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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특허권의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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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특허권은 독점적 권리이나 연구·시험, 선사용자의 보호, 소비자의 수선권, 그리고 공익적 목적의 강제실시 제도에 의해 합리적으로 제한된다.

1.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범위 (특허법 제96조)

  • 연구 또는 시험: 새로운 기술 발전을 위해 특허발명을 연구·시험하는 행위는 침해가 아닙니다. 특히 한국은 복제약(Generic) 허가를 위한 시험(Bolar 면책)을 법으로 명시하여, 특허 만료 후 즉시 복제약이 출시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 기타 예외: 국내를 통과하는 선박·항공기·차량, 출원 시부터 이미 국내에 있던 물건, 약사법에 따른 의약품 조제 행위 등에는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2. 법정실시권 (선사용권을 중심으로)

  • 선사용권(Prior Use): 특허 출원 시점에 이미 독자적으로 그 발명을 완성하여 사업을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선의'의 실시자에게는 무상의 통상실시권을 부여합니다. 이는 먼저 출원한 사람만 보호하는 '선출원주의'의 가혹함을 완화하기 위함입니다.
  • 특징: 타인의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고 자신의 사업 범위를 유지할 수 있는 소극적 권리이며, 법률에 의해 당연히 발생합니다.

3. 소비자의 수선권과 권리소진 원칙

  • 권리소진의 원칙: 특허권자가 제품을 한 번 판매하면 그 물건에 대한 특허권은 목적을 달성하고 사라집니다(소진). 따라서 구매자는 제품을 자유롭게 사용·양도할 수 있습니다.
  • 수선권(Right to Repair): 구매자가 파손된 부품을 교체하거나 수리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입니다.
    • 허용(수선): 마모된 부품 교체 등 제품의 수명 내에서의 유지 보수.
    • 금지(재조립): 수명이 다한 제품을 주요 부품 전체 교체 등을 통해 사실상 새로 '생산'하는 행위는 특허 침해에 해당합니다.

4. 특허권의 강제실시 (재정 및 심판)

특허권자가 권리를 남용하거나 공익이 우선할 때, 국가가 제3자에게 실시권을 강제로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구분주요 사유특징
재정 실시3년 이상 불실시, 공익상 필요, 불공정거래 시정, 의약품 수출 등특허청장에게 청구하며, 국방상 필요시 정부가 직접 실시하기도 함
허락 심판자기의 이용발명(개량발명)을 실시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기본발명보다 '상당한 기술상 진보'가 있어야 함 (특허심판원 청구)
  • 주요 쟁점: 국내 생산 없이 '수입'만 하는 것이 적절한 실시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나, 우리 법상 수입도 실시의 일종으로 봅니다. 다만, 공익 목적(질병 치료 등)이나 불공정거래 시정 시에는 협의 절차 없이도 강제실시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 본 법률위키는 저자의 허락을 받아 『지식재산권법』(제6판)의 원문을 수록하였습니다. 본 저서의 전체 목차와 체계적인 분류는 [지식재산권법] 목차 및 전체 가이드: 정상조·박준석 공저 (제6판) 페이지에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가. 제96조에 따라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범위

우리 특허법 제96조에서는 연구 또는 시험(약사법에 따른 의약품의 품목허가·품목신고 및 농약관리법에 따른 농약의 등록을 위한 연구 또는 시험을 포함한다)을 하기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제1항 1호), 국내를 통과하는 데 불과한 선박·항공기·차량 또는 이에 사용되는 기계·기구·장치 기타의 물건(같은 2호), 특허출원 시부터 국내에 있는 물건(같은 3호)의 경우와 같이 특허권의 독점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이 오히려 기술발전의 촉진이라는 특허법의 법목적에 부합하거나, 적어도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특허법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앞서 ‘물질발명’ 부분에서 언급한 대로, 2 이상의 의약을 혼합함으로써 제조되는 의약의 발명 또는 2 이상의 의약을 혼합하여 의약을 제조하는 방법의 발명에 관한 특허권의 효력은 약사법에 의한 조제행위와 그 조제에 의한 의약에는 미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하였다(특허법 제96조 2항). 제96조의 제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 또는 시험을 하기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를 인정한 것이므로 이하에서 이를 살펴본다.

(A) 외국에서의 관련 동향

기술 발전은 통상 뒤늦게 뛰어든 경쟁업자가 앞선 특허발명을 다양한 연구와 시험을 통하여 역분석(reverse engineering)하고 그 지식을 토대로 더 나은 발명을 개척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따라서 기술 발전이라는 특허법의 취지를 제대로 달성하기 위하여 독일이나 영국, 프랑스 등 많은 국가들은 후발 주자가 더 탁월한 발명을 성취하고자 타인의 특허발명을 ‘연구 또는 시험’의 대상으로 삼는 행위에 대하여 거의 예외 없이 특허권의 효력을 제한하고 있다. 그에 반하여 미국에서는 일단 특허권이 등록되면 그것을 공익적 사유를 들어 제한하는 데 원래 상당히 인색한 편이었다.

종전부터 미국 판례법은 시험적 실시(experimental use)인 경우 특허권 효력이 제한됨을 인정하여 왔지만 이런 경우란 영리 목적이 완전히 배제된 채 지적 호기심 혹은 재미를 충족하기 위해 수행된 연구·시험에만 국한되었다. 2002년경 Madey v. Duke Univ 판결324)에서도 판례법상의 시험적 실시 항변이 아주 협소하다는 사실이 잘 드러난 바 있다. 특허권침해소송의 피고였던 Duke 대학은 자신이 비영리 공익목적 기관임을 내세웠으나 법원은 비록 비영리 기관일지라도 그 사업을 위해 특허를 실시한 이상 지적 호기심 충족 등을 위한 판례법상의 시험적 실시 항변이 인정될 경우가 아니라고 보았다.

324) 307 F.3d 1351 (Fed. Cir. 2002). Duke 대학에 한때 물리학 교수로 고용되어 일하던 Madey는 자신이 퇴직한 뒤에도 계속 자신이 권리를 가진 특허발명인 자유전자 레이저(free electron laser,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전자 로부터 고출력 레이저를 얻는 기계)를 실시하는 Duke 대학을 상대로 특허침해를 주장하였다.

그런데 1984년 의약특허를 둘러싼 Bolar 사건325)에서 복제약(generic drug) 제조업체인 Bolar사가 자사 복제약이 FDA 시판허가를 얻기 위해 필요한 생동성 시험(生同性 試驗,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자료를 획득하기 위해 임의로 원고의 의약특허를 실시하자 침해소송이 제기되었다. 1심법원은 종전 판례법상의 시험적 실시 항변을 폭넓게 해석하여 비침해라고 판단하였지만, 연방특허항소법원은 위 항변을 좁게 보아 Bolar사의 행위가 특허권침해라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만일 연방특허항소법원의 입장을 따를 경우 조만간 특허권 기간이 만료될 의약발명이라도 그것의 복제약 제조업체들은 그 복제약에 관한 FDA 시판허가에 필요한 생동성 시험정보 등을 얻으려면 특허기간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특허발명을 실시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생동성 시험에 통상 소요되는 긴 시간 때문에 복제약의 시장진입이 늦어져 결과적으로 특허권의 독점이 존속기간 만료이후에도 사실상 지속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된다. 그런 결과가 예상되자 연방의회가 나서, 의약발명에 관해 그 복제약의 FDA 시판 허가에 필요한 특허실시행위는 비침해행위라고 규정한 미국 특허법상의 특칙326)을 수립하였는데 이것이 이른바 ‘Bolar 면책조항(Bolar provisions)’327)이다. 이와 같은 면책조항은 복제약의 시장진입을 촉진하기 위한 특칙이었을 뿐, 더 우월한 발명을 성취하고자 기존 특허발명을 시험대상으로 삼는 행위를 비침해로 파악하는 다른 국가들에서의 특허권 제한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328)

