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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매장 음원재생과 저작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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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커피전문점 등의 매장에서 A작곡가의 음악을 재생하는 경우, A작곡가는 백화점이나 커피전문점 등의 매장 운영자에게 저작권료를 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

   

이 사안에 관한 저작권법 규정은 제29조 제2항인바,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은 "청중이나 관중으로부터 당해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판매용 음반 또는 판매용 영상저작물을 재생하여 공중에게 공연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저작권의 제한 규정이므로, 이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는 저작권의 권리 행사가 제한된다. 이 사안에서 백화점, 커피전문점 등의 매장에서 A작곡가의 음원을 재생하는 것이 제29조 제2항에 해당한다면, A작곡가는 백화점이나 커피전문점 등의 매장 운영자에게 공연권 침해를 주장할 수 없고 저작권료를 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 

   

이렇게 저작권료 보상의무가 면제된 이유는 음반의 재생에 의한 공연으로 음반이 시중의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짐으로써 당해 음반의 판매량이 증가하게 되고 그에 따라 음반제작자는 물론 음반의 복제·배포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당해 음반에 수록된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할 권능을 가지는 저작권자 또한 간접적인 이익을 얻게 된다는 점도 고려된 것이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다87474). 

   

한편 이 규정의 성격에 대하여 대법원은 "당해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않는 경우라면 비영리 목적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있어, 비록 공중이 저작물의 이용을 통해 문화적 혜택을 향수하도록 할 공공의 필요가 있는 경우라도 자칫 저작권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할 염려가 있으므로, 위 제29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저작물의 자유이용이 허용되는 조건은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12. 5. 10. 선고2010다87474 판결)."고 판시하였는바, 제29조 제2항은 저작권자의 이익을 침해할 소지가 크므로 그 허용범위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구체적으로 백화점이나 커피전문점 등의 매장 운영자가 A작곡가에게 저작료를 지불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판매용 음반 또는 판매용 영상저작물'의 경우에만 저작료를 지불하지 않을 수 있다. 여기서 '판매용 음반'의 의미에 대하여 견해 대립이 존재하고, 이 '판매용 음반'에 스트리밍으로 서비스되는 디지털 음원이 포함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우선, '판매용 음반'이 '상업용 음반(상업적인 목적의 음반 일체)'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시판용 음반(시중에서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음반)'을 의미하는 것인지부터가 문제이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사건에서 제1심 법원은 "'판매'는 저작물 등을 상대방에게 대가를 받고 양도하는 것을 말한다고 할 것이므로, 스타벅스 CD와 같이 특정 다수인에게 대가를 받고 양도하기 위해 제작된 음반 역시 '판매용 음반'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저작권법의 체계적 해석에도 부합한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4. 29. 선고 2008가합44196 판결)."고 판시하여 공연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항소심 법원과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제29조 제2항 규정의 내용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이 규정에서 말하는 '판매용 음반'이란 그와 같이 시중에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된 음반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2010다87474 판결)."고 판시하여,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의 '판매용 음반'을 '시판용 음반'으로 한정하여 해석하였다(항소심 판결인 서울고등법원 2010. 9. 9. 선고 2009나53224 판결도 같은 취지).

   

따라서 시판용 CD가 아니라 스타벅스 본사의 주문에 따라 스타벅스코리아 등 세계 각국의 스타벅스 지사에게만 공급하기 위하여 별도로 주문제작된 CD 즉, 시판용이 아니라 자체 제작한 CD는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의 '판매용 음반'에 포함되지 않기에 이를 저작료 지불없이 재생하는 것은 공연권의 침해가 된다. 

   

다만 '판매용 음반'이 이처럼 '시판용 음반(시중에서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음반)'으로 해석되는 것은 저작권 제한 규정인 위 제29조 제2항 해석의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고, 저작권자에 대한 보상규정인 제76조의 2, 제83조의 2 등에서의 '판매용 음반'은 범위를 넓혀 '상업용 음반(상업적인 목적의 음반 일체)'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다른 문제는, 스트리밍으로 서비스되는 디지털 음원을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의 '판매용 음반'으로 포함시킬 수 있는지 여부이다. 문언적으로만 해석하면 정보인 디지털음원을 유체물인 음반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으나, 이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디지털 음원을 전송받아 재생하였던 현대백화점 사건의 항소심에서 제1심 판결과는 달리 "스트리밍이 시중에 판매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도 저작권자로서는 연주 또는 음반 판매의 기회를 잃는 불이익은 차이가 없다"고 판시하면서 디지털 음원을 '판매용 음반'으로 포함시켰다(서울고등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나8007545 판결).

