품을 비교 하는 비교광고(comparative advertising)에서 타인의 상표를 사용하는 행위가 상표권 의 침해에 해당되는 상표사용에 해당되는지의 문제는 어려운 문제이다.332) 비교광 고에 있어서 자기의 상품과 경쟁상대의 상품을 비교하면서 자기상품의 유리한 면 만을 강조함으로써 진실을 왜곡하는 비교광고는 경쟁상대는 물론 수요자를 기망하 는 허위광고로서 상표권침해에 해당되고 공정거래법의 규제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비교광고가 진실이며 수요자들에게 상품에 관한 비교를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상표를 사용하는 것은 소위 공정사용(fair use)이고 상표권침해라고 보기 어렵다.333) 또한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을 사용한 경우이지만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디자인적으로만 사용한 경우에도 상표의 사용으로 볼 수 없다는 우리 대법원 판례가 있다.334)

332) 문자상표와 동일한 문자로 구성된 도메인이름(domain name)을 사용해서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이 상표를 광 고에 사용하는 것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는 바, 이에 대해서는 전술한 ‘상표와 유사한 개념’ 중 ‘인 터넷 주소’에 관한 설명 및 후술하는 ‘인터넷 주소에 의한 상표권침해’ 부분 설명 각 참조.
333) 유럽공동체의 상표권지침(Trade Marks Directive)과 그 지침에 따라서 1994년에 새로이 제정된 영국의 상표 법은, 타인의 상표를 사용함으로써 부당한 이익을 꾀하거나 당해 상표의 식별력과 신용 등에 해를 미치지 아니하는 한 당해 상표의 비교광고에서의 사용은 허용된다고 규정하고 있다[Section 10 (6) of the Trade Marks Act 1994]. 
334) 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도1424 판결.

상표권의 효력은 상표권자가 지정상품에 등록상표를 사용할 권리에 한정되는데, 제 3 자에 의한 상표권침해 여부의 판단에 있어서는 상표사용의 개념은 지정상품과 유사한 상품에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는 것까지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어려운 문제는 등록상표를 지정상품과 관련된 서비스에 표시하는 행위도 상표사용에 해당되는지 여부인데, 우리 대법원은 지정상품과 밀접히 관련된 서비스에 등록상표를 표시함으로써 수요자의 출처혼동 내지는 상품과 서비스의 주체에 관한 관련성을 오인하게 한다면 상표권침해에 해당되는 상표사용이라고 본다고 판시한 바 있다.335) 상표법과는 달리 부정경쟁방지법은 상표의 주지성을 전제로 해서 상품의 종류를 불문하고 출처의 혼동이 있으면 넓은 의미의 상표권침해, 즉 부정경쟁행위의 성립을 인정한다.

335) 대법원 1996. 6. 11. 선고 95도1770 판결, 대법원 1993. 12. 21. 선고 92후1844 판결. 유사 취지의 대법원 1987. 7. 21. 선고 86후167 판결.