325) Roche Products v. Bolar Pharmaceutical, 733 F.2d 858 (Fed. Cir. 1984). 신경안정제인 바리움(Valium)에 관한 Roche의 특허권이 만료하기 이전 시점임에도 제네릭 업체 Bolar가 임의로 특허를 실시하자 소송이 제기되 었다.
326) 1984년 입법된 ‘해치-왁스만 수정법률(Hatch-Waxman Act)’의 일부이다. 
327) 35 U.S.C. §271(e)(1). ‘의약이나 동물용 약품의 제조, 판매 등을 규제하는 연방법에 따른 정보의 제공, 개발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특허실시’를 비침해행위로 정하고 있다. 
328) 2005년 연방대법원의 Merck KGaA v. Integra Lifesciences I, 545 U.S. 193 (2005) 참조. 여기서 Merck KGaA의 실험은 Integra가 가진 RGD 특허를 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여 다른 신약 물질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그럼에도 연방대법원은, 설령 종국에 FDA로 제출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당해 정보와 관련된 실험이 언제나 면책조항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실험자가 만일 특허된 의약의 활용을 포함한 자신의 실험이 성공한다면 그 정보를 FDA에 제출할 수 있다고 합리적으로 믿었다면 위 면책조항이 지칭하는 ‘합리적인 관련’이 인정된다고 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복제약이 아니라 새로운 의약을 개발하기 위한 타인특허의 실시 전반, 그리고 의약이 아닌 다른 특허 일반에까지 위 특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일본의 경우 ‘특허권의 효력은 시험 또는 연구를 위해 행하는 특허발명의 실시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정한 일본 특허법 제69조 1항을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329) 일본 특허법상 위 조항에 대한 일반적 해석론은 ‘당해 시험 또는 연구가 본래 특허에 관한 생산 등 실시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기술을 더 나은 단계로 진보시키려는 목적으로 한 것이어서, 특허권을 그에 미치게 하는 것은 기술진보를 저해할 것이라는 점에 근거한 특허권 제한조항’이라는 취지였다.330)

329) 일본 특허법(2012. 5. 8. 개정, 법률 제30호) 제69조 제1항. 
330) 東海林保, ‘試験研究のための特許発明の実施’, 牧野利秋 外 4人 編集, 知識財産法の理論と実務 1 -特許法Ⅰ-, 新日本法規(2007), 240면 참조.

따라서 복제약 제조의 경우 특허권의 존속기간 내에 보건당국으로부터 승인을 얻기 위하여 연구·시험을 하는 것일 뿐 새로운 발명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침해행위라고 보는 입장(침해설)이 학설상으로는 더 유력하였고 일부 판례도 그에 동조하고 있었다.331) 그러나 일본 판례상으로는 복제약 제조업자의 그런 행위를 침해로 의율하는 경우 특허권자의 시장독점이 사실상 연장되어 불합리하다는 점을 들어 비침해로 보는 입장이 다수였고 특히 1999년 최고재판소 판결332)도 비침해설을 취하고 있다.

331) 東京地裁 昭和62.7.10. 無体裁集19권2호231면(제초제사건) 외 2-3건의 오사카, 나고야 하급재판소의 사례가 있다. 이는 中山信弘(한일지재권연구회 역), 공업소유권법(상)-특허법, 법문사(2001), 320면에서 재인용함. 中山信弘도 마찬가지 견해였다. 
332) 日本 最高裁 平11.4.16. 判決(民集53·4·627, 判夕1002·83).

(B) 한국 특허법의 내용

한국의 경우 2010. 1. 27. 개정 이전까지 구 특허법 제96조에서 ‘연구 또는 시험을 하기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에는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연구 또는 시험에 상업적인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문제되지 않는다.

사실 종전까지 한국 특허법 제96조는 일본 특허법 제69조와 내용상 완전히 동일하였다. 이런 구법의 조문 하에서는 일본에서처럼 복제약을 특허권 기간만료 즉시 판매하기 위하여 사전에 보건당국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득하기 위한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연구 또는 시험을 포섭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있었다.333) 종전 통설334)은 이것을 특허발명보다 더 나은 새로운 기술을 얻기 위한 연구 또는 시험을 장려한다는 정책적 목적에 기인한 특허권 제한으로 해석하였다. 이런 통설과 달리, 소수의 하급심 판례는 구법 조문을 해석하면서 복제약 제조업자가 식약청에 제네릭 의약품에 대해 조건부 허가신청을 하고 생동성 시험을 하면서 그 시험약을 생산한 행위는 특허 침해행위로 볼 수 없다는 요지로 판단한 바 있다.335)

333) 송영식, 앞의 책, 515면 참조. 
334) 가령 송영식·이상정·황종환, 지적소유권법(상)-제6전정판-,육법사(1999), 369면 각주 237번. 
335) 특허법원 2008. 12. 30. 선고 2008허4943 판결. 이 판결은 일본에서의 비침해설과 같은 논리를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 다툼이 있던 중 일본에서와 달리 한국에서는 2010. 1. 27. 특허법 개정으로, 제96조 1항 1호 중에 ‘약사법에 따른 의약품의 품목허가·품목신고 및 농약관리법에 따른 농약의 등록을 위한 연구 또는 시험을 포함한다’는 문구를 삽입하였다. 이로써 앞서의 논란을 입법적으로 불식시키고 있다. 개정의 결과 한국에서도 미국에서처럼 복제약 제조업자의 복제약 시판허가를 위한 사전 실험행위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즉, 학문적인 목적의 연구 또는 시험을 위하여 특허발명을 실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경쟁업자가 상업적으로 판매할 목적으로 특허발명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연구 또는 시험을 위하여 특허발명을 실시하는 것도 특허권의 침해로 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 경쟁적으로 제조한 제품의 제조나 판매 자체가 특허권을 침해할 수는 있으나 그에 필요한 연구 또는 시험을 위한 특허발명의 실시는 특허권의 침해로 되지 않는다. 예컨대 의약물질 또는 의약제품에 관한 특허권의 존속기간이 만료된 이후에 경쟁업자가 동일한 의약제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관련 행정부처로부터 동일한 의약제품의 판매허가를 받기 위해 필요한 임상실험 등을 위해서 특허발명을 실시하는 것은 특허권의 침해로 되지 않는다. 다만 연구 또는 시험에 사용되는 장비나 물질에 관한 발명의 경우에는 특허발명 자체의 연구나 시험에 한정되고 그 이외의 연구나 시험을 위한 실시는 특허권의 침해로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법정실시권에 의한 제한

앞서 설명한 법정실시권이 인정되는 경우, 그 범위 내에서는 특허권자의 의사에 기하지 아니하고 제3자가 실시권을 취득하므로 이 역시 특허권이 제한되는 경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직무발명에 대하여 사용자 등이 가지는 통상실시권(발명진흥법 제10조 제1항), 특허출원 등의 회복시 특허출원의 포기 등 기왕의 외관을 신뢰한 자에게 인정되는 통상실시권(특허법 제81조의3 4항), 선사용권(先使用權, 특허법 제103조), 중용권(中用權, 특허법 제104조)336) , 디자인권 존속기간 만료 후 원디자인권자가 가지는 통상실시권(특허법 제105조), 질권의 행사로 특허권이 이전된 경우 원특허권자가 가지는 통상실시권(특허법 제122조), 후용권(後用權, 특허법 제182조, 제183조) 337)의 경우 중 이하에서는 선사용권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336) 중용권은 무권리자이지만 이미 그에 의해 투자된 설비 또는 사업을 정책적 차원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제도이다. 가령 이미 타인에 의하여 출원등록된 동일한 특허가 존재함에도 이중등록된 특허라서 무효가 된 경우 무효가 된 특허권자 및 그 양수인(특허법 제104조 1항 1호), 혹은 정당한 권리자 아닌 무권리자가 임의로 출원하여 무효라는 사정을 모른 채 선의로 특허권자가 된 자(특허법 제104조 1항 3호)를 보호하고 있다. 
337) 후용권은 재심에 의하여 회복된 특허권이 있는 경우 재심청구의 등록 전에 선의로 국내에서 그 발명의 실시사업을 하고 있는 자(특허법 제182조), 혹은 제138조 1항 또는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통상실시권을 허락한다는 심결이 확정된 후 재심에 의하여 이에 상반되는 심결의 확정이 있는 경우에는 재심청구 등록 전에 선의로 국내 에서 그 발명의 실시사업을 하고 있는 자 또는 그 사업의 준비를 하고 있는 자(특허법 제183조)에게 각각 사업의 목적 및 발명의 범위 안에서 법정실시권을 부여하여 신뢰를 보호하는 제도이다.

