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범처벌법위반]
판시사항
[1]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 사실심 법원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 상고심의 심판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 및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부터 공판기일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범행을 자백하다가 어느 공판기일부터 갑자기 자백을 번복한 경우, 자백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판결요지
[1] 형사소송법은 증거재판주의와 자유심증주의를 기본원칙으로 하면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그것이 실체적 진실발견에 적합하기 때문이지 법관의 자의적인 판단을 인용한다는 것은 아니므로, 비록 사실의 인정이 사실심의 전권이더라도 범죄사실이 인정되는지는 논리와 경험법칙에 따라야 하고, 충분한 증명력이 있는 증거를 합리적 이유 없이 배척하거나 반대로 객관적인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증거를 근거 없이 채택·사용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 또한 범죄의 유무 등을 판단하기 위한 논리적 논증을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사항에 대한 심리를 다하지도 아니한 채 합리적 의심이 없는 증명의 정도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판단에 섣불리 나아가는 것 역시 실체적 진실발견과 적정한 재판이 이루어지도록 하려는 형사소송법의 근본이념에 배치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 그러므로 사실심 법원으로서는, 형사소송법이 사실의 오인을 항소이유로는 하면서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있는 사유로는 규정하지 아니한 데에 담긴 의미가 올바르게 실현될 수 있도록 주장과 증거에 대하여 신중하고 충실한 심리를 하여야 하고, 그에 이르지 못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때에는, 사실인정을 사실심 법원의 전권으로 인정한 전제가 충족되지 아니하므로 당연히 상고심의 심판대상에 해당한다.
[2]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자백 진술의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이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는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은 없는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부터 공판기일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범행을 자백하다가 어느 공판기일부터 갑자기 자백을 번복한 경우에는, 자백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살피는 외에도 자백을 번복하게 된 동기나 이유 및 경위 등과 함께 수사기관 이래의 진술 경과와 진술의 내용 등에 비추어 번복 진술이 납득할 만한 것이고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제361조의5 제14호, 제383조 제4호
[2] 형사소송법 제308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1950 판결(공2007상, 934),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공2015하, 1440) / [2] 대법원 1985. 2. 26. 선고 82도2413 판결(공1985, 502),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도10277 판결(공2013하, 2295)
상 고 인
검사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은 증거재판주의와 자유심증주의를 기본원칙으로 하면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그것이 실체적 진실발견에 적합하기 때문이지 법관의 자의적인 판단을 인용한다는 것은 아니므로, 비록 사실의 인정이 사실심의 전권이라 하더라도 범죄사실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논리와 경험법칙에 따라야 하고, 충분한 증명력이 있는 증거를 합리적 이유 없이 배척하거나 반대로 객관적인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증거를 근거 없이 채택·사용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1950 판결,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또한 범죄의 유무 등을 판단하기 위한 논리적 논증을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사항에 대한 심리를 다하지도 아니한 채 합리적 의심이 없는 증명의 정도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판단에 섣불리 나아가는 것 역시 실체적 진실발견과 적정한 재판이 이루어지도록 하려는 형사소송법의 근본이념에 배치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 그러므로 사실심 법원으로서는, 형사소송법이 사실의 오인을 항소이유로는 하면서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있는 사유로는 규정하지 아니한 데에 담긴 의미가 올바르게 실현될 수 있도록 주장과 증거에 대하여 신중하고 충실한 심리를 하여야 하고, 그에 이르지 못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때에는, 사실인정을 사실심 법원의 전권으로 인정한 전제가 충족되지 아니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상고심의 심판대상에 해당한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3은 실질적으로 공소외 2가 운영하였고 그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것도 공소외 2라는 데 대해서는 수사기관 및 법원에서 피고인 및 공소외 2의 진술 등이 일치하고 있다. 반면 ① 피고인은 위 세금계산서를 자신이 발급하였다는 종전 자백을 번복하면서도, 공소외 2로부터 수수료를 약속받고 공소외 3을 자신이 운영한 것처럼 가장함으로써 이른바 바지 역할을 한 바는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② 공소외 3의 사업자등록상 대표자로 되어 있는 공소외 7은 경찰에서 ‘피고인이 신용불량자라서 사업자등록을 할 수 없다고 하여 명의를 빌려주었고, 공소외 2라는 사람은 알지 못하며, 공소외 3은 피고인이 운영한 회사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진술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3은 피고인이 공소외 7에게 부탁하여 사업자등록을 한 후 수수료를 받고 공소외 2에게 그 거래 명의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준 것으로 볼 수 있고, 그렇다면 피고인과 공소외 2는 이 사건 세금계산서의 발급에 관하여 상호 공모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공소외 3의 실질적 운영자가 아니라는 원심판시의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에 의한 자유판단의 전제인 논리적 논증을 그르친 것이다.
