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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형태의 모방
<AI 핵심 요약>
상품형태 모방 금지 규정은 "남이 갓 출시한 상품을 그대로 베껴서 시장에 나오는 무임승차는 3년 동안 금지한다"는 시장의 최소한의 도의를 법제화한 것입니다. 다만, 이를 무한정 확장 적용할 경우 오히려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신중론이 함께 강조되고 있습니다. 1. 상품형태 모방 금지의 취지와 요건 이 규정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와 노력이 들어간 상품 형태를 그대로 베끼는 이른바 '데드 카피(Dead Copy)'를 막기 위한 것입니다.
2. '모방'의 판단 기준: 실질적 동일성 저작권법이 '유사성'만으로도 침해를 인정하는 것과 달리,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모방은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합니다.
3. 일반조항(성과물 무단사용)과의 충돌 문제 최근 대법원 판례(예: 눈알가방 사건)에서 상품형태 모방의 요건(3년 기간 등)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물 무단사용 일반조항(파목)'을 적용해 처벌하는 경향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존재합니다.
4. 보호 주체와 구제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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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법률위키는 저자의 허락을 받아 『지식재산권법』(제6판)의 원문을 수록하였습니다. 본 저서의 전체 목차와 체계적인 분류는 [지식재산권법] 목차 및 전체 가이드: 정상조·박준석 공저 (제6판) 페이지에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대여하는 등의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상품형태의 모방은 앞에서 살펴본 출처혼동이나 품질오인의 방지 또는 출처표시의 재산적가치의 보호를 위한 부정경쟁행위와 상당히 다른 성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된다. 상품형태의 모방을 금지하는 것은 주지성 요건이나 소비자 혼동과는 관계없이 상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로부터 3년이라고 하는 제한된 기간동안 인정되는 보호인 것이다. 상품의 형태 또는 외관은 출처표시로서의 주지성을 갖춘 경우에 그러한 상품형태의 모방이 출처혼동을 초래하는 부정경쟁행위가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상품형태의 모방에 관한 부정경쟁행위 유형이 새로 열거되기 이전에, 이미 주지의 상품형태의 모방으로 출처혼동이 초래된 경우에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된다고 인정된 사례들도 있었다.167) 출처혼동 여부와 무관하게 상품형태의 모방을 금지하는 것은 상품형태에 관한 투자나 노력의 성과물에 관한 저작권법적 보호 내지 디자인보호법적 보호에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 저작권법에 의해서 상품형태 또는 디자인을 보호받기 위해서는 판례상 요구되는 그 형태 또는 디자인이 상품과 구분되어(separability) 미술저작물로서의 독자성을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168) 또한, 상품형태가 디자인보호법에 의해서 보호받기 위해서는 그 심미성과 창작성의 요건을 갖추어 등록되어야 한다.
| 167) 대법원2003.11.27.선고2001다83890판결. 168)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도7572 판결. |
저작권법 또는 디자인보호법에 의한 상품형태의 보호에는 커다란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따라서 2004년 개정된 부정경쟁방지법은 디자인등록 여부와 무관하게 그리고 저작물로서의 요건과 무관하게 상품형태를 보호하기 위해서 상품형태의 모방을 새로운 부정경쟁행위의 한 유형으로 신설하게 되었다.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상품형태의 모방을 금지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등록되지 아니한 디자인을 보호한다는 점에서, 유럽연합의 무등록공동체디자인권(unregistered community design right)의 보호와 유사하다.
우리 부정경쟁방지법이 보호하는 상품형태는 “상품의 형상·모양·색채·광택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을 말한다. 상품에는 동산뿐만 아니라 아파트나 주택과 같은 부동산도 포함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169) 상품의 형태는 입체적 형상뿐만 아니라 모양과 색채만으로 구성된 평면적 형태도 보호대상으로 된다.170) 상품의 형태에 상품의 용기나 포장도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단순한 문리해석상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입법 취지에 비추어 융통성 있는 해석이 필요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부정경쟁방지법은 상품의 개발과 판매에 있어서 상품형태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그 모방을 금지한 것이므로, 상품의 개발과 판매에 있어서 상품형태와 마찬가지의 기능을 수행하는 범위 내에서는 상품용기와 포장도 보호대상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샴푸와 같이 액체 형태의 상품은 그 거래상 용기·포장이 상품 자체와 쉽게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용기나 포장이 상품형태로 보호받는다고 하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뿐만 아니라 상품의 조합이나 용기 또는 포장이 상품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조합, 용기·포장의 모방도 상품형태의 모방과 마찬가지로 취급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171) 상품의 개발과 판매에 있어서 그 조합이나 용기 또는 포장의 개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많은 노력과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에 상품형태로서 보호하는 것이 부정경쟁방지법의 취지에 부합한다.