최근 온라인상 상표를 표시하거나 온라인상으로 다양한 디지털 상품(Digital Goods)이 유통되고 있어서 이러한 행위가 상표의 사용에 해당하는지 문제되고 있다. 2022년에 개정된 상표법은 디지털 상품의 온라인 유통 증가에 부응하여 ‘상표사용’의 개념을 확대했다. 개정 상표법에 의하면 상품 또는 그 포장에 상표를 표시한 것을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행위도 상표사용에 해당한다(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1호 나목). 디지털 상품의 온라인 유통에서의 상표사용이 문제될 수 있는 대표적인 경우로 ‘대체불가토큰(Non-Fungible Token: NFT)’에 관한 상표권분쟁을 들 수 있다. 미국사례이지만, 신발업체 나이키(Nike)는 나이키 신발의 이미지를 NFT로 제작해서 판매한 스톡엑스(StockX)를 상대로 상표권침해를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스톡엑스(StockX)는 인기 상품을 구매한 뒤 비싸게 되파는 온라인 리셀플랫폼(Online Re-sell Platform)으로, 정품 검증을 마친 상품에 한하여 상품의 사진, 이름, 설명 등이 첨부된 NFT를 판매했고, NFT를 구입한 사람들은 언제든지 스톡엑스에 보관된 상품과 교환해갈 수 있다. 나이키는 스톡엑스가 판매한 NFT에 첨부된 신발 사진에 나이키 마크가 무단사용되었고 NFT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나 이키와 연관되어 있다고 혼동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상표권침해에 해당한다고 주 장했다. 그러나, 스톡엑스는 (i) 정품 나이키 상품의 재판매는 상표법상 권리소진의 원칙에 의해 적법한 판매에 해당하고, (ii) NFT에 첨부된 사진 속의 나이키 상표 는 공정이용에 해당하며, (iii) 소비자는 스톡엑스에서의 재판매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이키와의 혼동우려는 없다고 항변했다. NFT에서의 공정이용의 항 변은 우리나라에서 NFT 사진 속의 상표사용이 상표법상 상표사용에 해당하는지 를 둘러싼 논의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그에 관한 미국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최근에 타인의 상표를 NFT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이 상표권침해로 될 수 있다 고 본 미국 사례가 있었다. 2023년2월 뉴욕남부지방법원은 로스차일드 (Rothschild)가 메타버킨스(Metabirkins)NFT 무단 제작 및 판매로 에르메스 (Hermès)의 등록된 문자상표 ‘Birkin’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평결했다. 로스 차일드는 에르메스의 고가의 가죽가방이 잔인한 동물학대라고 비난하면서 털로 덮 힌 버킨백의 이미지를 만들고 그 이미지를 NFT로 제작하면서 자신의 버킨백 이미 지 작품을 설명하는 제목으로 ‘Metabirkins’를 사용하는 것일 뿐이고 출처표시로 ‘Birkin’을 표시한 것은 아니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메타버킨스’라는 제목이 NFT 홍보를 위해서 사용된 것으로 그 출처, 후원 또는 소속에 대해 소비자들의 혼 동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336) 더 나아가 에르메스는 로스차일드가 만 든 버킨백 이미지가 자사의 등록된 도형상표와 유사한 가방형태로 되어 있어서 상 표권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메타버킨스 이미지 자체는 예술 작품으 로서 보호받을 자격이 있다고 전제하고, NFT로 그 디지털 이미지의 위치를 표시하 고 이미지를 인증한다는 이유만으로 예술 작품이 상품으로 바뀌고 도형상표의 무 단이용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법원은 NFT로 인증되는 이미지 가 메타버스에서 아바타 착용 목적의 디지털 아이템으로 판매되는 경우에는 예술 작품이 아니라 도형상표를 무단이용한 상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NFT 이미지는 소비자의 혼동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예술작품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 뿐이라는 점을 명백히 한 것이다.

336) Hermès International, et al. v. Mason Rothschild, 2023 WL 4145518 (S.D.N.Y., 2023).

 

라. 주지상표에 대한 권리의 침해

(A)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보호

상표법은 상표 등록단계에서 주지상표를 보호하지만 이러한 상표법상의 보호는 주지상표 보유자가 제3자에 의한 상표등록을 저지하거나 무효라고 주장할 수 있는 소극적인 보호임에 반해서 부정경쟁방지법은 주지상표 보유자에게 일정한 경우에 제3자의 무단사용에 대한 금지청구권과 손해배상청구권을 부여해 주고 있는데 이러한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보호는 주지상표 보유자가 사실상 배타적으로 주지상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적극적인 보호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물론 주지상표의 보유자가 자신의 상표를 상표법에 따라서 등록한 경우에는 상표법상의 상표권을 취득하게 되고 주지상표의 보유자는 상표법상의 상표권(좁은 의미의 상표권 또는 등록상표권)과 부정경쟁방지법상의 권리(넓은 의미의 상표권)를 모두 가지게 된다. 그러나 주지상표의 보유자가 자신의 상표를 상표법에 따라 등록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상표법상의 상표권은 취득할 수 없고 오직 부정경쟁방지법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뿐이다.

부정경쟁방지법상의 권리는 상표법상 등록상표에 부여된 좁은 의미의 상표권과는 달리 출처혼동이 있을 수 있는 범위 그리고 자신의 영업상 이익이 침해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보호되는 권리에 불과한 것이다. 예컨대 국내 사례 가운데 행정규제로 인해서 상호의 사용지역이 제한된다는 점이 혼동가능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된 경우가 있는데, 약사법상 약국은 타처에 지점이나 대리점을 둘 수 없는 지역적인 제한을 받고 있어서 수원시에 소재하는 약국이 서울에 소재하는 보령약국이라는 상호를 사용하였다고 해서 서울 소재 보령약국의 수원지점 또는 대리점처럼 행세한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양자 간에 의약품의 판매에서 영업상 활동에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부정경쟁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우리 대법원은 판시한 바 있다.337)

337) 대법원 1974. 12. 10. 선고 73도1970 판결.

(B) 주지상표와 등록상표의 병존

주지상표에 대한 권리는 상표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상표의 사용으로 인해서 수요자 간에 형성된 주지의 출처표시에 관한 지위를 보호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주지성의 정도와 범위 및 내용에 따라서 동일한 상표가 2개 이상의 주지상표로 병존할 수 있고338) 등록상표와도 병존할 수 있다. 주지상표가 먼저 존재하면 등록상표가 반드시 무효로 되어야 한다든지 아니면 그 반대로 등록상표권자가 언제나 주지상표의 사용금지를 청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이 공히 추구하는 출처혼동방지의 견지에서 병존 여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 보아야 할 문제일 뿐이다. 따라서 제조업자 표시라거나 원산지 표시 등의 방법으로 출처혼동을 피할 수 있다면 주지상표와 등록상표가 병존하면서 주지상표의 보유자에 게 일정한 범위의 주지지역 내에서는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금지청구권을 인정하 고 그 이외의 지역에서는 등록상표권자에게 상표법상의 금지청구권을 인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339)

338) 대법원 1976. 2. 10. 선고 74다1989 판결.
339) 송영식, 전게논문, p. 16.