가.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자백 진술의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이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는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은 없는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85. 2. 26. 선고 82도2413 판결,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도10277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부터 공판기일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범행을 자백하다가 어느 공판기일부터 갑자기 자백을 번복한 경우에는, 자백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살피는 외에도 자백을 번복하게 된 동기나 이유 및 경위 등과 함께 수사기관 이래의 진술 경과와 그 진술의 내용 등에 비추어 번복 진술이 납득할 만한 것이고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나.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 등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이 사건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고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하였음에도 원심에서 종전 자백을 번복하여 범행 사실 자체를 부인하였다. 반면 그 무렵 피고인은 공소외 8 명의로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하 ‘관련사건’이라고 한다)의 항소심(대구지방법원 2015노726) 판결을 선고받았는데, 그 판결 이유에 피고인이 공소외 3을 운영하면서 조세범 처벌법 위반의 범행을 저질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불리한 양형 요소로 명시되어 있음에도 상고하지 않았고, 그에 따라 제1심이 선고한 징역 8월의 형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2) 피고인은 원심에서, 관련사건의 세금계산서 발급자인 공소외 8의 사업자등록상 대표자 명의가 피고인의 형 공소외 9로 되어 있음에도 실제 운영자는 피고인 본인이라고 인정하였다(2015. 5. 1.자 의견서). 그런데 위 공소외 8의 거래처 중 공소외 4, 공소외 1 등은 이 사건의 거래처와 같고 세금계산서 발급 시기도 이 사건과 같은 2013년 초 무렵인 점, 공소외 8과 공소외 3의 주소가 ‘부산 사하구 (주소 생략)’으로 동일하고, 관련사건과 이 사건의 범행수법이 유사한 점,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의 지인인 공소외 7로부터 명의를 빌려 공소외 3의 사업자등록을 마쳤던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8과 마찬가지로 공소외 3 명의의 세금계산서 발급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하였을 개연성이 상당하다.
3) 원심에서 피고인은 종전에 허위자백을 한 이유에 관하여, 공소외 2로부터 3,400만 원을 받고 공소외 2가 처벌을 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위 3,400만 원은 2014. 1.경부터 2014. 3.경까지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와 같이 허위자백의 대가를 지급받았다는 그 무렵에 경찰 조사를 받은 공소외 2는 피고인과 공모하여 이 사건 범행을 하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하였고(2014. 3. 25. 경찰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에 불복하지도 않았다.
4) 원심은 피고인의 약혼자와 공소외 2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중 공소외 2가 피고인의 벌금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겠다고 다짐하는 내용이 나타나 있는 점 등을 피고인의 자백을 배척하는 근거 중 하나로 들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의 약혼자와 공소외 2는 2015년 2~3월경에 위 문자메시지를 포함하여 여러 건의 문자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주고받았고, 피고인의 약혼자가 공소외 2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중에는 ‘벌금 못 해준다면 재판에서 저희가 받은 돈 소명하고 다 번복할 생각이다. 피고인은 자포자기 심정으로 다 사실대로 얘기하고 다 같이 징역 살자고 하는데 구속되지 않는 방향으로 하고 싶다’고 하는 내용도 있다. 그런데 그 당시는 이 사건 제1심에서 2014. 12. 11. 피고인과 공소외 2에 대하여 각 벌금형이 선고되고 공소외 2는 불복하지 아니하여 형이 확정된 반면 피고인만 항소한 상태였고, 이와 별도로 관련사건은 피고인의 단독범행으로 기소되어 제1심에서 2015. 1. 29. 징역 8월을 선고받고 항소심 계속 중이었던 점을 감안해 보면, 위 문자메시지는 피고인이 이 사건의 범행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기보다는 관련사건의 범행에 공소외 2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거론하고자 한 취지라고 볼 여지도 없지 않다. 그러므로 원심이 추가로 조사한 유일한 증거인 위 문자메시지가 피고인의 기존 자백 진술의 신빙성을 무너뜨리거나 번복 진술의 객관적 합리성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라고 쉽게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제1심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한 자백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데에는 납득할 만한 합리적 근거가 부족할 뿐 아니라 자유심증주의의 요소인 경험법칙에도 부합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