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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출처혼동을 야기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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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1. 부정경쟁방지법 vs 상표법: 표지 보호의 차이

가장 큰 차이는 '주지성(널리 알려짐)'과 '등록 여부'에 있습니다.

  • 상표법: 특허청에 등록된 상표를 우선적으로 보호합니다.
  • 부정경쟁방지법: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실제로 국내 수요자에게 널리 인식된(주지성) 표지를 보호합니다. 상표법을 보완하는 일반법적 성격이 강합니다.

2. 보호되는 '표지'의 범위와 한계

부정경쟁방지법이 보호하는 표지는 상표보다 넓지만, 법원은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기도 합니다.

  • 인적 이미지: 대법원은 가수의 외모 등 가변적인 이미지는 영업표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나, 최근 법 개정으로 '영업장소의 전체적 외관'이 포함되면서 이 견해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 캐릭터: 캐릭터 자체가 유명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이를 이용한 상품화 사업이 활발히 이루어져 "누구의 상품이다"라는 인식이 생겨야 보호받습니다. (예: 탑 블레이드 사례)
  • 제호 및 제목: 책이나 뮤지컬 제목은 원칙적으로 내용물일 뿐이지만, 장기간 공연되어 출처 표시 기능을 갖게 된 경우에는 보호 대상이 됩니다.

3. 출처 혼동의 다각적 판단

혼동은 단순히 "똑같이 생겼다"를 넘어 다양한 상황을 포함합니다.

  • 판단 기준: 표지의 유사성뿐만 아니라, 모방자의 악의, 고객층의 중복, 식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 특수한 혼동 유형:
    • 초기 관심의 혼동: 구매 결정 전, 처음에 관심을 가질 때 발생한 혼동.
    • 판매 후 혼동: 구매자는 알더라도, 이를 본 제3자가 출처를 오해하는 경우.
    • 연관 관계의 혼동: 동일인이 아니더라도 자본이나 조직적으로 밀접한 관계(계열사 등)가 있다고 믿게 하는 경우.

4. 새로운 영역: 가상공간과 메타버스

디지털 환경에서의 디자인 차용은 '예술적 표현'인가 '상표적 사용'인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 예술적 표현 인정: 게임 내에서 현실감을 위해 군용차 디자인을 묘사한 경우 (Blizzard 사례).
  • 상표 침해 인정: 예술을 빙자하여 유명 브랜드(에르메스 버킨백)의 명성에 편승해 NFT를 판매한 경우 (MetaBirkin 사례).

* 본 법률위키는 저자의 허락을 받아 『지식재산권법』(제6판)의 원문을 수록하였습니다. 본 저서의 전체 목차와 체계적인 분류는 [지식재산권법] 목차 및 전체 가이드: 정상조·박준석 공저 (제6판) 페이지에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주지상표 등 주지표지를 사용함으로 상품이나 영업의 출처를 혼동하게 하는 행위는 가장 전형적인 부정경쟁행위로서 상표법에 의한 상표 보호의 역사적 기원이 되었던 부정경쟁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에서의 표지 보호가 상표법에서의 상표보호와 다른 점은 주지성이라는 요건을 필요로 한다는 점과 주지표지가 상표로 등록되지 않았더라도 보호한다는 점이다. 부정경쟁방지법은 표지의 주지성을 전제로 타인의 부정한 표지 사용으로부터 보호하는 일반법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부정경쟁방지법과 상표법은 주지성의 판단기준, 표지의 개념, 출처혼동의 의미 등에 있어서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출처혼동의 방지를 통한 소비자의 보호와 표지 보유자의 재산적 이익의 보호에 있어서 양법은 유사한 측면을 많이 갖고 있다. 주지성의 판단기준, 상표 내지 표지의 개념, 출처혼동 등에 대해서 이미 상표법에서 설명한 바 있다. 양법의 보호대상이 중복되는 한도에서 장기적으로는 부정경쟁방지법 규정의 상당부분이 상표법에 흡수되어 규정되어야 그 모순이나 충돌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50)

50) 정상조, “주지상표의 보호-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의 조화를 위한 제언”, 서울대학교 법학 제43권 제4호, 서울대 법학연구소, 2002. 12., 129-170면.

 

가. 표지의 개념

부정경쟁방지법 하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표지(標識)는 상표법상의 상표보다 넓은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지만,51) 정확히 어떠한 범위의 표지가 부정경쟁방지법 하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예컨대, 밤무대에서 유명 가수 박상민을 흉내 내면서 동일한 이름과 외모를 사용한 이미테이션 가수의 행위 중 동일한 이름을 사용한 행위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인정했지만52) 대법원은 저명가수의 외모 등은 무형적이고 가변적인 이미지에 불과하고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표지로서 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53) 그러나,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이 “외관ㆍ실내장식 등 영업제공 장소의 전체적인 외관”도 영업표지로 보호하고 있고, 그러한 영업표지도 무형적이고 가변적인 이미지에 해당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저명 가수의 외모를 영업표지로 보호할 수 없다고 본 대법원의 태도는 편협하고 법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다.