(C) 주지상표와 등록상표의 충돌

상표법은 부등록사유에 관한 규정을 통해서 주지상표를 보호하고 부정경쟁방 지법은 주지상표의 보유자에게 일정한 경우의 무단사용에 대한 금지청구권과 손해 배상청구권 등의 구제수단을 부여해 줌으로써 주지상표의 보호에 관해서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은 모순 없이 일응 효율적인 역할 분담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상표법상 부등록사유에 관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주지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가 제3자에 의해서 먼저 등록된 경우에 등록상표의 보유자 인 상표권자가 주지상표의 사용을 금지하게 되면 당해 상표의 선사용자인 주지상 표 보유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부정경쟁방지법의 취지에 반하고 다른 한편 주지상 표 보유자가 상표법에 규정된 무효심판청구를 하지 아니한 채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부정경쟁행위의 성립을 주장하며 등록상표의 사용을 금지하게 되면340) 등록 상표의 안정과 공신력을 파괴하게 되어 상표법의 취지에 반한다. 다시 말해서, 주 지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가 제3자에 의해서 먼저 등록된 경우에, 상표법은 상표 등록무효심판의 청구 및 심판청구의 제척기간에 관한 규정(상표법 제34조, 제117조, 제122조)을 둠으로써 부정경쟁방지법과의 조화를 도모하고 있는데, 이러한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 주지상표나 등록상표의 사용을 금지할 수 있게 된다면 부정경쟁 방지법 또는 상표법의 취지에 반하여 양 법의 모순을 초래하고 주지상표와 등록상표 간의 우선순위에 관해서 양 법이 규정하고 있는 우선순위와 전혀 상이한 우선순위를 새롭게 설정하는 문제점을 가져다준다.

340) 대법원 2000. 5. 12. 선고 98다49142 판결 참고.

(D) 주지·저명 상표의 선점이 상표법 남용인가 여부

전술한 바와 같이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가 상표법우선의 원칙 또는 부정경쟁 방지법의 보충적 적용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주지의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등록해서 사용하는 것 자체가 상표법을 남용·악용한 것으로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 된다고 볼 수 있는가, 그리고 그렇게 본다면 그것은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의 상표 법우선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를 의미하는 것인가의 어려운 문제가 있다. 대 법원은 한결같이 주지·저명한 상표를 타인이 먼저 상표등록한 것은 상표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한 것이 되어 상표법에 의한 적법한 권리의 행사라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전제한 후 부정경쟁행위의 성립을 인정하고 있다.341)

341) 대법원 2008. 9. 11.자 2007마1569 결정. 그 외에도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도2054 판결, 대법원 1995. 11. 7. 선고 94도3287 판결, 대법원 2000. 5. 12. 선고 98다49142 판결, 대법원 2001. 4. 10. 선고 2000다4487 판결,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다19950 판결.

