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만 수정 가능한 위키입니다.
전문가회원 및 기관회원은 로그인 후 하위 위키를 개설할 수 있습니다.
상표권효력의 제한
<AI 핵심 요약>
상표권은 강력하지만 '공익'과 '공정 경쟁'을 위해 성명, 품질 표시, 선사용자의 권리 등 앞에서는 그 힘이 제한됩니다. 결국 핵심은 '소비자가 누구의 물건인지 헷갈리는가(출처 혼동)'와 '남의 명성에 무임승차하려 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1.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경우 (상표법 제90조) 상표로 등록되어 있더라도, 다음의 경우에는 상표권자가 사용을 금지할 수 없습니다. 이는 특정인에게 일상적인 단어를 독점시키지 않기 위함입니다.
2. 부정경쟁의 목적과 상표권의 부활 위의 예외 사항이라도 '나쁜 의도(부정경쟁의 목적)'가 있다면 상표권의 효력이 다시 미치게 됩니다.
3. 선사용권 (Prior Use Right) 타인이 상표를 등록하기 전부터 그 상표를 정당하게 써오던 사람을 보호하는 제도입니다.
4. 타인의 권리(특허·저작권)와의 충돌 상표권은 만능이 아니며, 다른 지식재산권과 부딪힐 때는 '날짜'가 중요합니다.
5. 상표의 공정사용 (Fair Use) 법에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상식적인 수준의 인용은 허용됩니다.
|
* 본 법률위키는 저자의 허락을 받아 『지식재산권법』(제6판)의 원문을 수록하였습니다. 본 저서의 전체 목차와 체계적인 분류는 [지식재산권법] 목차 및 전체 가이드: 정상조·박준석 공저 (제6판) 페이지에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가. 타인의 상호 등과의 관계
(A) 성명권 등의 보호
상표권은 자기의 성명·상호 등을 상거래 관행에 따라 사용하는 상표라거나 보통 명칭·산지·품질 등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하는 상표 또는 지리적 명칭으로 된 상표 또는 관용표장 등270)에는 미치지 아니한다(상표법 제90조 1호·2호·4 호).271) 이러한 상표권효력의 제한규정은 성명권·초상권 등의 인격권의 보호, 상호등의 선사용자의 제한적 보호, 상품·서비스에 관한 보통명칭 또는 산지 등의 공정사용(fair use) 및 자유로운 경쟁의 확보를 그 법목적으로 삼고 있는 규정이다. 또한 이 규정에서 문제되는 상표는 대부분의 경우에 상표등록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표이거나 부등록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상표등록무효심판청구의 사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무효심판에 의한 상표등록의 무효 여부에 관계없이 일정한 경우에 상표권의 효력을 제한해서 사실상 무효로 인정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로 된다는 점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따라서 상표등록이 무효나 취소되지 않았지만 특정 부문의 시장이나 수요자들에게는 기술적 표장으로 전락해서 식별력을 상실한 경우에는 상표권의 효력이 부분적으로만 제한될 수도 있을 것이다.272)
| 270) 이외에도 등록상표의 지정상품 또는 그 지정상품의 포장의 기능을 확보하는 불가결한 입체적 형상으로 된 상표(상표법 제51조 4호)에도 상표권의 효력은 미치지 아니한다. 271) ‘(주)코리아리서치’(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후1518 판결), ‘DECOSHEET’(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후24 판결), 커피에 관한 ‘GOLD BLEND’(대법원 1997. 5. 30. 선고 96다56382 판결), ‘SARVAR’(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도2483 판결). 272) Bayer Co. v. United Drug Co., 272 F. 505 (2d Cir. 1921)에서 Hand 판사는 아스피린(aspirin)이라는 상표가 의사, 제약회사, 약사 등의 전문 직업인들에게는 원고의 상표로서의 식별력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데 반해서 일반 수요자들에게는 아세틸살리실산(acetylsalicylic acid)의 보통명칭으로 인식되어 그 식별력을 잃게 되었다고 판단하면서 피고가 아스피린이라는 상표를 일반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해서 사용하는 것에 한해서는 침해금지청구를 인용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
(B) 성명권 등과 상표권의 조화
성명 등을 상표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성명권 등과 상표권의 충돌이 있는데, 이 규정은 성명 등을 상표로 사용한 시점이 상표등록 시점 이전인 경우에 성명권 등이 우선하기 때문에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성명 등을 상표로 사용한 시점이 상표등록 시점 이후인 경우에는 성명 등을 상표로 사용한 자에게 상표권자에 대한 부정경쟁의 목적이 있는지 여부가 기준이 된다. 