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4다252305 판결

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4다25230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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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금] 〈수탁물상보증인이 변제기 전에 주채무 변제 후 주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한 사건〉

판시사항

[1] 수탁보증인이 변제기 전에 주채무를 변제한 경우, 사후구상권을 가지는지 여부(적극) / 변제기 전에 주채무를 변제한 수탁보증인이 주채무의 변제기가 도래하기 전에 주채무자에 대하여 사후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수탁보증인의 출재에 과실이 존재하는 경우, 그와 인과관계가 있는 범위에서는 구상권이 발생하지 않는지 여부(적극)

[2] 민법 제445조 제1항에 따라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사유로 보증인에게 대항할 수 있을 때 구체적인 대항의 효과는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갖는 대항사유에 따라 결정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주채무자의 부탁으로 보증인이 된 자가 과실 없이 변제 기타의 출재로 주채무를 소멸하게 한 때에는 주채무자에 대하여 구상권이 있다(민법 제441조). 이는 주채무자의 부탁으로 물상보증인이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민법 제341조, 제370조). 이러한 수탁보증인의 사후구상권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수탁보증인이 변제 기타 출재로 주채무를 소멸하게 하여야 하는데, 이때 수탁보증인이 반드시 주채무의 변제기가 도래한 후에 변제 등의 면책행위를 할 것이 요구되지 않는다. 오히려 당사자의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변제기 전이라도 채무자는 변제할 수 있으므로(민법 제468조), 주채무에 관하여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인 수탁보증인도 변제기 전에 변제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민법 제469조 참조). 다만 그 경우 수탁보증인으로서는 주채무의 변제기가 도래할 때까지 주채무자에 대하여 사후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을 뿐이다. 또한 수탁보증인의 출재에 과실이 없어야 하는데 만약 출재에 과실이 존재한다면 그와 인과관계가 있는 범위에서는 구상권이 발생하지 않는다.

[2] 보증인이 주채무자에게 통지하지 아니하고 변제 기타 자기의 출재로 주채무를 소멸하게 한 경우에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사유가 있었을 때에는 이 사유로 보증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민법 제445조 제1항). 이때 구체적인 대항의 효과는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갖는 대항사유에 따라 결정된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신영철 외 5인)

피고, 피상고인

○○○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주식회사 우진지엘, 주식회사 에스티이앤에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해광 담당변호사 박의현 외 3인)

원심판결

대전고법 2024. 5. 22. 선고 (청주)2022나5042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주채무자인 피고가 물상보증인인 원고의 이 사건 대위변제 당시 이 사건 나머지 대출금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원고가 피고에게 아무런 통지 없이 채권자에게 나머지 대출금 채무를 모두 변제한 것은 ‘과실 있는 변제’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민법 제341조, 제370조, 제441조 제1항에 따른 수탁보증인의 구상권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주채무자의 부탁으로 보증인이 된 자가 과실 없이 변제 기타의 출재로 주채무를 소멸하게 한 때에는 주채무자에 대하여 구상권이 있다(민법 제441조). 이는 주채무자의 부탁으로 물상보증인이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민법 제341조, 제370조). 이러한 수탁보증인의 사후구상권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수탁보증인이 변제 기타 출재로 주채무를 소멸하게 하여야 하는데, 이때 수탁보증인이 반드시 주채무의 변제기가 도래한 후에 변제 등의 면책행위를 할 것이 요구되지 않는다. 오히려 당사자의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변제기 전이라도 채무자는 변제할 수 있으므로(민법 제468조), 주채무에 관하여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인 수탁보증인도 변제기 전에 변제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민법 제469조 참조). 다만 그 경우 수탁보증인으로서는 주채무의 변제기가 도래할 때까지 주채무자에 대하여 사후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을 뿐이다. 또한 수탁보증인의 출재에 과실이 없어야 하는데 만약 출재에 과실이 존재한다면 그와 인과관계가 있는 범위에서는 구상권이 발생하지 않는다.

나.  한편 보증인이 주채무자에게 통지하지 아니하고 변제 기타 자기의 출재로 주채무를 소멸하게 한 경우에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사유가 있었을 때에는 이 사유로 보증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민법 제445조 제1항). 이때 구체적인 대항의 효과는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갖는 대항사유에 따라 결정된다.

다.  그렇다면 수탁물상보증인에 해당하는 원고가 주채무인 이 사건 나머지 대출금 채무의 이행기 전에 주채무자인 피고에게 아무런 통지 없이 채권자에게 위 나머지 대출금 채무를 모두 변제하였더라도, 다른 약정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만으로는 ‘과실 있는 변제’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이는 민법 제445조 제1항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행기 전까지의 구상권 행사에 대항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할 여지는 있다.

라.  나아가 원심판단과 같이 원고의 이행기 전 주채무 변제가 ‘과실 있는 변제’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그 과실과 인과관계가 있는 범위에서 피고에 대하여 구상할 수 없을 뿐이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권 자체가 아예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숙희(재판장) 노태악(주심) 서경환 노경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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