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영 변호사

도산 전문 이서영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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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을 다시 묻고 선례를 만드는 도산 변호사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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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영 변호사2026-01-22 07:00

Editor's Note

  • 송무는 결과가 분명하다. 승패가 실력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이긴 사건은 외부의 인정을 받는 가장 직관적인 근거가 된다. 반면 도산 분야는 소명 절차 중심인 만큼 결과에서 성취가 명확히 드러나기 어렵다. 외부의 기준이 또렷하지 않아 긴장감이나 책임감도 약해지기 쉽다.

  • 도산 분야 10년 차인 이서영 변호사는 이런 구조 속에서 외부의 평가 대신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중심으로 임해왔다. 사건을 “끝내는 일”이 아니라 “다시 생기지 않게 하는 일”로 재정의한 그의 방식은 효율적이거나 안전한 선택과 거리가 있다. 관행상 어렵다고 여겨지는 사건도 판례와 구조를 다시 검토하며 가능성을 따지고, 보정이 수차례 이어지는 사건이라도 중간에 타협하지 않는다. 유튜브 ‘회생파산연구소’로 7만 구독자를 모은 기저에도, 분야에 통용되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자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 가사·부동산 분야에서 매 사건을 잘 해결해도 비슷한 사건이 반복됨을 경험하면서 “내가 정말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는 걸까?”라는 갈증을 느낀 뒤 도산 영역에서 답을 찾아가는 이서영 변호사. 그는 외부의 인정보다 ‘내 일에 온전히 책임을 다하며 잘하고 있다는 감각’이 더 큰 효용을 만든다고 말한다. 관행과 관성을 뛰어넘는 경쟁력, 소진되지 않는 자긍심,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과의 단단한 팀워크를 이끄는 기반이 된다고 말이다.


감정 이입, 약점에서 직업적 자산으로

Q. 회생·파산 분야가 변호사님들에게 유독 쉽지 않다는 인식이 있더라고요. 10년 가까이 커리어를 이어오신 입장에서 보시기엔 어떤가요?

이 분야에서 빨리 지치거나 예상과 다르다며 그만두는 분들을 적지 않게 봤어요. 의뢰인분들이 법률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감정적인 어려움부터 호소하는 일이 잦고, 그렇다고 민사나 형사처럼 언론의 주목을 받을 기회가 있다거나 외형적인 성취가 눈에 띄는 분야도 아니죠.

해석과 운용의 여지가 큰 분야라는 특징도 있어요. 중간 절차에 관여하는 회생 위원이나 파산관재인이 반드시 법률가는 아니다 보니, 법적·생활적 맥락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판단이 내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 변호사로서 할 역할이 많은 분야라고 생각해요.

Q. 그런 어려움 속에서 변호사님이 가장 많이 부딪혔던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회생·파산은 로스쿨이나 시험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배울 수 없고, 현장에서 부딪히며 익히는 영역이에요. 그래서 스스로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관성처럼 굳어진 실무 인식에 머물기 쉽죠. 저 역시 지금도 그런 관행을 하나씩 깨면서 일하는 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실무에서는 세금과 같은 우선변제채권을 전체 변제 기간의 절반 안에 정리해야 한다는 실무례가 통용되고 있어요. 그 기준을 넘는 사건은 애초에 어렵다며 돌려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죠. 하지만 그 기간을 초과하는 변제계획안도 예외적으로 가능하다고 한 판례가 있어요. 저희는 세금을 50개월, 다른 일반 채권을 10개월로 나눠 갚는 방식으로도 진행한 적도 있고요.

그런데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변호사님인데도 해당 판례를 모르시고, 실무례를 따르지 않는 사건수임이라거나 무리한 시도가 아닌가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존 방식에 익숙해 다른 가능성을 검토하지 않기 때문에 시각 차이가 생기는 거죠. 저희는 새로운 판례를 모든 구성원이 바로 공유하고, 법원을 설득할 논거가 탄탄하다면 해보지 않은 사건이더라도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될 수 있는 사건’의 기준을 꾸준히 넓혀가고 있어요.

Q. 열심히 하려는 사람이 오히려 더 힘들 수도 있는 구조처럼 느껴지는데요. 그럼에도 이 분야를 계속 지켜오신 이유가 궁금해요.

아이러니하지만 아직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더 애정을 갖게 된 것 같아요(웃음). 손볼 수 있는 지점이 많아서 내가 작은 변화라도 만들어낼 여지가 있고, 그로 인해 이 분야 전반에 실제로 기여한다고 느낄 수 있거든요.


Q. 오지랖이 각자도생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약점이나 방해 요소로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변호사님에게는 내 길을 찾고 역량을 더 끌어올리는 동력이 된 것 같아요.

초년 차에는 저도 약점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성향이 ‘해결사’라는 업무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 같아요. 저는 변호사의 역할에 경계를 많이 두지 않는 편이에요. 원래도 사건을 맡으면 서류만 보지 않고 필요하다면 실제 상황도 직접 들여다보려 했거든요. 분양권 사건을 맡으면 직접 분양 상담을 받아보는 식이었죠.

회생·파산 사건을 하다 보면 각종 장부와 명세서까지 들여다보면서 한 사람의 삶 전체를 마주하게 되는데, 그런 과정을 낯설어하거나 힘들어하는 변호사님들도 있어요. 저는 그런 맥락을 이해하는 과정이 흥미로워요. 법리보다 ‘이 문제를 어떻게 끝까지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관점으로 매사를 바라보는 성향이 이 분야와 잘 맞는 것 같습니다.