주지·저명한 타인의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먼저 등록하는 것은 상표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한 것인가? 본래 상표는 식별력도 중요하지만 고객흡인력을 가진 것으로 선택해서 등록출원을 하게 되는데 보통명사나 관용표장은 식별력이 없기 때문에 보통명사나 관용표장을 변형해서 출원하거나 주지·저명한 타인의 상표를 출처혼동의 염려가 없는 전혀 상이한 상품을 지정상품으로 해서 등록출원하는 것은 빈번히 이루어지는 현상이고 그러한 시장수요의 선악을 논할 필요도 없다. 상표법이 상정하지 아니한 선악의 기준을 새로이 도입하는 것은 입법적 해석일 뿐이다. 상표법의 관심은 등록출원 상표의 식별력을 엄격히 심사해서 보통명사나 관용표장을 특정인이 독점하지 못하게 하고 지정상품의 동일·유사성이나 출처혼동 여부를 엄격히 심사해서 주지·저명한 상표의 보유자의 보호법익을 보호하는 것일 뿐이다. 타인의 주지·저명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먼저 등록하고자 하는 시장의 수요는 그에 관련된 경영판단을 판사의 개인적 도덕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고 오직 상표법 제33조 및 제34조에 규정된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효율적으로 규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지·저명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는 등록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등록된 경우(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한 상기 대법원 판결의 사례가 대부분 그러한 경우에 해당됨)에 대비해서 상표법은 상표등록무효심판에 의해서 상표등록을 무효로 확정하고 상표등록이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만들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두고 있다. 실제로 주지·저명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제3자가 먼저 등록한 경우에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함으로써 구제받는 사례도 많다.342) 주지·저명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제3자가 먼저 등록한 후 상표권을 행사하면서 주지· 저명 상표의 보유자를 상대로 상표사용금지를 청구하는 것을 상표권남용으로 본다면,343) 등록무효심판제도를 무시하고 사실상 등록상표의 무효를 전제로 상표권자의 권리행사를 부인하는 것일 뿐이다. 무효가 될 상표를 등록했다고 해서 상표법은 남용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요컨대, 상표법이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어서 주지·저명 상표를 먼저 등록하기 위해서 출원하는 것은 애초에 상표법이 기대하고 예상하던 바이고 그러한 상표등록출원이 상표법의 요건에 맞지 않으면 등록출원을 거절하거나 또는 등록된 후 무효심판에 의해서 무효로 만들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으므로 타인의 주지·저명 상표를 먼저 등록하는 것이 상표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342) 대법원 1988. 12. 27. 선고 87후7 판결[Nassau는 저명상표이기 때문에 그 지정상품(테니스볼)과 상이한 상품(런닝화, 가죽화, 비닐화 등)에 대해서도 동일·유사한 상표는 등록할 수 없다고 판시함], 대법원 1995. 6. 13. 선고 94후2186 판결, 대법원 1999. 2. 26. 선고 97후3975·3982 판결, 대법원 1986. 10. 14. 선고 83후77 판결 (CHANEL이 저명상표임을 이유로, 지정상품과 상이한 상품을 지정상품으로 해서 등록된 상표의 존속기간갱신을 거절하는 것이 구 상표법하에서 적법하다고 판시함). 
343) 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다67223 판결.

주지·저명 상표를 제3자가 먼저 등록해서 사용하는 것이 반드시 상표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주지·저명 상표의 선점을 부정경쟁행위로 보는 것은 상표법의 적용결과와 모순되는 것으로 상표법우선의 원칙 또는 부정경쟁방지법의 보충적 적용을 규정한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의 취지에도 반하는 해석이다. 상표법의 규정에 따라서 등록된 상표의 사용을 부정경쟁행위라고 보는 것은 상표 법상 상표등록의 공신력을 떨어뜨리고 상표법상 상표등록무효심판에 관한 규정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등록상표 간의 충돌 및 상표와 상호 간의 충돌 등 상표권과 타 인의 권리와의 조화에 대해서 상세히 규정하고 있는 상표법과 모순되는 해석인 것 이다. 상표법은 상표권과 타인의 권리와의 충돌을 예상하고 그 권리 간의 우선순위 에 관한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다(상표법 제90조 및 제92조). 타인의 주지·저명 상표 를 제3자가 먼저 등록해서 사용하는 것이 상표법상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고 무효심판에 의해서 무효로 본다는 심결이 확정되기 이전에는 타인의 상표 권(상표법상의 상표권뿐만 아니라 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되는 권리)의 침해로 되지 않는 다는 것이 상표법의 적용 결과인 것이다. 또한 주지상표의 경우에는 저명상표와 달 리 제3자가 먼저 등록한 경우에 상표등록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후에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없기 때문에(상표법 제122조) 그러한 5년의 제척기간이 경과한 후의 등 록상표는 더욱 안정되고 확고한 권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344)

344) 등록상표권의 확정에 관한 미국 입법례로 15 U.S.C. Sec. 1065(Incontestability) 참고.