특허출원 시에 그 특허출원된 발명의 내용을 알지 못하고 발명을 하거나 그 발명을 한 자로부터 알게 되어 국내에서 그 발명의 실시사업을 하고 있는 자는 그 실시 또는 준비를 하고 있는 발명 및 사업의 목적의 범위 안에서 그 특허출원된 특허권에 대하여 통상실시권을 가지는바 이를 선사용권(prior use)이라 한다. 특허권은 공익상 또는 제3자와의 이해조정을 이유로 제한되는데, 선사용권도 법정실시권에 의한 특허권 제한 중 하나이다. 선사용권에 관한 규정은 우리 특허법이 기본원칙으로 삼고 있는 선출원주의를 완화해서 제한적으로나마 발명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선출원주의를 완화해서 발명자를 보호하기 위한 또 다른 규정으로는 발명자가 발명을 한 후에 스스로 간행물에 게재하거나 박람회에서 발표한 경우 등에 제한적으로나마 신규성상실의 예외를 인정해 주는 규정을 들 수 있다. 특허법과는 달리 상표법은 선사용자의 법정사용권이 인정되지 않고 오직 주지·저명상표의 보유자가 상표등록무효심판을 제기할 수 있을 뿐이었지만 2007. 1. 3. 상표법 개정으로 선사용권도 인정되고 있다(상표법 제99조).

선사용권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으로는 국내에서 발명의 실시사업을 하거나 발명의 실시준비를 할 것과 선사용자의 선의에 의한 것일 것이 있다. 국내에서 발명의 실시사업을 하거나 실시준비를 할 것은 객관적인 자료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고, 다만 이 사업 또는 준비는 완성된 발명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두 번째로 선의란 발명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경우를 포함하며, 또한 출원 전에 정당한 사정(예: 우연히 안 경우)에 의하여 안 경우를 포함한다.

선사용권의 내용은 당해 특허발명에 대하여 통상실시권을 가지는 것이고, 다만 특허발명자로부터 특허권에 의한 권리의 주장을 받지 아니한다는 소극적 권리를 내용으로 한다. 따라서 제3자가 동일한 내용의 특허발명을 실시하더라도 선사용권의 침해를 주장할 수 없고, 당연히 권리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법정통상실시권이다.

 

다. 소비자의 수선권

특허발명제품을 특허권자로부터 또는 특허권자의 허락 하에 구입한 자가 당해 제품의 파손되거나 마모된 부품을 교체하거나 수선하는 행위는 특허권의 침해로 되지 않는다고 해석되고 있다.338) 본래 특허권자는 특허발명의 생산·사용·양도 등의 실시를 할 권리를 독점하지만, 일단 자신에 의해서 양도되거나 또는 자신의 허락 하에 양도된 특허발명제품의 계속적인 양도나 사용 등에 대해서는 특허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보는 소위 ‘권리소진의 원칙(exhaustion of rights)’에 의한 제한이 있다. 따라서 특허발명제품을 구입한 자가 영리를 목적으로 당해 제품을 재조립(reconstruction) 또는 생산하는 경우에는 특허권의 침해가 될 수도 있겠지만 특허발명제품 전체의 사용연한 내에 수차례 교체가 예상되어 있는 부품이나 파손된 부품을 교체하거나 수선하여 특허발명제품을 계속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특허발명제품을 구입한 자는 소위 ‘수선권(right to repair)’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된다.339)

338) 최덕규, 특허법, 세창출판사, 1996, 709-710면, 788면; 송영식 외, 지적소유권법, 육법사, 1996. 290면 등 국내 다수의 견해도, 사회통념과 관계인들의 이익조화의 관점에서 수선행위가 특허권침해에 해당되지 않는 적법 한 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339) 유럽에서는 특허발명품을 적법하게 구입한 자가 특허권자로부터 부품교체에 관한 묵시적 허락(implied license)을 받았기 때문에 부품교체가 특허권침해로 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여기에서 어려운 문제는 어느 경우의 부품교체가 허용되는 적법한 수선권의 행사에 해당되고, 어느 경우에 새로운 특허발명제품의 재조립·생산으로서 특허권침해로 되는지를 구별하는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특허법의 목적이 특허발명제품에 관한 시장수요 또는 특허권자의 경제적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보장해줌으로써 상당한 인센티브를 주어서 과학기술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므로, 특허발명제품을 구입한 자가 당해 제품의 수명이 다했거나 그 경제적 가치가 다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부품들을 모두 교체하여 사실상 재조립하거나 사실상 또 하나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특허권침해라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청구범위를 벗어난 과다한 보호나 특허권의 효력의 확대는 관련 과학기술분야의 경쟁을 불합리하게 제한하여 오히려 과학기술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재조립에 해당되지 않는 부품의 교체는 허용해 주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적법한 수선 또는 부품교체와 특허권침해로서의 재조립 또는 생산을 구별하는 것은 특허발명제품 전체의 수명과 교체부품의 수명의 비교, 부품교체 당시의 특허발명제품의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고려해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타인의 특허발명제품의 중요한 부품을 교체용으로 생산·공급하는 행위가 우리 특허법 제127조의 ‘간접침해’에 해당하는 경우인지가 문제이다. 우리 특허법상 간접침해의 규정은 실시권이 없는 자에게 부품을 공급한 경우에 한정하지도 않고 간접침해자의 인식에 관한 주관적 요건에 관한 요건도 규정함이 없이 단순히 특허발명제품의 생산·특허방법의 실시에만 사용되는 물건을 생산하는 것을 간접침해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 또는 ‘실시’의 개념을 엄격히 해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수회에 걸쳐서 교체가 예상되어 있는 부품을 구입해서 교체하는 것은 단순한 부품교체 또는 적법한 수선행위 에 해당되고 특허제품의 재조립 또는 생산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부품만을 생산해서 판매한다고 해서 특허발명의 실시에만 사용되는 물건을 생산하는 것으로 볼 수 는 없는 것이다.

 

라. 특허권의 강제실시

(A) 실시의무

그 이외에 자신의 특허발명을 실시해야 할 의무도 부담하는가 문제된다. 특히 특허권의 보호가 국제적인 통상의 문제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특허발명의 강제실시에 관한 규정은 심각한 논쟁과 대립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컨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강제실시(强制實施)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개발도상국들은 넓은 범위에서 강제실시를 허용해야만 자국의 기술이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대립을 보여 주고 있다.340)

340) Kevin W. McCabe, The January 1999 Review of Article 27 of the TRIPs Agreement, 6 J. Intell. Prop. L. 41, 61 (1998).

기본적으로 특허권은 특허발명에 대한 배타적 지배를 가능하게 해 주는 권리이기 때문에 특허권자로서는 특허발명을 어떻게 실시할 것인지 또는 타인으로 하여금 실시하도록 할 것인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지만 더 나아가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거나 특정 국가에서만 집중적으로 생산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 특허발명을 실시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특허법은 특허발명의 대가로 특허권자에게 무제한의 권리를 부여한 것이 아니고 특허발명으로 일반 공중이 받게 될 이익에 상응한 만큼 또는 사회적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권리를 부여한 것이기 때문에 특허발명의 불실시가 관련시장에서의 경쟁 제한을 초래하거나 기술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특허법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 부득이 특허발명의 실시를 강제하거나 극단적으로는 특허권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우리 특허법은 종전에는 특허발명의 강제실시와 특허권취소에 관한 두 가지 제도를 모두 채택한 입법례이다가(특허법 제107조 및 구법 제116조), 2011. 12. 2. 개정법에서 후자의 특허권취소 제도를 폐지함에 따라 현재 강제실시권 제도만 유지하고 있다. 어쨌든 강제실시제도, 특히 불실시를 이유로 한 강제실시제도(제107조 1항 1호)가 존재하는 한 결과적으로 특허권자에게 일정한 조건하에 특허발명을 실시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요컨대, 강제실시제도는 특허권의 존속기간이나 연구·시험 등의 예외와 마찬가지로 특허법의 법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제도적 장치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강제실시제도의 활용도가 미미한 것은 위 제도의 효율성이 반증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341)

341) A. Samuel Oddi, The International Patent System and Third World Development, 1987 Duke L.J. 831, 864 (1987).