또한 자신의 상호를 상표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일종의 상표 선사용자와 등록상표권자와의 충돌의 문제와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상표등록 이전부터 상호를 사용하여 오던 소위 선사용자는 부정경쟁의 목적이 없다고 추정된다.273) 상호를 광고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상표권이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274) 우리 대법원은 ‘자기의 상호를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하는 상표’의 개념을 엄격하게 해석해서 상호의 사용에 있어 일반의 주의를 끌 만한 서체나 도안으로 표시하는 등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볼 수 없는 상표적 사용의 경우에는 상표권의 효력이 미친다고 보아 상표침해죄를 구성한다고275) 해석하고 있으나 상호와 상표의 기능적 차이가 거의 없는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상호권자는 상법상 보호받는 상호를 상표처럼 사용하면서도 자신의 상호권을 행사한다고 인식할 뿐 상표권자의 상표권을 침해한다는 인식은 결여될 수 있으므로 위 대법원 판례는 구성요건적 고의가 있는지를 좀 더 검토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대법원 판례의 해석은 그 타당성이 의심스럽다. 특정 상호 가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의 일부에 관해서는 기술적 표장이거나 관용표장에 해당되지만 나머지 지정상품에 대해서는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기술적 표장 또는 관용 표장으로 볼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관한 상호의 사용에 대해서만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276) 마찬가지로 서적의 제호는 식별력을 갖추고 있 어서 상표등록이 된 경우에도 동일한 제호가 서적류에 사용되는 경우에는 당해 서 적류 또는 저작물의 명칭 내지 그 내용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품질을 나타내는 보통 명칭 또는 관용상표와 같은 성격을 가지는 한도 내에서 그러한 제호의 사용에 대해 서는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277)
| 273) ‘현풍할매집’(대법원 1996. 3. 12. 선고 95후1180 판결), ‘동성’아파트(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다31365 판결). 274) 대법원 1995. 5. 12. 선고 94후1930 판결. 275) ‘아폴로전자’(대법원 1998. 5. 22. 선고 98도401 판결), ‘대웅물산’(대법원 1993. 1. 19. 선고 92후599 판결), ‘라이프 와이샤쓰’(대법원 1990. 3. 13. 선고 89후1264 판결). 276) 대법원 1995. 4. 14. 선고 94후227 판결. 277) ‘녹정기’(대법원 1995. 9. 26. 선고 95다3381 판결), ‘생활정보 상가로’(대법원 1993. 3. 9. 선고 92다13134 판결), ‘왕비열전’(대법원 1986. 10. 28. 선고 85후75 판결). |
(C) 부정경쟁의 목적
이와 같이 상표권의 효력이 제한되는 것은 성명권 등의 보호, 상호 선사용자의 제한적 보호, 상품·서비스에 관한 보통명칭 또는 산지 등의 공정사용 및 자유로운 경쟁의 확보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등록된 상표권자의 신용이나 명성을 이용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을 목적이 있는 경우에는 상표권효력의 제한에 관한 상표법 제90조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상표법 제90조 제3항은 상표권의 효력이 제한되는 위와 같은 경우들 중 자기의 성명·상호 등을 상거래 관행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에 한정 하여 상표권의 설정등록이 있은 후에278) 부정경쟁의 목적으로 이를 사용하는 경우 에는 상표권 또는 서비스표권의 효력이 미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부정경 쟁의 목적이라고 함은 등록된 상표권자의 신용을 이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을 말하고279) 단지 등록된 상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그와 같은 목적이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며 상표권 침해자 측의 상표 선정의 동기, 피침해상 표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 주관적 사정과 상표의 유사성 및 피침해상표의 신용 상태, 영업 목적의 유사성·주지성280) 및 영업활동의 지역적 인접성, 상표권 침해자 측의 현실의 사용상태 등의 객관적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281) 요컨대, 부정경쟁의 목적이라고 하는 요건은 등록상표권자의 이익과 상호 등의 선사용자의 이익을 조화시키기 위한 도구적 개념이므로, 그 판단기준은 상표의 등록 및 사용시점을 기준으로 해서 그 이전부터 사용해 온 상호 등의 계속적인 사용이 상표권의 침해로 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상표의 등록 및 사용 시점 이후의 상호 보유자의 업종의 확장이나 영업 지역의 확장이 있었다면 부정경쟁의 목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282) 다시 말해서, 부정경쟁의 목적이라는 요건을 통해서 상호 보유자의 업종이나 영업 지역은 상표의 등록 및 사용 시점을 기준으로 고정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양 당사자의 이익의 합리적인 조화라는 법목적에 부합된다.
