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리니지 게임 중 채팅창에 '대머리', '뻐꺼'라고 올리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가? (소극)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9033 판결
현대생활에서는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을 통하여 사람들 사이의 접촉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나 표현도 사회의 건강성을 해치지 않아야 하고 타인의 권익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나 침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절제와 규범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 공간에서 글을 게시하는 것도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의한 보호의 대상에 당연히 포함되는 것이므로, 게시한 글에 대한 형사적 제재에 관한 규정은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그로써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의사표현이 지나친 제약을 받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앞서 본 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죄의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의 경우를 살펴보면, 위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한 ‘거짓의 사실’은 개인의 주관적 감정이나 정서를 떠나서 객관적으로 볼 때 상대방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저하시키는 내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함은 물론, 그 표현을 하게 된 상황과 전 후 맥락에 비추어 그 표현 자체로 ‘구체적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이해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표현 중 문제가 되는 ‘뻐꺼’나 ‘대머리’라는 표현은, 그 표현을 하게 된 경위와 의도, 피고인과 피해자는 직접 대면하거나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서라도 상대방의 모습을 본 적이 없이 단지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의 게임상대방으로서 닉네임으로만 접촉하였을 뿐인 점 등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여 모욕을 주기 위하여 사용한 것일 수는 있을지언정 객관적으로 그 표현 자체가 상대방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이라거나 그에 충분한 구체적 사실을 드러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