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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 및 창작의 촉진
<AI 핵심 요약>
지식재산권은 독점과 시장 왜곡이라는 부작용이 있지만, 현대 자본주의에서 혁신을 이끄는 핵심 도구이기에 공정 경쟁 보호와 정보 공유(카피레프트) 사이의 합리적 균형을 찾는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1. 지식재산권의 역기능과 제도적 비판
2. 특허권 남용 사례와 법적 규제
3. 저작권의 남용과 '카피레프트' 운동
4. 결론: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의 균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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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법률위키는 저자의 허락을 받아 『지식재산권법』(제6판)의 원문을 수록하였습니다. 본 저서의 전체 목차와 체계적인 분류는 [지식재산권법] 목차 및 전체 가이드: 정상조·박준석 공저 (제6판) 페이지에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지식재산권은 발명과 창작의 촉진을 위한 법적 도구로 정당화되어 왔지만, 현실적으로는 그 부작용이나 역기능으로 인해서 이론적 근거가 도전받기도 한다. 예컨대, 발명이나 창작을 한 개인이나 기업에 지식재산권이라고 하는 배타적 지위를 부여하면 자유로운 경쟁을 가로막고 효율적인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경우도 있고, 발명과 창작의 결과물은 자유롭게 공유하는 것이 오히려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후생을 증가시키는 것 아닌지, 시장선점을 위한 자유로운 경쟁 자체가 발명과 창작을 촉진하는 것은 아닌지, 굳이 발명과 창작을 촉진하려고 한다면 연구비 지원이나 세제혜택으로 실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은 아닌지 등의 많은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38)
| 38) F.-K. Beier, The Significance of the Patent System for Technical, Economic and Social Progress, IIC(1980), p. 563. |
과학·기술·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한 재산권으로 특허권과 저작권 등의 지식재산권이 도입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도입초기부터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상당했다. 17세기 초 근대적인 특허권제도가 등장할 때부터39) 현재까지 부정적인 견해가 계속 있어 왔지만, 특히 19세기에는 상당수의 경제학자들 가운데 지식재산권제도 특히 특허권제도가 특허권자에게 독점적 지위를 가져다주고 독점은 자원의 배분을 왜곡시켜서 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하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네덜란드는 특허법 폐해에 대한 논란 끝에 1869년에 특허 제도를 폐지하기도 했다.40) 19세기 중반의 네덜란드는 영국으로부터 선진 기술을 모방해서 얻는 경제적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고 자유를 중시하는 특유한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39) 영국의 James 1세 등에 의해서 자의적으로 부여된 정치적 특혜에 의해서 누리던 거래상의 특권들은 논외로 하고, 발명에 대한 투자를 유인함으로써 기술과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형성된 합리적 법제도로서는 1624년에 영국의 Statute of Monopolies가 제정되었고, 그 뒤를 이어서 유럽대륙과 미국에서 그와 유사한 근대적 특허제도들이 도입되었다. 40) Recent Discussions on the Abolition of Patents in the UK, France, Germany and the Netherlands (London, 1869)를 보면, 맥파이(Mr. MacFie) 의원의 특허폐지론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특허폐지법에 관한 의원들과 상공회의소 및 공업협회 등의 입장이 소개되어 있다(pp. 79-92, 197-226). |