(B) 강제실시의 요건342)

a) 3년 이상의 불실시 내지 불충분한 실시

불실시에 의한 강제실시는 전술한 바와 같이 파리협약에서부터 프랑스 지식재산권법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입법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강제실시제도의 하나이다. 불실시에 의한 강제실시의 요건은 문제된 특허발명의 실시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속적으로 3년 이상 국내에서 행하여지지 아니하는 것이다. 다만 특허권자가 특허발명의 실시를 위한 충분한 준비기간이 주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도 강제실시권이 허용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특허출원일로부터 4년 이상 경과하지 아니한 때에는 강제실시권이 허용될 수 없다.343) 또한 반도체 기술발명에 대해서는 후술하는 공익상 필요한 경우만 강제실시를 허락할 수 있을 뿐 위와 같이 3년 이상의 불실시를 사유로 해서는 강제실시를 허용할 수 없다. 그리고 강제실시는 3년 이상 자발적인 실시허락이 없는 경우에 한해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특허권자 또는 전용실시권자와 실시허락에 관한 협의를 할 수 없거나 협의 결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 한해서 강제실시가 허용된다. 재정에 의해서 허용되는 통상실시권은 국내수요를 위한 공급을 주목적으로 한다는 지역적 제한이 있다.

342) 특허법 제107조 및 제138조에 규정된 강제실시의 요건을 검토하도록 한다. 참고로 식물신품종 보호법 제67조 도 특허법 제107조에서와 동일한 강제실시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343) 특허법 제107조.

과거에 3년 이상의 불실시가 있더라도 재정 시 현재 특허발명의 실시가 이루어지고 있다면 실시권의 재정은 행할 수 없다고 본다. 이는 불실시를 이유로 한 강제실시제도의 목적이 제3자에게 실시권을 부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당해 특허발명의 실시를 통해서 국내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는 데 있는 것이며, 따라서 과거에 불실시가 있어도 현재 실시되고 있다면 강제실시제도는 허용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3년 이상의 불실시란 등록으로부터 3년 이상의 불실시의 경우는 물론 과거에는 실시되었지만 현시점에서 3년 이상의 불실시가 있었던 경우도 포함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3년 이상의 불실시의 경우에 강제실시가 허용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취지에서, 국내에서 특허발명의 실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실시가 상당한 영업적 규모로 실시되지 아니하거나 적당한 정도와 조건으로 국내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에도 강제실시는 허용된다(특허법 제107조 1항 2호). 즉, 국내에서의 특허발명 실시가 국내수요를 훨씬 하회하는 명목적인 것인 때에는 적절한 실시라고 할 수 없고 적절한 실시가 없는 것은 완전한 불실시와 마찬가지로 국내 기술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어서 약간의 정도차이만 있을 뿐이고 마찬가지로 취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수요는 항상 일정한 것에 한하지 아니하며, 일시적인 공급부족에 의하여 수급 균형이 맞지 않는다든지 특허제품의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 있다는 점만으로는344) 적절한 실시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3년 이상에 걸쳐서 계속적 공급부족의 상태 하에 있었던 경우에 비로소 강제실시 제도는 원용될 수 있을 뿐이고 그 정도는 각 경우마다 당해 발명의 성질과 경제상황을 감안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344) 적절한 실시가 없으면 물론 시장가격이 높게 형성되지만, 연구개발비 등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투입되어 개발된 특허발명제품의 경우에는 제품가격을 높게 책정하지 아니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만을 기준으로 적절한 실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참고로 영국 특허법도 1977년에 특허법이 개정되기 이전에는 음식물이나 의약품 또는 의료장비 등에 관한 특허발명의 경우에 시장가격이 높다는 것만을 사유로 해서 특허발명의 강제실시를 청구할 수 있었으나, 1977년 특허법은 그러한 강제실시청구사유를 삭제해서, 현재는 가격만을 이유로 해서 특허발명의 강제실시를 청구할 수는 없다.

가장 문제되는 것은 국내에서 생산하지 아니하고 수입만을 행한 경우, 부적절한 실시에 해당되는가라는 점이다. 이 점에 관해서 혹자는 단순하게 수입만을 행하고 있는 정도로는 적절한 실시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345) 특허제도를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및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제도라고 생각한다면, 단순한 수입은 우리나라에서의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적절한 실시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단지 국내산업보호라는 관점에서 파악하는 통설에 대하여 반대하는 견해도 있다. 즉, 이 문제는 단순한 국내문제로서 처리할 수 없으며, 국제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346) 만일 단순한 수입이 적절한 실시가 아니라고 한다면, 특허권자는 특허권을 취득한 모든 나라에서 실시를 하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각국에서 생산비용, 잠재기술, 노동력, 시장규모 등에 격차가 있으므로 모든 나라에서 생산하는 것은 유리한 전략이 아니며, 또한 소비자에게 있어서도 높은 비용 또는 낮은 품질의 제품을 구입하도록 하게 된다는 것이 반대설의 입장이다.

345) 工業所有權審議會, ‘裁定制度の運用要領’, ジュリスト, 第605號, 84頁. 
346) WTO/TRIPs는 특허권자가 국내에서 실시하지 않고 수입에만 의존한다는 사유만으로 강제실시를 허용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보는 견해가 상당수 있다. 예컨대 John E. Giust, Noncompliance With Trips By Developed And Developing Countries: Is Trips Working?, 8 Ind. Int'l & Comp. L. Rev. 69 (1997).

국내에서는 생산하지 않고 오직 수입만 하는 것이 불실시 또는 부적절한 실시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입법론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단계 또는 기술수준에 따라서 어떠한 범위의 강제실시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특허법제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가의 문제로서 전술한 찬반양론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특허법의 해석론으로서는 수입도 실시의 개념에 포함되기 때문에347) 특허발명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고 오직 수입하기만 해서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더라도 강제실시의 사유로 된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특허권자가 자신의 특허발명제품을 국내에서는 생산하지 않고 오직 소량만을 수입함으로써 국내에서 아주 높은 가격으로 판매한다면 적당한 정도와 조건으로 국내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표권자나 특허권자의 허락 없이 제3자가 진정상품이나 특허제품을 병행수입(parallel imports)하는 것이 상표권이나 특허권의 침해로 되지 않는다고 보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348) 특허권자에 의한 수입수량이 부족하면 즉시 제3자에 의한 병행수입이 있을 수 있는 것이고, 그러한 병행수입의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일 병행수입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수입수량이 지나치게 부족한 실정은 아니라는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강제실시의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해석상의 논란을 종식시키고 강제실시의 요건을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생산과 수입을 구별해서 취급할 것인지 아니면 동일시할 것인지 여부를 명확히 하는 차원의 특허법 개정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349) 다만 강제실시에 의해서 생산된 제품의 수출이 허용되는가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 우리 특허법은 재정에 의해서 허용되는 통상실시권은 국내수요를 위한 공급을 주목적으로 한다는 지역적 제한을 명시적으로 하고 있다.

347) ‘실시’라고 함은 특허법 제2조에 의해서 발명제품을 ‘생산·사용·양도·대여 또는 수입,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을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348)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1981. 7. 30. 선고 81가합466 판결; 일본 最高裁判所 1997. 7. 1, 平成7年(オ) 1988호. 
349) WTO/TRIPs조약 체약국에서 생산된 발명제품을 수입하는 것은 프랑스 영토내에서 발명의 실시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게 된 프랑스 지식재산권법 Code de la Propriété Intellectuelle Article L613-11 참조.

아울러, 특허발명이 정당한 이유 없이 계속하여 3년 이상 국내에서 상당한 영업적 규모로 실시되지 아니하거나 적당한 정도와 조건으로 국내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 경우(특허법 제107조 1항 2호), 즉 불충분한 실시의 경우에도 불실시와 마찬가지로 통상실시권 설정의 재정사유가 된다.