| 278) 상표등록 후 상호사용: ‘인테리어 규수방’(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1464 판결), ‘미광보르세따’(대법원 1993. 4. 23. 선고 93도371 판결). 279) ‘현풍할매집’(대법원 1999. 12. 7. 선고 99도3997 판결), ‘거북표’(대법원 1993. 12. 21. 선고 92후1844 판결). 280)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1후1175 판결. 281) 대법원 1995. 11. 21. 선고 95후804 판결, 대법원 1993. 12. 21. 선고 92후1844 판결.282) 대법원 1993. 10. 8. 선고 93후411 판결은 업종 및 지역의 확장에도 불구하고 부정경쟁의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으나, 이는 입증책임에 관한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판단으로 인해서 충돌하는 이익의 합리적인 조화라는 법 취지와 모순되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 |
상표법 제90조는 성명·상호 등의 경우에만 부정경쟁 목적의 예외를 규정하고 있으나, 상표권자의 신용이나 명성을 이용해서 부당한 이득을 얻는 것을 금지하고자 하는 상표법의 기본원리는 상품에 관한 보통명칭 또는 지리적 명칭의 사용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따라서 그러한 의미의 부정경쟁 목적의 예외는 명문의 규정이 없어도 마찬가지로 인정되는 예외라고 볼 수 있다. 예컨대 기술적 표장, 관용표장이 계속적인 사용으로 인해서 사후에 식별력을 취득하게 되어 등록된 상표의 경우에는 당해 기술적 표장과 동일한 문자 등을 사용함으로써 등록상표권자의 명성과 신용을 이용하고자 하는 부정경쟁의 목적이 있다면 당해 기술적 표장 등에 대해서도 상표권의 효력이 미친다고 해석된다. 본래 상표법이 기술적 표장 등에 대한 상표권의 효력을 제한한 것은 기술적 표장이 상품의 품질이나 산지 등을 설명하는 데 필요하거나 그러한 기술적 표장의 사용이 소위 공정사용에 해당되기 때문인데283) 그러한 공정사용의 범위를 벗어나서 부정경쟁의 목적으로 상표로서 사용한다면 상표권의 효력을 제한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후 식별력을 취득해서 등록상표권자가 형성한 명성과 신용을 부당하게 사용하는 것도 부정경쟁의 목적에 해당된다고 본다면 상표법에 부정경쟁 목적의 예외가 규정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부정경쟁 목적의 존부를 문제 삼을 필요가 없이 언제나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기존의 대법원 판결284)은 그 의미를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 283) 이차적 의미를 획득한 기술적 표장을 단순히 상품의 품질이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보통의 방법으로 사용한 소위 공정사용의 사례로는 Zatarains, Inc. v. Oak Grove Smokehouse, Inc., 698 F.2d 786 (5th Cir. 1983) 참조. 284) 대법원 1994. 9. 27. 선고 94다2213 판결. |
나. 선사용권
특허법과 달리 2007. 1. 개정 전까지 상표법은 선사용권을 인정하지 않았었다. 특허법에서의 선사용(prior use)권이라고 함은 특허출원 시에 그 특허출원된 발명의 내용을 알지 못하고 그 발명을 하거나 그 발명을 한 사람으로부터 알게 되어 국내에서 그 발명의 실시사업을 하거나 이를 준비하고 있는 자는 그 실시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발명 및 사업 목적의 범위 안에서 그 특허출원된 발명의 특허권에 대하여 부여한 통상실시권 을 의미한다(특허법 제103조). 특허권은 공익상 또는 제3자와의 이해조정을 이유로 제한되는데 선사용권도 법정실시권에 의한 특허권 제한 중 하나이다. 그러나 종전의 상표법 은 선사용자에게 법정사용권을 인정하지 않고 오직 주지·저명상표의 보유자가 상표등 록무효심판을 제기할 수 있게 해 줄 뿐이었다(구 상표법 제71조 제1항). 따라서 구법은 주지상표의 보유자가 등록상표의 등록무효심판을 제기하거나 등록상표의 상표권자가 선사용자에 대해서 상표권침해의 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택일을 강요하고 있고 등록상표의 보유자와 선사용자가 병존할 수 있는 길을 차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지상표에 대한 권리는 상표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상표의 사용으로 인해서 수요자 간에 형성된 주지의 출처표시에 관한 지위를 보호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주 지성의 정도와 범위 및 내용에 따라서 동일한 상표가 2개 이상의 주지상표로 병존할 수 있고 이론상 등록상표와도 병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지상표가 먼저 존재하면 등록상표가 반드시 무효로 되어야 한다든지 아니면 그 반대로 등록상표권자가 언제나 주지상표의 사용금지를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등록상표 중심의 경직되고 행정편의적인 발상에 불과하다.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이 공히 추구하는 출처혼동 방지의 견지에서 병존 여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 보아야 할 문제일 뿐이다. 따라서 제조업자 표시라거나 원산지 표시 등의 방법으로 출처혼동을 피할 수 있다면 주지상표와 등록상표가 병존하면서 주지상표의 보유자에게 일정한 범위의 주지지역 내에서는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금지청구권을 인정하고 그 이외의 지역에서는 등록상표권자에 게 상표법상의 금지청구권을 인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285)