등록상표를 사용하는 것이 상표법 또는 상표권의 남용이므로 상표권의 정당한 행사라고 볼 수 없다는 앞서 대법원의 입장은 상표권·특허권의 남용에 관한 기존의 대법원 판례와도 상충된다. 예컨대 대법원 판결 가운데에서도 등록상표에 관한 무 효 또는 취소심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상표권이 유효하다고 보고 상표권 의 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서 상표권의 남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도 있어서345) ‘남용’이라는 개념에 커다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비록 형사사건에서의 해석이지만, 대법원도 후출원등록상표권자 의 상표권 행사의 경우에 그 상표등록의 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이전에는 선출원등 록상표권의 침해로 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346) 등록상표를 행사하는 것이 상표법 또는 상표권의 남용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면, 마찬가지로 공지·공용의 기술을 포함하고 있거나 기타의 무효사유를 가지고 있는 특허권을 토대로 해서 제3자의 특허발명실시를 금지하려고 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특허권의 남용이고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347)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대법원은 권리범위확인심판348)과 가처분신청사건349)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일반 민사사건에서 특허권무효심결이 확정되지 않은 특허권의 행사를 부인한 사례가 없는 바, 앞의 대법원 판결에서의 상표법 또는 상표권의 남용이라는 이론구성은 기존의 특허권 관련 대법원 판례와도 모순된다. 특허권의 권리범위확인심판이나 특허권침해금지가처분신청사건에서 공지·공용의 기술에 대한 권리의 보호를 인정하지 않는 이론구성으로서 공지·공용의 기술을 포함하고 있는 특허권의 무효를 선언할 수는 없지만 공지·공용의 기술을 포함하고 있는 한도 내에서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고 그러한 한도에서 승소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등의 이론구성을 하고 있는데 상표법의 남용이나 악용이라는 이유로 부정경쟁방지법을 우선해서 적용하는 것은 상표법상 무효의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심리도 없이 왜 부정경쟁방지법을 우선해서 적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설득력 있는 이론구성이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결과적으로 상표법상 무효의 사유가 없이 적법하게 등록된 상표의 사용도 부정경쟁행위가 될 수도 있다면 상표법상 적법한 행위에 대해서 왜 부정경쟁방지법을 우선 적용함으로써 부정경쟁방지법상 위법한 행위라고 판단하는지에 관한 설득력 있는 이유가 있었어야 할 것이다. 요컨대, 주지·저명 상표의 선점이 상표법의 악용·남용에 해당된다고 보면서 상표법상의 요건과 절차를 무시하고 부정경쟁방지법을 우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남용’의 의미나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의 의미에 관한 해석론으로서는 무리한 것이다.

345) 대법원 1989. 4. 24. 선고 89다카2988 판결(권리남용은 불인정).
346) 대법원 1986. 7. 8. 선고 86도277 판결. 
347)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348) 대법원 1983. 7. 26. 선고 81후56 판결. 
349) 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다40563 결정.

또 다른 한편으로 우리 법원은 민법상의 권리남용 요건과 다르게350) 상표법의 특수한 성격을 들어 권리남용에서 주관적 요건, 즉 ‘권리의 행사가 주관적으로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이를 행사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없을 것’이란 요건은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고 명시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진한 커피’ 사건에 대한 2007년 대법원 판결351)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대법원은 “상표권자가 당해 상표를 출원·등록하게 된 목적과 경위, 상표권을 행사하기 에 이른 구체적·개별적 사정 등에 비추어 상대방에 대한 상표권의 행사가 상표사용 자의 업무상의 신용유지와 수요자의 이익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상표제도의 목적 이나 기능을 일탈하여 공정한 경쟁질서와 상거래 질서를 어지럽히고 수요자 사이 에 혼동을 초래하거나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등 법 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상표권의 행사는 비록 권리 행사의 외형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등록상표에 관한 권리를 남용하는 것으로 서 허용될 수 없고, 상표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위와 같은 근거에 비추어 볼 때 상 표권 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이 를 행사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없어야 한다는 주관적 요건을 반드시 필요 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권리남용이라는 항변을 배척한 원심을 파기하고 있다. 이런 판단의 배경에는 상표권 행사의 경우, 첫째, 상표권 자체가 손쉬운 등록 에 의하여 인정되므로 실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선사용상표(先使用商標)와 그렇지 아니한 등록상표 간에 충돌이 일어날 수 있고 선사용상표가 오히려 보호할 가치가 큰 반면 등록상표는 보호할 가치가 없거나 매우 적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등록상표권을 우선시한다면 오히려 상표제도와 목적과 기능에 배치되는 결과를 가져오므 로 이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경우 권리남용을 인정하여야 하는 점, 둘째, 이 경우 등록상표권자의 선사용자에 대한 상표권 행사가 그 등록상표권자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다고는 보기 어려움에도 만일 이때도 주관적 요건을 요구하게 된다면 상 표권 행사의 권리남용은 거의 성립하기 어려운 점 등에 대한 고려가 있다는 설명이 다.352) 그렇지만 첫째 사유는 우리 상표법이 선사용주의가 아니라 선출원주의를 채 택하고 있는 데서 오는 지극히 당연한 결과일 뿐이며 이것을 이유로 주관적 요건이 필요하지 않다고 바로 연결 짓기 곤란하고, 둘째 사유는 오해에 불과하다. 토지소 유자의 철거청구사건과 같이 민법상 권리남용이 인정되어 온 전형적 사안에서 우 리 판례가, 철거의 상대방은 지상건물 내지 공작물 전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철거로 고통과 손해를 입는 반면 토지소유자가 되찾는 대지는 대체로 ‘자투리땅’에 불과하여 기존 지상건물 내지 공작물의 대지로 계속 활용되는 것 외에는 달리 유용 한 이익을 찾기 어려우므로353) 권리남용의 주관적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긍정한 취 지 속에는 ‘자투리땅’이라는 분명한 유형물조차 권리남용의 주관적 요건에서 지칭하는 ‘이익’이 아닐 수 있다고 엄격히 제한해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시각에서 살펴보면 상표권침해 사건에서는 권리 행사자의 ‘이익’이 존재하지 않을 여지가 더 크므로 오히려 더 쉽게 권리남용의 주관적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왜냐하면 상표권은 무형(無形)의 재화로 비경합적(non-rivalrous) 성질을 가지므로 타인이 함께 사용하여도 권리자의 실제 사용이 저해되지 않고 타인의 임의사용이 중지되더라도 권리자의 실제 사용 여지가 더 넓어지는 ‘이익’이 바로 생기는 것도 아니어서 앞서 ‘자투리땅’의 반환과 달리 선뜻 이익과 연결 지을 대상조차 당장은 막연하기 때문이다.