덧붙여 지금은 폐지되었지만 구법 제116조에서는 특허 불실시의 경우에 위와 같이 강제실시로 제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불실시를 사유로 한 강제실시권 설정의 재정이 있은 날부터 계속하여 2년 이상 그 특허발명이 국내에서 실시되고 있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해관계인의 신청에 의하여 또는 직권으로 그 특허권을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었다. 이는 미국과 같이 지식재산권 보호를 아주 강조하는 선진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개발도상국의 법제에 특유한 제도라고 볼 수 있었으며 주로 외국기업이 대거 보유하는 특허독점권이 자국에서 남용되는 폐해를 막기 위한 규정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한국에서 이러한 취소제도를 이용하여 특허권이 취소된 사례는 그동안 전무하였었고, 이것은 특허권 취소를 활발히 운용하는 경우 불가피하게 미국 등 선진제국과의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판단도 상당히 고려된 결과였다. 어쨌든 한미자유무역협정의 결과에 따라 이루어진 2011. 12. 2. 개정법에서는 이를 폐지하였다.

b) 공익상 필요한 경우

우리 특허법은 위에서 살펴본 ‘3년 이상의 불실시의 경우’뿐만 아니라 ‘특허발명의 실시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특히 필요한 경우’에 있어서도 통상실시권의 설정의 재정을 인정하고 있다(특허법 제107조 1항 3호). 여기에서 문제되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경우에 ‘공익’의 견지에서 특허권이 제한될 수 있는가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 또는 유형이다.

공익상 필요한 경우의 통상실시권의 설정에 관하여 전문개정 이전의 1973년 특허법(구특허법) 제52조는 ‘특허권자가 실시권의 허락을 부당하게 거부하여 산업이나 국가 또는 국내거주자의 사업에 손해를 가했을 때’에는 특허권의 남용이 있다고 보고 통상실시권을 허락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었다. 현행 특허법은 공공의 이익 에 관한 아무런 설명도 하고 있지 않지만, ‘공공의 이익’이란 구특허법에서 특허권 남용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특정 산업이나 국가 전체에 손해를 가한 경우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350) 다만 우리 국내 기술수준의 향상이나 세계적인 특허권 보호강화의 추세에 비추어 볼 때 특정 국내사업자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까지 현행 특허법상 공익에 반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지는 의문시된다. 특허권자가 실시허락을 거절한다고 해서 경쟁업자인 특정의 국내사업자에게 어떠한 손해가 있을지 의문시되고 실시허락거절로 인해서 발명실시를 할 수 없는 것 자체가 손해라고 한다면 그러한 손해는 특허권의 배타적 권리의 속성상 제3자가 당연히 감수해야 할 손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350) 현실적으로 국가 또는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로서 대량실업이라거나 도산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그러한 대량실업이나 도산을 예측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가 많으며 기업이 도산한 후에는 청구할 수 없으므로 사실상 강제실시를 청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梁野義信, ‘技術獨占の本質と特許法93條適用の限界’, ジュリス ト, 第396條, 38頁.

공익상 필요한 경우뿐만 아니라 국가 또는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는 개념도 추상적인 기준임에는 마찬가지이고 보다 구체적인 기준이나 유형별 검토가 필요하다. 특허발명의 강제실시가 필요한 구체적인 경우를 명시적으로 규정한 법령으로 징발법을 들 수 있다. 징발법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 하 에서 군작전 수행을 위하여 토지와 물자·권리 등을 징발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 징발목적물의 하나로 특허권을 예시적으로 규정하고 징발물은 소모품이 아닌 경우에는 원상을 유지해서 징발이 해제된 때에 반환해야 할 것으로 하고 비소모품의 경우에는 사용료를 지급함으로써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351) 특허권의 징발은 그 해석상 특허발명의 강제실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인다. 특허법에서도 국방상 필요한 경우 정부가 특허발명을 수용하거나(제106조) 국가비상사태나 공익을 위하여 비상업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경우 정부가 직접 실시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실시하게 할 수 있음을(제106조의2)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352) 그러나 징발법과 특허법 제106조에 의한 특허발명의 강제실시는 국방상의 필요에 의해서 특허발명의 불실시 여부를 불문하고 그리고 특허권자의 사전협의의 실패 여부를 불문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특허발명을 실시하는 것으로서 징발·수용과 동일한 차원에서 인정된 것이라는 점에서 특허법 제10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좁은 의미의 강제실시제도와 구별된다. 다만 전시 등의 비상시에 국방상 필요한 특허발명을 실시해서 납품하고자 하는 자가 특허권자와 협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특허법 제107조에 규정된 기타의 요건을 충족해서 위 조항의 절차에 따라서 통상실시권설정의 재정을 청구한 경우에는 공익상 필요한 경우로 보아서 강제실시가 허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방상의 필요는 공익상 필요한 경우의 예시로 볼 수도 있다.

351) 징발법 제1조, 제5조, 제14조, 제19조. 
352) 종전에는 정부가 직접 실시하기 위하여 비상시일 것,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것이라는 요건이 모두 충족되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0. 1. 27. 개정에 의하여 TRIPs 협정에서와 마찬가지로 어느 한 요건만 충족하면 가능한 방향으로 개정된 것이다.

‘공익상 필요한 경우’ 가운데는 국가 또는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 또는 환경보전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된다. WTO/TRIPs 조약 제8조도 공중보건을 위해서 필요하거나 사회·경제적 발전이나 기술적 발전에 중요한 분야의 공익을 증진하기 위해서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강제실시의 허락이 그러한 조치의 하나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353) 예컨대, 다수의 국민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예컨대 AIDS)의 치료에 긴요한 의약품의 생산에 필요한 경우354) 또는 환경보전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355) 등에는 강제실시제도를 원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백혈병치료약에 대한 통상실시권설정의 재정신청에서 특허청은 백혈병이 국민다수에 전염되는 질병도 아니고 신청대상으로 된 발명의약품에 대해서 의료보험이 적용되어 환자의 부담액이 약가의 10%에 불과하며, 환자들의 자가치료목적의 의약품수입은 허용된 다는 점 등을 근거로 해서 신청을 기각했다.356)

353) Michael Blakeney, Trade Related Aspects of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London, Sweet & Maxwell, 1997), p. 90. 
354) 프랑스의 Code de la Propriété Intellectuelle Article L613-16 à L613-18; 남아프리카의 Medicines and Related Substances Control Amendment Act of 1997; Doha Declaration on the TRIPs Agreement and Public Health. 
355) Charles R. McManis, The Interface Between International Intellectual Property And Environmental Protection: Biodiversity And Biotechnology, 76 Wash. U. L.Q. 255 (1998).
356) 특허 261366호 발명에 대한 통상실시권설정 재정청구에 관한 결정.

구 특허법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비상업적으로 특허발명을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경우’ 재정사유로 정하면서 이때는 특허발명의 불실시 등의 경우와 달리 협의절차를 요구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행 특허법은 ‘특허발명의 실시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특히 필요한 경우’를 통상실시권설정의 재정사유로 삼으면서도, 이때 재정의 청구가 원칙적으로 특허발명의 특허권자 또는 전용실시권자와 통상실시권 허락에 관한 협의를 하였으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 또는 협의를 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특허법 제107조 1항 참조). 그러나 현행법에서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비상업적으로 실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협의를 하지 않아도 된다(특허법 제107조 1항 단서). 따라서 개인기업이라면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통상실시권설정의 재정을 신청해서 특허발명을 실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기업이 스스로 실시권을 허락받은 경우에 그러한 개인기업이 특허발명을 실시하는 것은 영리 목적을 위한 것이고 상업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WTO/TRIPs도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비상업적 실시라고 함은 정부나 정부의 허락을 받은 기업이 정부를 위해서 공익상 필요한 경우에 특허권자의 허락 없이 그 리고 특허권자와의 사전협의도 없이 특허발명을 실시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c) 불공정거래행위의 시정에 필요한 경우

특허법은 WTO/TRIPs 조약에 규정된 강제실시사유를 반영한다는 의미에서 1995년 12월에 법개정을 통해서 ‘사법적 절차 또는 행정적 절차에 의하여 불공정 거래행위로 판정된 사항을 시정하기 위하여 특허발명을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경우’ 를 추가적으로 강제실시사유의 하나로 열거해서 규정하게 되었다. 본래 특허권자는 제3자로 하여금 자신의 특허발명을 실시하도록 허락해 주어야 할 의무가 없고, 따라서 실시허락계약의 체결을 거절했다는 것만으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위반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357) 다만 공정거래법 제3조의2는 시장지배적사업자가 상품의 판매 또는 용역의 제공을 부당하게 조절하는 행위와 같이 시장지배적지위를 남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특허권자가 시장지배적사업자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특허권자가 자신의 특허발명에 관하여 실시허락을 거절하는 것이 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에 해당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특허권이라고 하는 배타적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시장지배적사업자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특허권자가 관련 상품 또는 서비스 시장에서 그 시장점유율이 100분의 50이상으로 되는 경우와 같이 현실적으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시장지배적사업자에 해당되고(공정거래법 제4조 1호), 그러한 시장지배적사업자인 특허권자가 실시허락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357) 특허권의 그러한 배타적 권리의 속성을 인정해서 공정거래법 제59조는 특허법 등에 의한 권리의 행사라고 인정되는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적용제외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특허권 등을 남용 해서 부당히 경쟁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공정거래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해석되고 있다.