51) 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도6187 판결. 
52) 서울고법 2008. 6. 19. 선고 2008노108 판결 1심인 서울중앙지법 2007. 12. 21. 선고 2007고합970 판결에서는 선글라스나 수염 등 독특한 외모를 동일하게 사용한 부분도 유죄로 인정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외양에 대하여 는 특정인에게 독점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은 파기하였다. 
53)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5897 판결.

캐릭터가 저명한 경우에도 그것이 저작권법상 보호가 아니라 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부정경쟁방지법상 별도의 보호요건을 구비해야 함을 대법원 판례는 여러 차례 분명히 한 바 있다. 외국인 저작물이 보호되지 못하던 구저작권법하에서의 사건이지만 미키마우스와 톰앤제리와 같은 저명 캐릭터도 상품의 표지로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면 부정경쟁방지법에서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판시된 바 있다.54) 비교적 최근 사례로, 상대방이 권리자의 저작물인 ‘탑 블레이드(Top Blade)’ 만화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부착된 팽이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하여 국내에 배포한 행위에 관해 저작권법 위반은 물론 부정경쟁방지법 위반도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캐릭터가 상품화되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에 규정된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가 되기 위해서는 캐릭터 자체가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캐릭터에 대한 상품화 사업이 이루어지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선전, 광고 및 품질관리 등으로 그 캐릭터가 이를 상품화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의 상품표지이거나 위 상품 화권자와 그로부터 상품화 계약에 따라 캐릭터 사용허락을 받은 사용권자 및 재사용권자 등 그 캐릭터에 관한 상품화 사업을 영위하는 집단(group)의 상품표지로서 수요자들에게 널리 인식되어 있을 것을 요한다고 다시 한 번 판시한 바 있다.55)

54) 1996. 9. 6. 선고 96도139 판결. 대법원 1997. 4. 22. 선고 96도1727 판결. 
55)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70 판결에서 종전의 대법원 1996. 9. 6. 선고 96도139 판결 등을 원용하면서 위와 같이 판시하고 있다.

서적의 제호는 저작물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서 당해 작품과 분리되기 어려우므로 제호가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표지로서 보호받기 위해서는 이를 영업을 표시하는 표지로 독립하여 사용해 왔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56) 뮤지컬의 제목도 창작물로서의 명칭 또는 내용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것에 그치고 그 자체가 바로 상품이나 영업의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된 바 있다.57) 그러나 뮤지컬이 동일한 제목으로 계속적으로 제작·공연된 경우에는, 그 공연 기간과 횟수, 관람객의 규모, 광고·홍보의 정도 등 구체적·개별적 사정에 비추어 뮤지컬의 제목이 수요자들에게 특정인의 뮤지컬 제작·공연 등 의 영업임을 연상시키는 출처표시로서의 기능을 갖게 된다는 점이 인정된 바 있 다.58)

56) 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2다41410 판결.  
57) 대법원2011.5.13. 선고 2010도7234 판결.  
58)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2다13507 판결.

 

나. 표지의 주지성

상표법에서와 마찬가지로 부정경쟁방지법에서도 주지성 여부의 판단은 표지의 사용기간, 방법, 태양, 사용량, 거래범위 등과 상품거래의 실정 및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널리 알려졌느냐의 여부를 기준으로 한다.59)

59) 대법원 2001. 9. 14. 선고 99도691 판결.

상표법에서 요구되는 주지성의 정도는 등록요건 내지 부등록사유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다양한 개념이지만, 부정경쟁방지법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표지의 주지성은 국내 수요자들에게 널리 인식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국내 전역에 걸쳐 모든 사람에게 주지되어 있음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국내의 일정한 지역범위 안에서 거래자 또는 수요자들 사이에 알려진 정도의 주지성을 갖추면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60)

60) 대법원 2001. 4. 10. 선고 2000다4487 판결.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도10469 판결.

 

다. 출처의 혼동

상표법상 상표권의 침해에 출처의 혼동을 그 직접적인 요건으로 하지 않지만, 상표의 유사성 또는 지정상품과의 유사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수요자들에 의한 출처의 혼동을 일으킬 정도의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상표법에서의 이러한 출처혼동 여부에 관한 해석론은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의 성립여부에 준용될 수 있다.