| 169) 박성호,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상품형태의 보호” 산업재산권 제23호(한국산업재산권법학회. 2007), 587면. 170) 안원모, “디자인의 부정경쟁방지법적 보호문제” 창작과 법 제1권 제1호(홍익대학교 창작과 법 연구센터, 2007), 68면. 171) 최정열·이규호, 부정경쟁방지법 제3판(진원사, 2019), 192면. |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해서 보호되는 상품형태는 구체적이고 특정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소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아이스크림 위에 벌집채꿀(‘벌집 그대로의 상태인 꿀’을 말한다)을 올린 제품을 모방해서 판매한 사안에서, 서울고등법원은 벌집채꿀의 모양과 크기 및 아이스크림내 위치가 특정되어 있지 않고 평범한 수준에 불과하고, 벌집채꿀과 아이스크림을 조합하는 제품판매방식은 아이디어에 불과하고 상품형태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172) 벌집채꿀 아이스크림에 관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벌집채꿀 아이스크림에 관한 아이디어가 상품형태로서 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하기 어려운 것이라면, 동일한 아이디어로 유사한 형태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경쟁업체의 자유로운 경쟁으로 허용되는 것이고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에 규정된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점이다. 이 판결은 상품형태 및 성과물의 보호 필요성과 자유경쟁의 가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도모해서 부정경쟁행위를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하는 신중론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 172) 서울고등법원 2015. 9. 10. 선고 2014나2052436 판결. |
부정경쟁방지법이 상품형태의 모방을 금지하는 취지는 상품형태의 개발에 소요된 상당한 투자나 노력을 보호하고 촉진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경쟁관계에 있는 동종의 상품이 통상적으로 가지는 상품형태는 보호대상에서 제외된다. 통상적인 상품형태는 보호할 가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경쟁의 자유를 허용 해야 할 공유대상이기 때문이다. 통상적인 상품형태를 보호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디자인보호법이 신규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디자인은 등록할 수 없도록 하고 저작권법이 창작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표현은 보호대상에서 제외한 것과 동일한 취지로 이해된다. 이러한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통상적인 상품형태라고 함은 경쟁관계에 있는 동종의 상품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채택되는 형태로서 그 상품의 기능·효용을 달성하거나 상품 분야에서 경쟁하기 위하여 채용이 불가피한 형태도 포함한다고 해석된다.173)
| 173) 서울고등법원 2014. 4. 24. 선고 2013나63211 판결 및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216758 판결. |
상품형태의 모방이라고 하는 부정경쟁행위에 있어서 ‘모방’이란 타인의 상품형태에 의거하여 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형태의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실질적으로 동일한 형태의 상품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우리 대법원은 변경의 내용·정도, 착상의 난이도, 변경에 의한 형태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174) 실질적 동일성에는 어느 정도의 스펙트럼이 있을 수 있지만, 상품형태의 모방 여부의 판단기준이 저작권침해에 해당되는 표 절의 판단기준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저작권법상 표절에 해당되는 복제는 원피고 작품의 표현에 있어서 실질적 ‘유사성’이 있으면 인정되는데 반해서, 부정경쟁방지법상 모방은 실질적 ‘동일성’ 내지 아주 사소한 변경만이 가해진 모방과 같이 아주 좁은 범위의 모방으로 제한되는 것으로 해석된다.175) 부정경쟁방지법은 기본적으로 경쟁의 자유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넓은 의미의 모방의 자유는 경쟁의 과정으로 허용하되 완전복제(dead copy)에 가까운 모방에 한해서 부정경쟁행위로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 174)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20044 판결. 175) 최성준, “부정경쟁행위에 관한 몇 가지 쟁점” Law&Technology(서울대학교 기술과법센터, 2009. 1), 34면. |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상품형태의 보호는 그 투자나 노력이 보상받고 회수되었다고 예상되는 3년의 기간으로 제한된다. 