특허권을 보유한 기업의 경우에 시장점유율이 100분의 50미만이더라도 다른 경쟁사업자가 실시권을 얻지 못하는 한 진입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지배적사업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358) 특히 특허발명기술이 당해 거래분야에서 표준기술359)로 채택되거나 사실상 표준기술로 되고 당해 기술을 토대로 해서 만들어진 제품의 연간 매출액이 40억 원 이상인 경우360)에는 시장점유율이 낮더라도 시장지배적사업자에 해당될 수도 있을 것이다.361) 표준기술을 보유한 자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의 규제에 관한 외국동향을 보면 우선 국제표준화기구(ISO)362)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363)가 공동으로 채택하고 있는 ‘국제표준의 개발에 관한 지침’364)을 볼 수 있다.365) 이들 지침은 특허권자에 의하여 합리적인 조건하에 자발적인 실시허락(voluntary license)이 이루어지는 것을 원칙적인 전제로 하여 표준을 설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미국표준화기구(ANSI)366)는 미국표준의 이용에 특정 특허발명의 실시가 필요하다는 신고를 받은 경우에는 당해 특허발명에 대한 특허권자로부터 문제된 미국표준과 무관하다고 하는 부정적 확인선언이나 무상실시선언 또는 합리적 실시선언을 받은 이후에만 당해 미국표준을 승인하도록 하는 절차를 마련해 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보통신표준을 제정함에 있어서 특허권자로부터 특허발명기술을 무상 또는 합리적인 조건하에 비차별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의 확약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367) 그런데 특허기술을 가진 특허권자가 자신의 기술이 표준으로 채택되는 과정에서 당해 표준기술에 대해서 아무런 특허권도 보유한 바 없다고 선언한 후 기술표준으로 시장을 지배하게 된 때에 자신의 특허권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가? 표준설정을 해제할 수 있는 절차에 따라서 표준설정을 해제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문제는 표준 설정이 해제되어도 이미 관련 업계와 소비자들은 표준이었던 기술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특허권자는 사실상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서 독점이윤을 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특허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행위 자체가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에 의한 경쟁제한에 해당되고368)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정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 특허법상 강제실시의 사유에도 해당될 수 있 을 것이다.

358)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조 7호 참조. 
359) 유럽공동체가 ‘기술표준분야에서의 정보제공에 관한 절차’를 마련하기 위하여 제정한 위원회지침(Council Directive)은 ‘표준이란 반복적이고 계속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강제적이지 않은 것이고 표준화 기관에 의하여 승인된 기술적 명세사항을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있지만(83/189/EEC: Council Directive of 28 March 1983 laying down a procedure for the provision of information in the field of technical standards and regulations), 일정한 기술적 해결책이 관련기술시장에서 제조업자나 소비자들에 의하여 효율적인 것으로 인정되어 사실상 표준기술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360) 공정거래법 제4조는 연간 매출총액이 40억 원 미만인 사업자를 시장지배적 지위자에서 제외하고 있다. 
361) 미국공정거래법하에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Kevin J. Arquit, Arman Y. Oruc, Richard Wolfram, Antitrust, Intellectual Property, Standards And Interoperability, 524 PLI/Pat 157(1998) 참조. 
362)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363) 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 
364) Joint IEC/ISO Directive Methodology for the Development of International Standards. 
365) 표준기술을 채택하는 것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경쟁의 토대를 마련해줌으로 써 혁신과 발명을 촉진하는 데 효율적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Andrew Webster and Kathryn Packer (ed.), Innovation and the Intellectual Property System (Kluwer Law Int'l., 1996), p. 53. 
366) American National Standards Institute.
367)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제33조, 전파법 제63조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그리 고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에 근거한 방송통신표준화지침(국립전파연구원 고시 제2017-8호) 제12조 제1항 참조; 정보통신기술표준화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는 1997년도에 26건, 그리고 1998년도 상반기 에 13건의 특허발명기술에 대해서 통상실시권허락의 확약서를 받은 바 있다(http://www.tta.or.kr). 
368) 예컨대 Dell 컴퓨터회사는 컴퓨터중앙처리장치(CPU)와 하드디스크 등 주변장치(peripherals)를 효율적으로 연결해서 정보를 전달하는 장치로서 자사의 ‘VL-bus’가 비디오전자표준협회(Video Electronics Standards Association: VESA)에 의해서 표준으로 채택됨에 있어서 위 장치에 대한 특허권이나 저작권 등 어떠한 권리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선언을 했으나, 그러한 장치가 시장에서 성공적인 표준으로 활용되자 그에 대한 특허권을 주장하면서 컴퓨터제조업체들에 대해서 그 실시료의 지급을 청구하자, 미국 연방통상위원회(FTC)는 그러한 Dell의 특허권주장이 경쟁을 제한하고 표준설정절차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시작했고, Dell은 자신의 특허권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하게 된 바 있다.

또한 공정거래법 제7조는 누구든지 직접 또는 특수관계인을 통하여 다른 회사와의 합병, 주식취득, 영업양수 등의 기업결합을 통해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공정거래법이 금지하고 있는 기업결합은 경쟁제한을 초래하는 기업결합이고 경쟁제한을 초래하는지 여부는 기업결합의 결과로 시장점유율에 어떠한 변화가 오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인 바, 특허권을 보유한 기업 간의 결합으로 인해서 시장점유율이 증가하게 되면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 기업결합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 자체의 중지 또는 주식의 처분을 명할 수도 있지만, 경쟁제한 상태를 시정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데, 그러한 조치 가운데 경쟁 사업자에게 특허발명의 실시권을 부여하도록 명하는 것도 포함됨은 물론이다.369)

369) Ciba-Geigy와 Sandoz의 합병 및 Monsanto회사에 의한 DeKalb Genetics Corp.의 인수에 있어서 미국정부는 당해 기업이 보유한 의약품 관련 특허발명과 영업비밀의 실시권을 경쟁업체에 부여할 것을 명한 바 있다.