출처혼동에 의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상품표지 또는 영업표지의 주지성, 식별력의 정도, 표지의 유사 정도, 영업 실태, 고객층의 중복 등으로 인한 경업·경합관계의 존부 그리고 모방자의 악의(사용의도) 유무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61) 가상공간에서의 사용이 출처혼동을 초래하는지 여부는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미국 사례를 보면, 게임회사 Blizzard가 전쟁게임 속에 보다 현실감이 날 수 있도록 미국의 Humvee 군용차량의 디자인을 그대로 이용하고 홍보자료에서 차량디자인과 상표를 활용한 사안에서, 뉴욕남부지방법원은 게임 내에서 군용차량을 묘사한 것이 예술적 표현에 해당하고 소비자들의 출처혼동을 초래할 위험도 없기 때문에 상표권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62) 그러나, 예술가 겸 사업가 Rothschild가 에르메스 명품백 ‘버킨(Birkin)’과 유사한 디자인의 버킨 가방 이미지들을 만들어서 ‘MetaBirkin’이라는 제목으로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그 이미지들의 NFT를 판매한 사안에서, 뉴욕남부지방법원 배심원단은 버킨가방 이미지들 및 NFT는 예술작품이라기보다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보고 상표권의 침해를 인정했다. Rothschild는 자신의 이미지들이 에르메스 제품의 동물가죽 사용의 잔인성을 폭로하기 위해서 인조모피로 만든 버킨백의 이미지를 그린 예술작품이라고 항변했지만, 배심원단은 이미지 제목 가운데 ‘Birkin’ 상표를 사용해서 에르메스의 명성을 도용했고 이미지 및 NFT 판매로 출처혼동이 초래되었다고 본 것이다.63) Rothschild가 초기에 만든 ‘Baby Birkin’ 이미지는 버킨백 속에 태아가 잉태한 모습을 그린 것이어서 상표의 공정이용에 해당하는 예술적 표현이라고 볼 수 있지만, ‘MetaBirkin’ 이미지들은 디자인 유사성으로 인해서 출처혼동을 초래한다고 판단되었다. 예술작품 속의 표현인가 아니면 상품의 출처표시인지의 구별기준은 여전히 불명확하지만 가상공간에서의 상표사용에 관한 약간의 참고가 될 수 있는 사례이다.

61) 대법원 2013. 5. 9. 선고 2011다64102 판결.  
62) AM General LLC v. Activision Blizzard, Inc., 450 F.Supp.3d 467 (S.D.N.Y., March 31, 2020).  
63) https://fashionista.com/2023/02/hermes-metabirkins-nft-lawsuit-explainer.

출처의 혼동에는 상품 또는 영업의 주체의 동일성뿐만 아니라 당사자 간 자본, 조직 등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잘못 믿게 하는 경우도 포함한다. 경제적·조직적으로 관계가 있는 기업그룹이 분리된 경우에, 해당 기업그룹의 계열사들 사이에서 그 기업그룹 표지가 포함된 영업표지를 사용한 행위만으로는 타인의 신용이나 명성에 편승하여 부정하게 이익을 얻는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계열사들 사이에서 기업그룹 표지가 포함된 영업표지를 사용하는 행위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기업그룹 표지뿐만 아니라 영업표지 전체를 서로 비교하여 볼 때 유사성이 있고 출처 혼동의 우려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64)

64)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4다24440 판결.

출처의 혼동은 판매당시에 일어나는 것이 통상적인 경우이지만 ‘최초관심의 혼동(initial interest confusion)’65) 또는 ‘판매 후 출처의 혼동(post-sale confusion)’66) 이 발생한 경우에도 부정경쟁행위로 인한 책임이 생길 수 있는지 문제된다. 예컨대, 판매 당시에는 구매자가 상품의 출처를 혼동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상품을 본 제3자가 그 상품에 부착된 상품표지 때문에 상품의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있는 등 일반 수요자의 관점에서 상품의 출처에 관한 혼동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 우리 대법원은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67)

65) Brookfield Communications v. West Coast Entertainment, 174 F.3d 1036 (9th Cir. 1999).  
66) Gibson Guitar Corp. v. Paul Reed Smith Guitars, LP, 423 F. 3d 539 (6th Circuit, 2006).  
67)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1도6797 판결.

출처의 혼동여부는 수요자들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출처혼동 여부의 판단기준이 되는 ‘수요자’는 주지표지가 사용되는 상품이나 서비스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수요자를 의미한다. 다만, 사업의 성질상 직접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없는 경우에는 일반 투자자를 기준으로 출처의 혼동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예컨대, 다수의 계열회사를 지배하는 지주회사의 경우에는 수요자를 상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회사의 영업을 지주회사의 사업의 실질로 고려하고 유가증권 시장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오인·혼동을 할 수 있는 일반 투자자를 기준으로 출처혼동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출처: 정상조, 박준석,『지식재산권법』 (제6판, 홍문사, 2024년) 제5장 부정경쟁방지법 Ⅱ. 부정경쟁행위 2. 출처혼동을 야기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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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성일시: 2026년 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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