350)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다59783 판결, 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3다40422 판결 등에서는 일반 민사사건에 있어 주관적 요건이 필요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 
351) 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다67223 판결(가처분이의). 이에 관한 평석은 박준석,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의 남용을 긍정한 우리 판례들의 논리분석”, 민사판례연구 제34권, 민사판례연구회(박영사, 2012. 2.), 1008면 이하.
352) 오영준, ‘등록상표권자의 상표권의 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등’, 대법원판례해설 69호 [2008년 상반기], 법원도서관 (2008).
353) 가령 대법원 1993. 5. 14. 선고 93다4366 판결(건물철거 등 사건). 여기서 문제된 계쟁 토지는 0.3㎡에 불과하 였고 돌려받는다 하더라도 원고의 신축 건물은 이미 완공 단계에 있어 어떤 용도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반면 피고의 철거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며 철거 후에도 상대방의 잔존 2층 건물의 효용이 크게 감소되리라는 점이 원고의 권리남용을 인정하는 근거로 참작되고 있다.

 

마. 인터넷상의 상표권침해

(A) 인터넷주소에 의한 상표권침해

인터넷상의 상표권침해는 기본적으로 전술한 상표권침해의 이론에 따르지만 도메인이름(domain name)과 같은 인터넷주소의 등록사용이라거나 배너(banner) 광고가 상표권의 침해로 되는지 여부의 문제는 조금 더 면밀한 검토를 필요로 한다. 우선 도메인이름에 관해서 보면, 도메인이름의 선점(cybersquatting)과 같이 타인의 문자상표와 동일유사한 문자로 구성된 도메인이름을 등록해서 당해 상표권자에게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려고 하는 행위는 그러한 등록만에 의해서 우리 상표법상 상표사용에 해당되는 구체적인 행위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설사 타인의 문자상표와 동일·유사한 문자로 구성된 도메인이름을 등록해서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그 웹사이트를 통해서 등록상표가 사용되는 지정상품과 동일· 유사한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에도,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웹사이트를 통한 상품판매서비스가 동일·유사한 상품이라고 볼 수 있는지 문제된다. 다만 우리 대법원은 지정상품과 서비스 사이의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해서 지정상품의 동일·유사성의 범위를 넓게 해석하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대리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삼성수원도매센타’라는 서비스표로 전기·전자용품의 판매업을 영위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상표권에 대한 침해가 된다고 한 대법원판례354)는 상품과 서비스와의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경우에 도메인이름의 사용도 상표권의 침해로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는 판례일 것이다. 위 판결에서 대법원은 서비스업 중에서 상품과 관계있는 서비스업에 대해서는 어느 상품에 사용되는 표장과 동일·유사한 표장을 그 상품과 밀접한 관련 있는 서비스업에 그 서비스표로 사용할 경우에 일반 수요자가 그 서비스업의 제공자를 상품의 제조업자와 동일인인 것처럼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상표의 서비스표적인 사용도 상표권의 침해로 된다고 판시한 것이다. 위 대법원판결은 우리나라에서 상표권의 금지권으로서의 효력범위를 되도록 넓게 인정하는 경향의 일단면을 보여 준 것이다. 따라서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문자로 구성된 도메인이름을 등록해서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행위 가 당해 상표를 상품에 부착하는 행위에 해당된다거나 또는 간판이나 표찰에 표시 하고 전시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는 한도에서 도메인이름의 등록·사용에 의한 상표 권침해의 가능성은 커진다.355) 그러나 지정상품과 서비스의 유사성을 넓게 인정하 더라도 우리 상표법은 지정상품·서비스의 동일·유사성을 상표권침해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상이한 상품을 판매하는 웹사이트에 도메인이름을 사용 하는 것은 상표권침해로 보기 어렵다. 물론 동일한 행위가 상표법상 상표권의 침해 는 아니지만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될 수는 있고, 상표권자가 우리 법원에 소송 이나 가처분신청을 제기하지 않고 ‘통일도메인이름분쟁해결규정(UDRP)’의 분쟁해결절차를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354) 대법원 1996. 6. 11. 선고 95도1770 판결.
355) 서울지법 2001. 11. 9. 선고 2001가합5123 판결.