   

서울고등법원은 더불어, 디지털 음원은 음원을 공급하는 KT 뮤직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고 스트리밍 과정에서도 매장의 컴퓨터에 일시적으로 고정되므로 판매용 음반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는바, LP나 CD 대신에 디지털 음원이 일반화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판결의 영향으로 문화체육관광부도 음반의 정의에 '음원을 디지털화한 것'을 포함시키는 내용의 저작권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둘째, '재생에 의한 공연'의 경우에만 저작료를 지불하지 않을 수 있다. '공연'의 의미는 '저작물, 실연, 음반, 방송을 공중에게 공개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방법으로는 '상연, 연주, 가창, 구연, 낭독, 상영, 재생 등의 방법'이 존재한다. 이러한 공연의 여러 방법 중에서 '(판매용 음반 또는 판매용 영상저작물의) 재생에 의한 공연'만이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의 적용범위에 해당한다. 

   

'공연'의 경우만 적용되므로, '전시'나 '방송', '전송'의 경우는 적용되지 않으며, '재생'에 의한 공연만 적용되므로 생공연(라이브공연)의 경우에도 적용되지 않는다. 

   

셋째, 청중이나 관중으로부터 '당해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않아야'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급부는 당해 공연과의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입장료를 받더라도 그 입장료가 당해 공연과 관련성이 없으면 반대급부를 받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반대로 무도장 입장료는 무도장에서 나오는 무도곡에 대한 반대급부의 성질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넷째, '영리나 비영리'를 불문하고 저작료를 지불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급부만 받지 않으면 되는 것이고, 비영리의 요건은 갗출 필요가 없다. 따라서 영리성을 띠고 있는 공항휴게실, 고속버시, 슈퍼마켓 등이라도 당해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는 받지 않으므로, 음원을 재생·공연하는 경우 저작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비영리 목적의 자선행사라도 당해 공연에 대한 기부금 명목의 금원을 받는다면, 저작료를 지불하여야 한다.

   

다섯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외'에 해당하지 않아야만 저작료를 지불하지 않을 수 있다. 한편 저작료를 지불하여야 하는 매장을 열거한 대통령령인 저작권법 시행령 제11조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1.단란주점, 유흥주점 등 

2.경마장, 경륜장, 경정장

3.골프장, 스키장, 에어로빅장, 무도장, 무도학원 또는 전문체육시설

4.항공운송사업용 여객용 항공기, 해상여객운송사업용 선박, 여객용 열차

5.호텔, 휴양콘도미니엄, 카지노 또는 유원시설

6.대형마트, 전문점, 백화점 또는 쇼핑센터

7.숙박업 및 목욕장(판매용 영상저작물만)

8.국가·지방자치단체의 청사 및 그 부속시설,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지방문화원, 사회복지관, 여성관련 시설, 청소년수련관, 시·군·구민회관(6개월이 지나지 아니한 판매용 영상저작물만)

   

여섯째, 신탁관리단체인 저작권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징수 규정에 근거가 있어야 저작료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최근 법원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주)롯데하이마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문화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징수규정에 하이마트 매장에 대해 사용료를 받을 수 있는 근거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하이마트에게 이 사건 음악저작물의 공연에 대한 공연사용료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6. 12. 선고 2013가합552486 판결)."고 판시하였다.

   

지금까지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의 저작권 제한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 조문에 대한 법원이나 저작권위원회의 해석은 일단 수긍이 가나, 다른 조항과의 체계적 해석에서 어긋났거나 그 문언적인 해석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비판이 있는바, 이는 해석이 아닌 입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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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성일시: 2025년 5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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