| 285) 송영식, 상표법상 부등록요건으로서의 주지·저명상표의 의의, 대한변호사협회지 98호(84. 6), 16면. |
이러한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의 조화 내지 통합의 차원에서 2007. 1. 개정된 상표법은 선사용권을 도입하게 되었다. 즉, 부정경쟁의 목적이 없이 타인의 상표등록출원 전부터 국내에서 계속하여 사용하고 있었고 그렇게 상표를 사용한 결과 타인의 상표등록출원 시에 국내 수요자 간에 그 상표가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되어 있었을 경우에는 사용자는 타인의 상표등록에 불구하고 상표를 사용하던 상품에 해당 상표를 계속 사용할 권리를 가지게 된다(구 상표법 제57조의3 1항, 현행 상표법 제99조 제1 항). 이때 상표권자나 전용사용권자인 타인은 선사용자에게 자기의 상품과 선사용자의 상품 간의 출처의 오인이나 혼동을 방지할 수 있는 적당한 표시를 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상표법 제99조 제3항).
다. 타인의 디자인권 등과의 관계
자신의 권리 행사로 인해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다. 따라서 상표법은 상표권과 타인의 특허권 등이 서로 저촉되는 경우에 어느 권리가 우선하는지를 결정하기 위해서 그 출원일 또는 권리 발생일 등을 그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상표권자는 그 등록상표를 사용하는 것이 그 상표등록출원일 전에 출원된 타인의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또는 출원일 전에 발생한 타인의 저작권과 저촉되는 경우에 당해 특허권자, 실용신안권자, 디자인권자, 저작권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상표법 제92조 제1항). 이와 같이 상표등록출원일 전에 출원되거나 발생한 특허권 또는 저작권 등은 상표권에 우선하지만 그 존속기간에 차이가 있어서 상표권은 계속 존속하지만 특허권 등의 존속기간이 만료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상표권에 우선하는 특허권 등의 보유자는 그 존속기간 중에는 자신의 권리 행사가 상표권에 우선하기 때문에 상표권자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지만, 특허권 등의 존속기간이 상표권의 존속기간보다 먼저 만료한 경우에는 동일한 특허를 토대로 만든 제품의 생산 및 판매가 이제 거꾸로 상표권의 침해로 될 수 있기 때문에 상표권자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그 생산 및 판매 등의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불합리한 결과로 된다. 따라서 상표법은 특허권자 등이 특허권 등의 존속기간이 만료한 후에도 특허제품 등의 생산·판매 등의 특허권 행사에 해당하는 행위를 계속 하더라도 상표권의 침해로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백히 규정하고 다만 상표권자 또는 전용사용권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수요자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한 표시를 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상표법 제98조).
외국저작물에 대한 저작권법적 보호가 부인되던 시점에서는 당해 저작물을 상표로 등록하고 사용하더라도 저작권과 상표권의 충돌의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종전까지 보호가 부인되던 외국저작물에 대해서 소급적으로 저작권법적 보호를 부여하게 되면 당해 외국저작물을 상표로 등록해서 사용하던 상표권자의 권리와 소위 회복된 외국저작물의 저작권이 서로 충돌될 수 있고 그러한 경우에 어느 권리가 우선하는지의 문제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서 저작권의 발생 시점을 판단함에 있어서 외국저작물에 대한 보호가 소급된다고 하더라도 그 발생 시점은 본래의 저작권이 발생한 시점이 아니라 국내에서의 소급 보호가 부여되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보아서 소급 보호가 부여되기 이전에 상표권의 등록을 한 상표권자의 권리가 우선하고 따라서 저작권자의 동의를 얻을 필요가 없다고 판시한 하급심판결도 있다.286) 그러나 회복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의 발생시점을 소급 보호가 부여되기 시작한 시점으로 한정하는 것은 소급 보호를 인정하는 저작권법 규정 및 그에 관한 경과규정의 전체적인 취지에 반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서 상이한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저작물을 상표로 등록해서 사용하는 경우에 당해 상표에 포함된 저작물은 원저작물을 상표로서의 사용이라는 목적에 부합되게 변형되는 경우 가 많고 이에 따른 뉘앙스를 가지게 되기 때문에 상표로 사용되는 저작물은 원저작물의 2차적저작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한 경우에는 소급 보호에 관한 법규정의 시행 이전에 회복저작물에 대한 2차적저작물을 작성한 경우에 해당되어, 소급 보호에 관한 법규정의 시행 이후에도 일정한 보상금을 지급 하는 조건하에서 당해 2차적저작물을 포함한 상표를 계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287) 물론 이러한 경우에 보상금 산정기준에 관해서는 통상적인 저작물 판매가액 기준에 입각한 산정방식과는 상이한 산정기준이 필요할 것이다. 보다 기본적으로는 외국저작물의 소급 보호를 인정하면서 상표권과의 조화 에 관한 경과규정을 두었어야 했을 것이다.