1890년 미국 공정거래법 ‘셔먼법(Sherman Act)’이 제정되고 20세기초 특허권의 남용으로 인해서 경쟁제한이 공정거래법의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정부가 개입하는 사례들이 많이 나타났다. 예컨대, 1908년에 발명의 왕 에디슨(Thomas Edison)은 영화카메라와 영사기에 관한 자신의 특허권 뿐만 아니라 다른 특허권자로부터 관련 특허권을 모아서 ‘영화특허회사(Motion Picture Patents Company: MPP)’ 또는 ‘에디슨신탁(Edison Trust)’을 설립해서 특허권의 남용으로 인한 공정거래법의 위반 여부가 문제되었다. MPP는 경쟁 기업들을 상대로 40여 건의 특허권침해소송을 제기했을 뿐만 아니라, 영사기 제조업체에게 영사기 제작 및 판매에 관한 라이선스를 부여하면서 에디슨 보유 특허기술로 제작하고 MPP의 허락을 받은 영화만 상영할 것을 조건으로 영사기를 판매해야 하고 판매하는 모든 영사기에 그러한 조건을 명기할 것을 요구했고, MPP의 허락을 받은 영화제작사들은 영화관에 영화대여시 대여료를 담합해서 시장 독점과 이윤 극대화를 도모했다. 법무부가 MPP를 상대로 제기한 공정거래법 소송에서 연방지방법원은, MPP가 부당한 끼워팔기와 가격담합으로 영화카메라, 영사기, 필름, 영화 시장의 경쟁을 제한해서 ‘셔먼법(Sherman Act)’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그에 대한 시정조치로 MPP의 해체를 승인했다.41) MPP가 영화제작사 유니버설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침해소송에서, 미국연방대법원은 MPP가 영사기의 제작 및 판매를 허락하는 라이선스를 부여하면서 자신의 허락을 받아서 제작한 영화만을 상영해야 한다는 조건을 강요한 것은 ‘클레이튼법(Clayton Act)’이 금지하고 있는 끼워팔기에 해당되어 무효라고 판시했다.42)
| 41) United States v. Motion Picture Patents Co. , 225 F. 800 (E.D. Pa. 1915). 42) Motion Picture Patents Co. v. Universal Film Mfg. Co., 243 U.S. 502 (Supreme Court, 1917). |
21세기에는 생명공학과 전자공학의 발전으로 유전자발명과 소프트웨어발명이 급증하면서, 그에 관한 특허권의 행사가 오히려 과학기술의 발전을 방해한다고 하는 특허폐해론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었다. 유전자발명이 사람이나 동식물의 세포 속에 존재하는 물질 자체를 발견한 것이거나 또는 소프트웨어발명이 수학적 논리나 사업적 아이디어 자체만을 핵심으로 하는 것이라면, 그에 관한 특허권의 행사가 오히려 후속 과학기술연구 및 산업발전을 저해할 위험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특허폐해에 관한 주장은 특허침해소송에서 특허권무효의 주장으로 나타났고,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세포 속의 DNA조각 자체는 자연의 산물에 불과하기 때문에 특허대상이 될 수 없고43) 소프트웨어발명도 자연법칙이나 추상적 아이디어에 불과한 경우에는 특허대상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44) 특허폐해의 주장과 기술촉진의 필요성의 사이에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 법원들은 합리적인 특허보호대상의 범위를 찾기 위한 고민을 해왔다. 특허괴물(Patent troll)의 등장과 함께 또 다시 특허폐해에 관한 주장이 많이 제기되었고,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특허권의 침해로 인한 금지청구권의 행사가 언제나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행사로 인해서 기술혁신과 소비자후생과 같은 공익(public interest)이 손상되는 경우에는 금지청구권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45) 요컨대, 특허제도가 완벽한 것은 아니고 그 부작용과 폐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명백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와 법원은 때로는 공정거래법의 적용에 의해서 특허권의 남용을 억제하고 때로는 특허요건이나 구제수단의 해석을 통하여 특허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 43) Association for Molecular Pathology v. Myriad Genetics, 569 U.S. 576, 133 S.Ct. 2107 (2013). 44) Alice Corp. v. CLS Bank International, 573 U.S. 208 (2014). 45) eBay Inc. v. MercExchange, L.L.C., 547 U.S. 388 (2006). |
특허권에 비해서 저작권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아서 저작권에 의한 시장왜곡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20세기말 디지털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프로그램과 같은 기능적 저작물도 보호대상에 포함되고 저작물이 디지털화되어 대량 유통되면서 저작권의 남용으로 인한 시장왜곡이나 경쟁제한의 폐해가 지적되기 시작했다. 예컨대,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우(Windows)’를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영체제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여 웹브라우저 ‘IE(Internet Explorer),’46) ‘미디어 플레이어(Windows Media Player)’47) 등을 끼워파는 경쟁제한적 행위를 했다고 비난받았는데, 라이선스계약의 불공정성과 저작권 남용으로 인해서 시장진입장벽 내지 경쟁제한이 초래될 수 있다고 하는 문제가 저작권 분야의 심각한 화두가 되었다.
