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판시사항
[1] 살인죄로 공소제기된 피고인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유죄의 의심이 가는 여러 정황이 있더라도 살인의 범행을 단정할 만한 증명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조치를 수긍한 사례
[2] 법원이 검사에게 공소장 변경을 요구할 것인지 여부가 법원의 재량사항에 속하는지 여부(적극)
[3] 법원이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여야 하는 경우
참조조문
참조판례
[2]
대법원 1999. 12. 24. 선고 99도3003 판결(공2000상, 353),
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5도2518 판결 / [3]
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도1366 판결(공2003상, 1411),
대법원 2006. 4. 13. 선고 2005도9268 판결(공2006상, 821),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이종기
원심판결
광주고법 2006. 12. 29. 선고 (전주)2006노11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이 사건에 있어서도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범행의 동기, 피해자의 키와 이 사건 아파트 베란다의 높이, 피고인의 행적 등 유죄의 의심이 가는 여러 정황이 있음은 사실이나, 그와 같은 사정을 모두 종합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살인의 범행을 하였다고 단정하기에는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여러 합리적인 의문점을 배제하기가 어렵다.
원심이 그와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거나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은 이를 수긍할 수가 있으므로, 거기에 주장하는 것과 같은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원심이 이 사건 살인죄의 공소사실을 상해치사 또는 감금치사죄로 공소장 변경을 요구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도 이유가 없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과 제1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피해자를 베란다로 끌고 간 후 베란다 창문을 열고 피해자를 난간 밖으로 밀어 12층에서 떨어지게 하였다는 점’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하였고, 피고인도 피해자를 때리고 양쪽 손과 발목을 테이프로 묶었다는 등 살인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을 전부 시인하고 있어 이 부분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 그리고 피고인이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어 서로 신뢰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위와 같은 범행을 한 점, 그 구체적 행위의 태양이나 전·후의 경위, 피해자가 발이 묶인 채로 추락하기까지 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인정한 위와 같은 범죄사실만으로도 살인죄에 비하여 결코 사안이 가볍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 검사의 공소장 변경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위 공소사실에 포함된 나머지 범죄사실로 처벌하지 아니하는 것은 적정절차에 의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검사의 공소장 변경이 없더라도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포함된 그보다 가벼운 다른 범죄사실인 폭행이나 상해, 체포·감금 등의 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여 그 죄로 처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원심은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공소장 변경 없이 심판할 수 있는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