이와 같이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 경우에 특허발명의 강제실시가 이루어질 수 있음은 명백하지만 우리 공정거래법은 법위반행위에 대해서 공정거래위원회로 하여금 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의 확정이 없는 한 공정거래법에 규정된 손해배상청구의 소송(민법상 손해배상청구는 제한되지 않는다)을 제기할 수도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거래법 위반사항을 시정하기 위해서 필요한 강제실시의 절차가 특허청에 제기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불공정거래행위로 인해서 손해를 입게 된 자가 민법상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의 소송을 제기하거나 특허권침해소송에서 특허권자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위반에 해당되는 것으로서 특허권의 남용에 해당된다고 하는 항변이 법원에 의해서 받아들여진 경우에 한해서 특허청에 의한 강제실시가 이루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 극히 제한된 적용범위만이 예정된 어색한 규정이 나오게 된 배경은 아마도 우리 정부가 WTO/TRIPs 규정을 잘못 해석한 결과가 아닌가 추측된다. 다시 말해서, WTO/TRIPs는 행정적·사법적 절차에 의해서 불공정거래행위로 판정된 경우에 그러한 불공정거래행위의 시정을 위해서 필요한 강제실시에 있어서는 특허권자와 잠재적 실시권자와의 사전협의 의무라거나 국내수요만을 위해서 강제실시가 허용되어야 한다는 제한조건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370) 그런데 우리 특허법은 그러한 규정을 확대해석하거나 오해한 나머지 사법적행정적 절차에 의해서 불공정거래행위로 판정된 사항을 시정하기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 강제실시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370) WTO/TRIPs, Sec. 31.

d) 의약품 수출을 위한 특허발명 실시에 필요한 경우

자국민 다수의 보건을 위협하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의약품(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유효성분, 의약품 사용에 필요한 진단키트를 포함한다)을 수입하고자 하는 국가에 그 의약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특허발명을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통상실시권 설정의 재정 절차를 이용할 수 있다(특허법 제107조 1항 5호). 이는 개발도상국 및 최빈국의 공중보건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무역관련 지식재산권에 관한 협정(TRIPs)’의 일부 규정의 효력을 유보하도록 결정함에 따라 그 결정내용을 반영하는 2005. 5. 31. 특허법 개정 시에 추가된 것이다. 이때의 수입국은 세계무역기구회원국 중 세계무역기구에 일정한 확인서류371)를 통지한 국가 또는 세계무역기구회원국이 아닌 국가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국가로서 역시 같은 확인서류를 우리나라 정부에 통지한 국가에 한한다(특허법 제107조 7항). 이 규정에 따른 재정의 경우에는 생산된 의약품 전량을 수입국에 수출할 것을 요구한다(특허법 제107조 4항 2호). 아울러 특허청장은 재정을 함에 있어 당해 특허발명을 실시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입국에서의 경제적 가치를 반드시 고려하여야 한다(같은 5항 2호).

371) 수입국이 필요로 하는 의약품의 명칭과 수량, 국제연합총회의 결의에 따른 최빈개발도상국이 아닌 경우 당해 의약품의 생산을 위한 제조능력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수입국의 확인, 수입국에서 당해 의약품이 특허된 경우 강제적인 실시를 허락하였거나 허락할 의사가 있다는 그 국가의 확인 등이다.

e) 자기의 발명을 실시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이상의 여러 가지 사유들이 특허법 제107조에 의하여 특허청장을 상대로 통상실시권 설정의 재정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임에 비하여, 특허권자를 직접 상대하여 통상실시권 허락심판을 구할 수 있는 사유도 다음과 같이 존재한다. 특허권자는 자신의 특허 발명을 실시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가지지만 자신의 특허발명을 실시함에 있어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권리까지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자신의 특허발명의 실시에 있어서 타인의 특허발명의 이용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특허권자라 하더라도 당해 특허발명의 특허권자로부터 허락을 받아야만 한다. 따라서 기본발명(senior patent)과 개량발명 또는 이용발명(junior/dependent patent)에 관한 특허권자가 상이한 경우에 이용발명에 관한 특허권을 가진 자는 자신이 특허권자라고 해서 마음대로 자신 의 발명을 실시하고 처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발명을 실시하는 데 필연적으로 이용해야 할 기본발명의 특허권자로부터 기본발명의 이용에 관한 허락을 받아야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특허발명 상호 간에 이용관계가 있거나 다른 권리와 저촉관계에 있는 경우에 문제된 특허발명의 특허권자가 허락을 해 주지 않아서 자신의 특허발명을 실시하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면 개인적으로 심각한 경제적 손실에 직면할 뿐만 아니 라 국가 전체로 보아도 기술이용이 사장되고 특허권이 경쟁제한의 도구로 남용되는 결과로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특허법은 ‘그 타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허락하지 아니하거나 그 타인의 허락을 받을 수 없을 때에는 자기의 특허발명의 실시에 필요한 범위에서 통상실시권 허락의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허법 제98조 및 제138조). 이와 같이 자신의 발명을 실시하기 위하여 필요한 통상실시 권허락심판(通常實施權許諾審判)제도도 3년 이상의 불실시 또는 공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의 강제실시제도와 마찬가지로 특허발명이 사장되지 않고 널리 이용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인 것이다.

이용발명을 실시함에 있어서 기본발명의 실시가 필요한 경우에도 그 특허권자 들이 자발적으로 실시허락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기본발명에 관한 특허권자의 이익 보호에도 충실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기본발명에 관한 통상실시권허락심판의 청구는 기본발명의 특허권자가 정당한 이유도 없이 실시허락을 거절하거나 그러한 특허권자의 허락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 한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기본 발명의 특허권자가 이미 자신의 발명에 대해서 제3자에게 전용실시권을 부여한 경우에는 이용발명의 특허권자에게 실시권을 부여하고 싶어도 전용실시허락의 계약 에 따른 구속을 받는 기본발명특허권자로서는 추가적인 실시허락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 이용발명의 특허권자는 통상실시권허락심판을 청구함으로써 실시권을 부여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경우에 기존의 전용실시권자는 기본발명의 특허권자가 이용발명의 특허권자로부터 받게 된 실시료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보아서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372) 또한 무효심판 등의 경우에 공동심판청구가 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로 통상실시권허락심판절차에서 전용실시권자도 참가해서 그 실시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야 할 입법론적 필요성도 있다(특허법 제155조 참조).

372) Hans Peter Walter, Compulsory Licences in Respect of Dependent Patents under the Law of Switzerland and Other European States, 21 IIC 532 (1990), p. 536.

이용발명을 위한 통상실시권설정의 제도는 이용발명에 대한 특허권자의 이익을 위해서 기본발명에 대한 특허권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그 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하기 위해서 특허법은 문제된 이용발명이 그 특허발명의 출원일 이전에 출원된 타인의 특허발명이나 등록실용신안에 비하여 상당한 기술상의 진보를 가져오는 것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요건은 이용발명을 위한 통상실시권설정의 제도가 이용발명에 대한 특허권자의 개인적인 이익의 보호를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가 아니고 기술발전이라고 하는 특허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마련된 제도임을 분명히 하는 요건이다. 본래, 특허출원발명의 특허등록요건으로서 진보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용발명이 당연히 기술상의 진보를 가져오는 것임은 분명하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오히려 무효심판의 사유가 되는 것이지만, 강제실시에서 요구되는 것은 특허등록요건으로서의 진보성이 아니라 ‘상당한 기술상의 진보’가 요구되는 것이다. ‘상당한 기술상의 진보’가 있는 이용발명이 실시허락의 거절로 인해서 사장되는 것은 공공의 이익에 반하고 특허법의 법목적에 반하기 때문이다.

(C) 강제실시의 절차

특허법은 세 가지 종류의 강제실시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하나는 ‘3년 이상의 불실시나 불충분한 실시’, ‘공익상 필요한 경우’, ‘불공정거래행위의 시정에 필요한 경우’, ‘타국에 의약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특허발명을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특허발명을 실시하고자 하는 자가 특허청장에게 통상실시권 설정에 관한 재정을 청구함으로써 강제실시가 이루어지는 절차(특허법 제107조에 의한 절차)가 있고, 다른 하나는 ‘자기의 발명을 실시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이용발명 또는 개량발명의 특허권자 등이 기본발명의 실시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통상실시권 허락의 심판을 청구함으로써 강제실시가 이루어지는 절차(특허법 제138조에 의한 절차)가 있다. 마지막으로 전시 등의 비상시나 공익을 위하여 정부가 특허발명을 직접 실시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실시하도록 하는 절차(특허법 제106조의2에 의한 절차)가 있으나, 이는 국방상의 필요에 의해서 특허발명의 불실시 여부를 불문하고 그리고 특허권자의 사전협의의 실패 여부를 불문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특허발명을 실시한다는 점에서 수용과 동일한 차원에서 인정된 것이기 때문에 본고에서 다루고자 하는 강제실시제도의 일환으로 검토할 가치는 적다. 따라서 전술한 두 가지의 강제실시절차에 대해서만 살펴보도록 한다.