| 286) 서울지방법원 1998. 10. 7. 선고 98카합2231 판결. 287) 서울지방법원 1999. 4. 2. 선고 98가합72475 판결에서 문제된 상표가 회복저작물을 변형하거나 각색해서 만들어진 상표인지 아니면 회복저작물과 완전히 동일한 것이고 오직 그 기능만을 달리할 뿐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만일 후자의 경우라면 2차적저작물의 개념을 너무 확대해석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
상표법 제92조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고는 상표권자가 등록상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자신의 등록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제3자를 상대로 상표사용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는가? 이에 관하여 대법원은 상표법 제92조의 규정은 저작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등록상표의 사용이 제한됨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저작권자와 관계없는 제3자가 등록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상표권자는 그 사용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288)
| 288) 대법원 2006. 9. 11.자 2006마232 결정. |
라. 공정사용
상표의 공정사용(fair use)을 상표권침해의 포괄적인 예외사유로 인정할 수 있는가? 전술한 바와 같이 산지나 품질 등을 통상적인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 상표권의 침해로 되지 않는다고 하는 상표권 제한은 일종의 공정사용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 다. 즉, 피상적으로는 상표의 사용에 해당되는 행위이지만 상표권자에게 산지나 품질의 표시를 독점시키는 것이 부당할 뿐만 아니라 그러한 표시로 인해서 출처의 혼동이 초래 될 위험도 없고 일반 공중이나 경쟁업자가 자유롭게 산지나 품질을 표시하도록 하는 것 이 경쟁적인 시장질서의 형성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상표권 제한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경쟁적인 제품과의 비교나 비평을 하기 위해서 타인의 상표를 인용한다거나 표준화된 규격이나 호환성 요건에 맞춰서 생산한 제품의 경우에 당해 표준이나 호환의 대상제품의 상표를 인용하는 것도 상표권의 침해로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289) 또한 비교광고라거나 비평에서 타인의 상표를 인용하는 행위가 소비자에게 상품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상표의 공정사용으로서 상표권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러한 공정사용에 대해서 현행 상표법은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해석상 공정사용의 예외를 도출해 낼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오직 상표법 제 2 조의 ‘상표사용’의 개념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거나 상표법 제90조의 예외에 해당된다고 해석함으로써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생각건대, 상표법 제2조와 제90조의 관련 규정이 공정사용의 개념을 확인해 주는 예시적 규정이라고 본다면, 상표법이 정한 소비자 보호와 상표권자의 명성 보호라고 하는 법 취지의 연장선상에서 일정한 범위의 공정사용이 상표권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행 상표법은 상표권침해 여부의 판단기준으로서 상표 및 상품의 동일·유사성만을 규정하고 있는데, 입법론으로서 출처혼동의 가능성 여부를 상표권의 침해 여부의 판단기준으로 정하게 된다면, 상표의 공정사용은 대부분의 경우에 출처의 혼동가능성이 없는 경우에 해당되어 상표권의 침해로 되지 않는다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상표권의 침해에 관한 상표법 규정의 표현을 수정할 입법론적 필요성이 제기된다.
| 289) 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1도1355 판결은 에어클리너의 포장상자에 부품의 용도표시를 위해서 소나타Ⅱ,라노스, 크레도스 등을 표시한 경우 상표권침해를 부인하였다. |
*출처: 정상조, 박준석,『지식재산권법』 (제6판, 홍문사, 2024년) 제4장 상표법 V. 상표권 3. 상표권효력의 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