| 46) United States v. Microsoft Corp., 87 F. Supp. 2d 30 (D.D.C. 2000). 47) Commission Decision of 24.03.2004 relating to a proceeding under Article 82 of the EC Treaty (Case COMP/C-3/37.792 Microsoft). |
저작권의 존속기간이 저작자의 사후 70년으로 연장되고, 무단복제 등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보호조치(copyright protection measures)’의 무력화를 금지하는 등의 일련의 저작권 강화조치로 인해서 저작권 남용 내지 경쟁제한의 폐해 가능성도 커졌다.48) 21세기에는 유럽에서 저작권의 폐해를 지적하고 표현의 자유와 정보의 공유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해적당(Pirate Party)’을 설립해서 다수의 유럽의회 의원을 배출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설립된 해적당은 저작권의 존속기간을 저자의 사후 14년으로 대폭 줄이고 특허권의 경우에 출원후 4년이 경과한 후 상당한 활용이 없으면 그 특허권이 소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저작권의 폐해를 강조하면서 저작권보호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사이버 시민불복종(Cyber Civil Disobedience)’운동을 펼치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운동사례의 하나로 2004년에 영국 비틀스의 화이트앨범(White album)과 미국 래퍼 제이지의 블랙앨범(Black album)을 무단으로 믹스한 회색앨범(Grey album)을 만들어 전세계적으로 400여개의 사이트가 동시에 무단믹스 앨범을 전송하는 의도적 저작권침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49)
| 48) Universal City Studios, Inc. v. Corley, 273 F.3d 429 (2d Cir. 2001). 49) https://www.nytimes.com/2004/02/25/arts/defiant-downloads-rise-from-underground.html. |
저작권의 폐해를 지적하고 표현의 자유와 정보의 공유를 주장하는 견해를 ‘카피레프트(copyleft)’라고 부르기도 한다. 카피레프트는 저작권 (copyright)에 반대되는 용어로 카피레프트라는 용어를 채택했지만, 저작권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카피레프트의 대표주자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소프트웨어재단은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오픈소스(open source) 소프트웨어를 지향하고 GPL(general public license)라이선스로50) 소프트웨어의 자유이용을 추진했다. ‘리눅스(Linux)’는 카피레프트의 대표적인 성공작으로 자유이용이 가능한 오픈소스로 성공한 운영체제로 자리잡았고 상용서비스 레드햇(RedHat)과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Android)가 탄생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 50) https://www.gnu.org/licenses/gpl-3.0.html. https://www.fsf.org/. |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나 위키백과처럼 저작권에 의한 경제적 보상없이도 정열과 자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혁신과 창작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특허권이나 저작권이 없더라도 본능적인 열정이나 명예심으로 때로는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에서 유리한 선점을 하기 위해서 위대한 혁신과 창작을 할 수도 있다. 정부의 예산지원이나 세제혜택 또는 기업과 재력가의 후원이나 상금도 혁신과 창작에 기여한다. 특허권과 저작권을 비롯한 지식재산권이 유일한 도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혁신과 창작을 촉진하는 효율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제도라고 하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자본이 중요한 생산요소로 기능하고 있는 자본주의 하에서 개인과 기업이 혁신과 창작의 산물을 상업화하고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를 하는데 지식재산권이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는 점도 명백하다. 자본주의 질서가 불완전하고 그 폐해가 심각하지만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질서를 찾아서 합의하기 이전까지는 자본주의 질서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 제도의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혁신과 창작을 촉진하기 위한 도구로서 지식재산권 제도를 활용하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출처: 정상조, 박준석,『지식재산권법』 (제6판, 홍문사, 2024년) 제1장 총론 Ⅱ. 지식재산권의 기능 2. 발명 및 창작의 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