a) 재정절차

먼저 원칙적으로 제107조에 의한 통상실시권 설정의 재정을 청구하려면 먼저 그 특허발명의 특허권자 또는 전용실시권자와 합리적인 조건하에 통상실시권 허락에 관한 협의를 하였으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 또는 협의를 할 수 없는 경우에 국한하여 재정절차를 밟을 수 있다. 예외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비상업적으로 실시하고자 하는 경우와 타국에 의약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특허발명을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협의를 하지 아니하여도 재정을 청구할 수 있다 (특허법 제107조 1항 단서). 아울러, 반도체 기술에 대하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비상업적으로 특허발명을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경우 또는 불공정거래행위의 시정에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재정을 청구할 수 있다(특허법 제107조 6항). 통상실시권설정을 위한 재정의 청구가 있으면 특허청장은 그 청구서의 부본을 그 청구에 관련된 특허권자 등에게 송달하고 답변서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한다.373) 특허청장은 재정을 하고자 할 때에는 산업재산권분쟁조정위원회 및 관계부처의 장의 의견을 들을 수 있고, 관계 행정기관이나 관계인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산업재산권분쟁조정위원회는 변호사·변리사·학자 등으로 구성된 심의기구일 뿐이고 청구인이나 특허권자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도 없는 가운데 심의만을 할 수 있을 뿐인 기구이기 때문에 특허청장으로 하여금 위 위원회의 의견을 듣도록 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특허권자와 청구인의 이해조절에 도움이 되고 강제실시 제도의 취지를 실현하는 데 효율적인 것인지 의문시된다. 이용발명의 실시를 위해서 기본발명의 실시가 필요한 범위 내에서 통상실시권허락의 심판을 청구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특허권을 제한하는 절차인 만큼 준사법적인 판단을 거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는가 생각된다. 불복절차에 있어서도 문제되는데, 특허청장의 재정에 의해서 강제실시권이 부여되거나 거절되면 그에 대한 불복은 일반 행정처분에 대한 불복과 마찬가지로 행정법원에 제기하게 되지만 특허권의 제한을 심리해야 하는 특허분쟁 사건이 특허법원으로 가지 않고 행정법원으로 가게 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 이용 발명의 실시를 위해서 통상실시권허락의 심판을 청구한 경우에는 강제실시권을 부여하거나 거절하는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대해서 불복의 소송을 특허법원에 제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특허발명의 불실시 등의 경우에도 심판에 의해서 강제실시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고 그에 대한 불복의 소송도 특허법원에 제기할 수 있도록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373) 이하 절차에 관한 설명은 특허법 제108조 내지 제115조 참고.

통상실시권설정의 재정청구가 있으면 특허청장이 특허권자 등의 답변서를 검토한 후, 통상실시권의 범위 및 기간 그리고 대가(실시료)와 그 지급방법 및 지급시기 등을 명시해서 서면으로 재정을 하게 된다. 특히 현행법은 타국에 의약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특허발명을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특허법 제107조에 정한 다른 요건(의약품 수입국가가 통지한 일정한 확인서류 등)을 구비한 경우 특허청장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통상실시권 설정의 재정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특허법 제110조 4항). 재정에 대해서는 전술한 바와 같이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함으로써 불복할 수 있다. 그러나 특허법 제115조는 행정심판을 제기하는 경우에 그 재정으로 정한 대가(실시료)를 불복이유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시료에 관한 재정에 대해서는 다툴 수 없도록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타당성이 의문시되고374)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도 실시료의 부당함을 불복이유로 할 수 없다는 취지인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강제실시에 있어서 강제실시허용 여부뿐만 아니라 그 정당한 보상으로서의 실시료의 결정도 특허권자에게 아주 중요한 권리제한의 내용이기 때문에 실시료에 관해서도 불복의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374) 실시료의 적정성은 강제실시제도의 성공적 운영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를 이룬다. 강제실시에 있어서 실시료의 책정이 실제의 실시현황을 전혀 알지 못한 가운데 불합리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강제실시제도가 발명에 대한 인센티브를 격감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고 강제실시제도 자체에 대한 반대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Ian Ayres & Paul Klemperer, Limiting Patentees' Market Power Without Reducing Innovation Incentives, 97 Mich. L. Rev. 985(1999).

특허청장이 당사자에게 재정서등본을 송달한 때에는 재정서에 명시된 바에 따라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 재정을 받은 자는 재정서에 기재된 실시료를 지급하거나 공탁한 후 특허발명을 실시할 수 있고, 재정서에 기재된 지급시기까지 실시료를 지급하거나 공탁하지 아니한 때에는 재정의 효력은 상실된다. 타국에 의약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특허발명을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부여된 재정의 내용에 관하여, 변경이 필요한 때라면 재정서의 변경을 청구할 수 있다(특허법 제111조의2). 한편 재정을 받은 자가 재정을 받은 목적에 적합하도록 그 특허발명을 실시하지 아니한 경우 또는 통상실시권을 재정한 사유가 없어지게 된 경우에는 특허청장은 이해관계인의 신청에 의하여 또는 직권으로 그 재정을 취소할 수 있다. 또한 특허권자와 실시권자와의 합의가 있거나 특허권과 실시권이 동일한 자에게 귀속되게 된 경우에도 실시권은 소멸하게 된다. 통상실시권설정의 재정이나 후술하는 통상실시권허락의 심판에 의해서 부여된 실시권도 그 실질에 있어서는 특허권자와 잠재적 실시권자와의 사이에 실시허락의 자발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국가권력이 실시권의 부여를 강제하는 것으로서 일단 실시권이 부여된 이후의 특허권자와 실시권자와의 관계는 자발적 실시허락계약에 의해서 성립된 특허권자·실시권자의 관계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b) 심판절차

이상과 같이 통상실시권설정의 재정청구절차 이외에 심판에 의한 강제실시절차도 있다. 즉, ‘자기의 발명을 실시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이용발명 또는 개량발명의 특허권자 등이 기본발명의 실시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통상실시권 허락의 심판을 청구함으로써 강제실시가 이루어지는 절차(특허법 제138조에 의한 절차)가 있다. 통상실시권 허락의 심판절차는 무효심판절차와 동일하다.375) 심판청구가 있으면 특허심판원장은 심판장을 포함한 3인 또는 5인의 심판관을 지정하여 합의체를 구성케 하고 위 심판관합의체로 하여금 당해 심판사건을 담당하도록 한다. 심판관에 대해서는 제척·기피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 심판장은 심판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청구서의 부본을 피청구인에게 송달하고 기간을 정하여 답변서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심판은 구술심리 또는 서면심리로 하되, 당사자가 구술심리를 신청한 때에는 서면심리만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외에는 구술심리를 하여야 한다. 공동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자 또는 심판의 결과에 대하여 이해관계를 가진 자는 심리가 종결될 때까지 당사자의 일방을 보조하기 위하여 그 심판에 참가할 수 있다. 심판장은 당사자 또는 참가인의 신청에 의하여 또는 직권으로 증거조사나 증거보전을 할 수 있고 당사자 또는 참가인이 신청하지 아니한 이유에 대하여도 이를 심리할 수 있다. 심판에서의 증거조사 및 증거보전에 대해서 는 민사소송법 중 증거조사 및 증거보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지만, 심판관이 과태료의 결정을 하거나 구인을 명하거나 보증금을 공탁하게 하지는 못한다. 심판절차는 당사자가 신청하지 아니한 이유에 대하여도 심리할 수 있고 직권에 의한 증거조사도 예외적인 모습이 아니어서 민사소송의 변론주의와 달리 직권주의를 취하고 있다. 심판장은 심결로써 심판을 종결한다. 심결에 대한 불복의 소송은 특허법원에 제기하여 행한다. 확정된 심결에 대한 다툼은 재심의 청구에 의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고 강제실시사유의 소멸을 근거로 한 취소의 주장은 재심청구사유에도 해당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재정의 취소가 가능한 통상실시권 설정의 재정제도와는 다르다.376) 물론 특허권자와 실시권자와의 합의가 있거나 특허권과 실시권이 동일한 자에게 귀속되게 된 경우에는 실시권이 소멸하게 된다고 해석된다.

375) 이하의 설명은 특허법 제140조 내지 제166조 참조. 
376) 특허법 제178조, 제186조. 그리고 민사소송법 제451조의 재심사유 참조.

 


*출처: 정상조, 박준석,『지식재산권법』 (제6판, 홍문사, 2024년) 제2장 특허법  Ⅵ. 특허권  6. 특허권의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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