(B) 메타텍에 의한 상표권침해

웹사이트는 HTML(hypertext markup language)이라는 언어로 작성되는데 그러한 HTML 문서 속에는 다양한 명령어가 삽입되어 있고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 특수 태그로 삽입된 것을 메타태그(meta tag)라고 한다. 검색엔진이 웹페이지를 검색할 때 메타태그 를 비롯한 몇 가지 요소를 참고해서 검색한 후 그 결과를 나타내 주기 때문에 자신의 웹페이지에 많은 소비자들이 방문하기를 원하는 기업은 메타태그에 인터넷 이용자들이 자주 검색하는 검색어를 입력하게 된다. 실제로 90년대 미국에서는 웹사이트 제작자들 이 사실은 자신의 웹사이트 내용과는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이 자주 검색 하는 주제어를 웹사이트의 메타태그에 의도적으로 삽입하는 행위가 상표권침해로 문제화되었었다.

이에 관한 미국에서의 상표권침해 여부 사례들을 보면, 우선 메타태그에 타인 의 상표를 사용하는 행위 역시 상표의 사용으로 보아 원칙적으로는 상표권침해를 인정하고 있다.356) 하지만 메타태그에서 타인의 상표를 사용한 것이 자신의 상품을 통상의 방법으로 정당하게 설명하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라면 표현의 자유에 의 해서 보호되는 적법한 것으로 공정이용(fair use)에 해당되므로 상표권침해가 성립 되지 않는다고 한다.357) 다만 검색엔진의 검색기술 발전에 따라 가령 구글(Google)과 같은 검색엔진은 종전과 달리 메타태그의 요약 내용358)에 크게 의지하지 않고 다른 사이트에 인용된 당해 웹페이지의 링크 수 등 다양한 변수를 사용하여 검색 결과를 집계하므로, 메타태그에 의한 침해방법은 종전보다는 중요성을 잃어 가고 있다.

356) Playboy Enterprises, Inc. v. Calvin Designer Label, 985 F.Supp.2d 1220 (N.D. Cal. 1997). 그 외에도 위법 한 것으로 인정된 사례로는 Insituform Technologies Inc. v. National Envirotech Group, L.L.C., 1997 WL 34658315 (E.D. La. 1997); Playboy v. AsiaFocus and Internet Promotional, Civ. No. C-97-3204 (N.D. Cal. 1997); N.V.E. v. Hoffmann-LaRoche, CA No. 99-5858 (WHW). 
357) Playboy Enterprises, Inc. v. Terri Welles, 279 F.3d 796 (9th Cir. 2002).
358) 정상조 편저,  인터넷과 법률, 현암사, 2000, 135면 이하.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앞서 미국의 판례와 달리 메타태그에 타인의 서비스표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검색엔진의 검색 결과에 자신의 사이트를 현출시켰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로는 서비스표 침해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한 하급심 판례가 있다.359)

359) 서울남부지방법원 2004. 4. 29. 선고 2002가합14533 판결.

(C) 배너 광고에 의한 상표권침해

인터넷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광고 방식이 배너(banner) 광고이다.360) 배너 광고에 타인의 상표를 사용하면 상표권의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커다란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 수준 더 높은 배너 광고는 고객 선별적인 광고 방법으로서 인터넷 이용자들이 각자 원하는 웹사이트를 검색하기 위해서 일정한 검색어를 입력하고 검색할 때 당해 검색어에 관련된 배너 광고가 검색 결과 화면에 나오도록 하는 방법이고, 이에 대해서는 상표권침해 여부에 관한 많은 논란이 제기되어 왔다. 인터넷 이용자들은 자신이 입력한 검색어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배너 광고가 검색 결과 화면에 등장하게 되면 그 광고의 효과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율적일 것이다.361) 특정 검색어에 어떠한 배너 광고를 연결시킬 것인가는 검색 전용 웹사이트 관리자 및 검색엔진 디자이너가 결정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경우에 광고비를 부담하는 광고주의 의사에 따라서 광고주가 선택한 검색어에 원하는 배너 광고를 연결하게 되고 그 검색어가 타인의 상표와 동일·유사하면 그러한 검색어 방식의 배너 광고가 상표권을 침해하는 것인지 문제된다.

360) 배너(banner)라고 함은 인터넷 웹브라우저의 메뉴 바 밑에 있는 조그만 현수막이나 깃발 모양의 직사각형이고, 배너 광고라고 함은 그 속에 광고 문안이나 그림을 삽입하고 그 문안이나 그림이 반짝거리거나 움직임으로써 인터넷 이용자들의 주목을 집중시키는 방식의 광고를 말한다. 
361) 광고 문안이 있는 배너를 클릭하게 되면 곧바로 그 광고주의 웹사이트로 연결되어 물품이나 서비스의 구입행 위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접적이고 효율적인 광고 방법이다.

