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계공무집행방해·공무상표시무효]
판시사항
[1] 피고인이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진술과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대하여 임의성을 부인하면서 허위의 자백이라고 다투는 경우, 임의성 유무의 판단 방법
[2] 형법 제140조 제1항의 공무상표시무효죄 중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압류 기타 강제처분의 표시를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것'의 의미
[3] 건물의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채무자가 그 가처분의 집행 취지가 기재된 고시문이 그 가처분 목적물에 부착된 이후 제3자로 하여금 그 건물 중 일부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경우, 공무상표시무효죄의 성립 여부(적극)
참조조문
참조판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지창권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3. 12. 16. 선고 2003노227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가. 제1심이 유죄의 증거로 채택한 증거들의 증거능력 등에 관하여 본다.
(1) 피고인이 제1심 법정에서 한 진술의 임의성에 관하여
피고인이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진술 및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의 임의성을 다투면서 그것이 허위자백이라고 다투는 경우, 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에 따라 피고인의 학력, 경력, 직업, 사회적 지위, 지능 정도, 진술의 내용,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 그 조서의 형식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위 진술이 임의로 된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도705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수사기관 이래 제1심 제1회 공판기일에 이르기까지 위 공소사실을 부인하자, 제1심 판사가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법정구속함으로써 피고인이 구속상태에서 열린 제2회 공판기일에서 위계공무집행방해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을 자백한 사실을 알 수 있으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범 공소외 1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음에도 피고인이 그 신빙성을 다투며 위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데다, 공소외 1과 피고인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당시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었다고 보여지므로 제1심 판사가 피고인을 구속한 것이 불법 구금이라고 할 수는 없는 점, 피고인이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 자백 진술의 내용, 피고인의 연령·학력과 지능 정도, 공범 공소외 1의 진술 내용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이 제1심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한 진술이 제1심 판사의 구속과 변호인의 회유에 못이겨 단지 석방될 목적으로 사실과 다른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제1심 법정에서의 자백 진술은 임의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2) 공소외 1의 검찰에서의 진술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은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 중 세차장 부분을 임차하여 세차장 영업을 하다가 피고인과 공소외 2 사이의 이 사건 건물 등에 얽힌 송사, 영업부진 등으로 인하여 그 영업을 중단하고 피고인에게 세차장을 반환하였으나 피고인으로부터 시설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한 공소외 3의 처로서 당시 피고인에 의하여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믿고 있었던 터여서, 피고인의 부탁 없이 스스로 나서서 집행관에게 원심 판시 거짓말을 할 만한 특별한 동기를 찾아 볼 수 없으므로 비록 공소외 1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 가운데 다소 일관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 등이 있다 하더라도 공소외 1의 경찰 및 검찰에서의 진술은 전체적으로 신빙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비록 공소외 2가 경찰에서 한 진술이 위 공소사실에 대한 직접증거가 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간접증거는 될 수 있다.
나. 위계와 철거집행 불능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
기록에 의하면, 집행관은 이 사건 범행 당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01카기1219호 강제집행정지결정의 존재를 알고서도 이 사건 건물의 철거를 집행하기 위하여 현장에 나왔으나, 공소외 1 등의 주장에 의하여 철거대상 건물 중 세차장 부분의 점유관계가 불분명하게 된, 예상치 않은 새로운 사정이 생기는 바람에 철거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다음, 그 집행불능조서에 위 점유관계 불분명으로 인하여 집행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사유를 먼저 기재하고, 그 다음으로 위 성남지원 2001카기1219호 강제집행정지결정의 주문 내용이 제3자이의의 소에 관한 잠정처분의 주문으로 보기에는 이례적이지만, 집행관으로서는 위 강제집행정지결정의 효력을 따질 권한이 없으므로 위 강제집행정지결정에 따라 집행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기재를 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이 위 강제집행정지결정의 존재를 아는 집행관이 철거 집행을 위하여 현장에 나왔다가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철수한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철거가 집행될 수 없었던 주된 이유는 피고인과 공소외 1의 원심 판시 기망행위 때문이라 할 것이므로 그 위계와 집행불능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 할 것이고, 집행관이 경정 사유가 있는 정도에 불과한 위 강제집행정지결정의 주문 취지를 오해한 나머지 집행불능사유에 위 강제집행정지결정의 존재를 기재하였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다. 따라서 위와 같은 증거들을 채택하여 이 사건 위계공무집행방해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형법 제140조 제1항 규정의 공무상표시무효죄 중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압류 기타 강제처분의 표시를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것'이라 함은 손상 또는 은닉 이외의 방법으로 그 표시 자체의 효력을 사실상으로 감살 또는 멸각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그 표시의 근거인 처분의 법률상의 효력까지 상실케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 할 것이다 .
이 사건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채무자인 피고인은 집행관이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가처분을 집행하면서 '채무자는 점유를 타에 이전하거나 또는 점유명의를 변경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등의 집행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고시문을 이 사건 건물에 부착한 이후에 제3자로 하여금 이 사건 건물 중 3층에서 카페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이를 무상으로 사용케 하였다는 것인바,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위 고시문의 효력을 사실상 멸각시키는 행위라 할 것이고, 가족, 고용인 기타 동거자 등 가처분 채무자에게 부수하는 사람을 거주시키는 것과 같이 가처분 채무자가 그 목적물을 사용하는 하나의 태양에 지나지 아니하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형법 제140조 제1항 소정의 공무상표시무효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비록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채권자가 가처분이 가지는 당사자항정효로 인하여 가처분 채무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은 제3자를 상대로 본안판결에 대한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가처분의 피보전권리를 실현할 수 있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
변호인이 상고이유에서 내세우고 있는 대법원 1999. 3. 23. 선고 98다59118 판결은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는 적절하지 아니하다.
따라서 원심이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피고인의 판시 행위를 위 공무상표시무효죄에 해당한다고 본 제1심판결을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나. 판단 누락 등의 주장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이 사건 건물 중 일부의 점유를 제3자에게 이전하는 행위에 관하여 변호사들에게 전화 문의하여 본 바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었기에 이 사건 건물 중 3층을 제3자에게 무상으로 임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고, 이를 입증하기 위한 자료라며 임대차계약서, 이행각서, 제소전 화해조서까지 제출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인은 형법 제16조 소정의 법률의 착오 주장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주장은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률상 범죄의 성립을 조각하는 사유에 관한 진술에 해당하므로 원심으로서는 이에 관한 판단을 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판단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변호사들에게 전화로 개괄적으로 문의하여 자문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의 판시 점유이전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믿는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 누락 등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어서 결국 이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