이 보호기간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상품의 시제품 제작 등 상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부터 3년 동안만 그 형태가 보호되는 것으로 해석되고, 그 판단은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176) 부정경쟁방지법이 보호기간을 3년으로 제한한 이유는 그 기간이 경과한 후에는 모방을 통한 경쟁 또는 모방을 통한 혁신이 더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소위 ‘눈알가방’ 사건에서 대법원 판결은 잘못된 해석론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많다.177) 대법원은 에르메스의 켈리 백(Kelly Bag)과 버킨백(Birkin Bag)의 형태가 소비자들에게 주지의 상품표지로 인식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도 상품형태의 모방은 에르메스의 투자와 노력의 성과물을 무단사용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178) 에르메스의 켈리 백과 버킨백이 상품형태는 주지의 상품표지로 인식될 수 없고 상품으로 시장에 나온 지 이미 3년이 경과한 것이어서, 그 상품형태를 모방한 행위는 우리 부정경쟁방지법상 출처혼동으로 인한 부정경쟁행위에도 해당하지 않고 상품형태 모방으로 인한 부정경쟁행위에도 해당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 일반조항을 근거로 투자와 노력의 성과물을 무단사용한 행위라고 본 것은 일반조항의 보충성에 반하는 해석론이다. 일반조항은 부정경쟁방지법에 열거된 출처혼동이나 상품형태의 모방과 같은 구체적 부정경쟁행위 유형에 해당하지 않지만 투자와 노력의 성과물을 보호함으로써 창작과 혁신을 장려할 사회적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 보충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조항이다. 출처혼동이나 상품형태모방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서 부정경쟁행위로 인정할 수 없는 행위도 성과물 무단사용이라고 하는 새로운 부정경쟁행위 유형으로 해석하는 대법원 판례는 출처혼동이나 형태모방의 금지에 관한 법규정을 사문화시키면서 관련 시장에 진입한 새로운 경쟁기업의 창작과 혁신을 오히려 더 위축시킨다. 본래 성과물 무단사용의 금지에 관한 일반조항은 창작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서 예외적으로 적용해야 할 새로운 부정경쟁행위 유형으로 도입한 것인데, 일반조항의 보충성을 무시하면서 공공영역(public domain)의 이용과 자유로운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한다면 산업내 창작과 혁신을 위축시키고 산업 전체의 발전을 저해해서 부정경쟁방지법의 법목적과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 176) 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15893 판결. 177) 나종갑,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은 사냥허가 (hunting license)인가?, 지식재산연구 제15권 제4호 (2020. 12), 149-190. 178)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7다217847 판결. |
상품형태의 위법한 모방이 있는 경우에, 그로 인해서 ‘자신의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는 자’는 금지청구 또는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영업상의 이익’이라고 함은 상품형태의 모방이 없었다면 그 형태의 상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허락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뜻하고, 따라서 위법한 상품형태의 모방에 대해서 금지청구 또는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 청구권자는 상품 및 상품형태의 개발을 위해서 투자하거나 노력을 기울인 사람/기업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상품 형태를 먼저 개발한 자와 그 상품을 먼저 시장에 판매한 자가 서로 다른 경우에, 우리 부정경쟁방지법이 상품형태 개발을 위한 투자나 노력을 보호한다고 하는 취지에 비추어 선판매자보다는 선개발자를 보호하는 것이 합리적인 해석론일 것이다.179) 부정경쟁방지법은 상품형태의 개발로 인한 영업상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그 상품형태를 제안하거나 창작한 디자이너가 스스로 그 상품형태나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을 수행하지 않는 한, 기업 내 직무발명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서 기업 내부에서 보상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부정경쟁방지법상 청구권자로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179) 서울동부지방법원 2008. 12. 1. 선고 2006가합1983 판결은 시장선행의 이익 즉 선판매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영업상이익으로 보고 있으니 부정경쟁방지법의 문리해석으로나 그 취지에 비추어 이해하기 어려운 해석론이다. |
*출처: 정상조, 박준석,『지식재산권법』 (제6판, 홍문사, 2024년) 제5장 부정경쟁방지법 Ⅱ. 부정경쟁행위 6. 상품형태의 모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