Q. 변호사님의 방식이 실무에서도 분명한 결과의 차이를 만들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사례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프랜차이즈 사업 실패로 개인회생을 신청하신 분의 사건이 기억에 남아요. 본사의 과도한 요구로 채무가 급격히 늘어난 경우였는데, 회생이 시작되자 본사에서는 회생을 기각시켜야 한다는 이의신청서를 내면서 강하게 반발했어요. 채무자의 사치가 원인이었다거나, 채무자가 소득과 재산을 숨긴다는 등 대부분 근거 없는 주장이었죠.

보통은 2~3회면 보정이 마무리되는데, 그 사건은 16번을 거쳤어요. 시간도 많이 들고 수익 면에서도 맞지 않으니 대부분의 사무실이라면 중간에 정리했을 거예요.

하지만 개인의 책임으로만 끝나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거라는 생각이 있었고, 사건에 조정의 여지가 있으니 끝까지 최선을 다했어요. 변호사가 조금 더 버티고 노력하면 한 사람이 하루라도 빨리 신용을 회복해서 일하고 세금도 낼 수 있는 거잖아요. 할 수 있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사건을 가장 좋은 방향으로 끝내려는 태도 덕분에 그 정도로 사건에 임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Q. 구독자가 7만 명 가까이 모인 ‘회생파산연구소’ 유튜브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회생·파산 분야는 단골 개념이 없어서 신규 고객이 매번 유치돼야 하기 때문에 마케팅이 필수거든요. 파워링크, SNS, 블로그, 네이버 밴드까지 안 해본 게 없었는데, 비용과 노력 대비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한계를 느꼈어요. 그래서 광고 대신 콘텐츠를 쌓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의뢰인분들 중에 제 영상을 다 보고 오셨다는 분들도 생기더라고요.

이 분야에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다는 문제의식도 중요한 계기였어요. 제가 16번까지 한 적이 있듯이, 보정은 회생 위원의 의견을 무조건 따르는 절차가 아니라 소명하고 조정하는 과정이거든요. 그런데 이를 오해해서 회생 위원의 결정대로 무조건 따르는 사례가 많았어요.

최소한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는 통로 하나는 만들고 싶었죠. 실제로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서는 예전처럼 잘못된 정보를 듣고 오셔서 질문하는 경우가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동료 변호사나 법률 사무원분들도 제 영상을 많이 보신다고 들었어요.

Q. 변호사님들이 언변이 좋으시지만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건 또 다르다고 많이들 어려워하시더라고요. 변호사님은 처음부터 수월하셨어요?

전혀요(웃음). 열심히 연기하는 거예요. 낯도 많이 가리는 편이고 스스로를 드러내는 데 익숙한 성격이 아니라서 지금도 촬영할 때마다 힘들어요. 초반에는 2시간 정도만 촬영해도 하루 종일 기진맥진할 정도였거든요. 지금은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즐거운 일은 아니에요.

Q. 잘 안 맞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일을 어떻게 꾸준히 잘 해오실 수 있었나요?

촬영은 힘들지만 마케팅은 좋아해요. 관련 책도 많이 보고, 강의나 컨설팅도 많이 듣고, 마케터들에게 직접 물어볼 때도 많죠. 시장을 분석하고 유튜브에서 어떤 주제를 어떻게 풀지 전략을 짜는 과정은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면이 포함된 일이기 때문에 계속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콘텐츠 시장도 너무 치열해졌잖아요. 유튜브에서 도산 관련 콘텐츠를 보는 시청자는 한정되어 있는데, 계속 파이가 나뉘고 있어서 기존에 하시던 분들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려면 공부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 같다고 느껴요.

Q. 변호사님의 기획력이 특히 돋보였던 영상이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압류 금지 통장’이나 ‘일반 사람이 빚 1억 갚기 어려운 이유’ 같은 영상들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알고리즘에 잘 노출되는 채널을 비교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구독하면서 시장 공부를 많이 했고, 고객 전환보다는 많은 사람에게 도달되는 방식을 우선적으로 적용한 콘텐츠들이었어요. 주제나 키워드, 썸네일 문구 등에 그런 전략을 반영했죠. 실제로 반응이 컸고, 그 계기로 지식인사이드라든지 외부 프로그램 섭외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영상들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는 아니에요. 대중적으로는 잘 퍼지지만, 곧바로 제 잠재적 의뢰인에게 이어지는 영상은 아니거든요. 저는 회생·파산을 고민하는 분들의 이해를 한 단계 높이고 실제로 도움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시장이 좋아하는 콘텐츠와, 제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콘텐츠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Q. 시장의 변화 등을 고려해 앞으로 고민하시는 부분이 있으실 것 같아요. 가장 크게 고려하는 지점이 있다면요?

우선은 제가 덜 힘들 수 있도록 유튜브 포맷을 팟캐스트 형식으로 바꿨어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아도 되니까 훨씬 편하더라고요.

작년부터는 전문 PD와 함께하는 재연 형식의 콘텐츠나, 실제로 의뢰인을 찾아가는 현장 중심 콘텐츠도 하고 싶었는데, 좋은 PD님을 기다리느라 시작하지 못했어요. 최근 좋은 분을 만났으니, 올해부터는 해보고 싶었던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들도 꼭 시도하고 싶어요.

개인회생개인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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