이에 관하여 playboy 및 playmate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포르노 회사들의 배너 광고가 나오도록 상표 검색어 방식의 배너 광고를 가지고 있는 검색 웹사이트 ‘Excite’와 검색엔진 개발업자 ‘Netscape’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2000년 연방지방법원은 피고에 의한 원고 상표의 사용행위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로 인해 최초관심혼동(initial interest confusion)362)이나 희석화가 발생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었다. 그렇지만 2004년 연방항소법원363)은 원고의 위 주장을 인정하면서 1심판결을 파기환송한 바 있다.

362) 소비자들이 침해 상품의 구매를 결정할 시점에서는 혼동이 존재하지 않지만, 그러한 구매결정에 이르게 된 과정에서 침해자가 처음 관심을 끌기 위해 상표권자의 진정상품과 혼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한 경우이다. 
363) Playboy Enterprises, Inc. v. Netscape Communications Corp. 354 F.3d 1020 (9th Cir. 2004).

위 사안과 동일하지는 아니하지만 아울러 살펴볼 수 있는 사안이 검색엔진이 자사 의 검색 결과 중 상위에 자리매김할 수 있는 지위를 판매하는 경우이다. 가령 한국의 주요 검색엔진은 특정 주제어를 입력한 이용자들에게 제공되는 검색 결과 중 일정 부분 은 그 주제어와 관련된 업종의 사업자들이 검색엔진사업자에게 미리 제공한 광고비의 규모에 따라 상위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바. 간접침해

직접 상표권을 침해한 것은 아니지만 타인의 상표권 침해행위를 교사하거나 방조한 경우에 그러한 교사·방조행위, 즉 간접침해에 대해서도 직접침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가? 직접침해와 간접침해와의 사이에 공동불법 행위가 성립하는 한도에서는 간접침해에 대해서도 직접침해와 마찬가지로 민사책 임이 발생할 것이다. 예컨대 백화점 직원이 백화점 입점점포가 위조상표 부착 상품 을 판매하는 사실을 알고도 방치한 경우에 당해 백화점 직원은 부작위에 의한 상표 권침해의 방조를 한 것이다.364) 그러나 어느 정도의 교사 또는 방조행위가 공동불 법행위를 구성하는지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상표법 제108조는 상표위조용구 의 제작, 위조상품의 판매 목적의 소지 등을 상표권 침해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이 러한 간접침해행위가 단순히 민법상 공동불법행위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더라도 손해액 추정이라거나 침해금지청구권 등에 관한 상표법 제107조, 제110조 내지 제 113조의 특칙이 그대로 적용되는지 불분명하겠지만 이와 같이 열거된 간접침해행 위는 상표권침해로 간주되기 때문에 상표법이 상표권침해로 인한 민사책임에 대해 서 규정하고 있는 손해액 추정이라거나 침해금지청구권 등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해석된다. 그러나 간접침해행위가 언제나 직접침해의 교사 또는 방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간접침해행위에 대해서 당연히 상표권침해죄의 벌칙이 적용된 다고 보기는 어렵다.365)

364) 대법원 1997. 3. 14. 선고 96도1639 판결은 상표권침해죄의 방조가 성립한다고 판시하고 있으나, 동일한 사안 이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으로 인한 민사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365) 특허권의 간접침해가 언제나 특허권침해의 죄를 구성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한 대법원 1993. 2. 23. 선고 92 도3350 판결은 상표권의 간접침해에 대해서도 원용될 수 있을 것이다.

 

사. 항변

상표권침해의 주장에 대해서 피고 또는 침해의 의혹을 받고 있는 자로서 제기할 수 있는 항변으로는 우선 상표법 제90조에 규정된 ‘상표권효력의 제한’을 들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상표권등록이 무효라거나 취소의 대상인 경우에도 상표권등록의 무효나 취소의 항변은 상표권침해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나 침해금지청구의 소송에서는 제기할 수 없고 별도의 무효심판 또는 취소심판을 통해서 주장해야 할 것이다. 다만 상표법 제90조에 규정된 상표권효력의 제한사유가 사실상 상표법 제33 조의 상표등록요건 및 제34조의 부등록사유와 중복되는 한도에서는 상표권등록의 무효나 취소의 항변을 제기할 필요 없이 동일한 항변을 상표권효력의 제한에 관한 상표법 제90조에 근거해서 제기할 수 있다. 또한, 아래 민사적 구제에 관한 설명하는 바와 같이 침해소송에서 상표권 남용의 법리에 따른 항변이 가능하다.366)

366) 대법원 2012. 10. 18. 선고 2010다10300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다6059 판결.

 

*출처: 정상조, 박준석,『지식재산권법』 (제6판, 홍문사, 2024년) 제4장 상표법 Ⅶ. 상표권의 침해 1. 침해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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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성일시: 2026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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