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판시사항
[1] 명예훼손으로 인한 불법행위의 위법성조각사유인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의 판단 기준
[2] 사생활과 관련된 사항의 공개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하기 위한 요건
[3]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 내 도로의 소유자가 재건축조합에게 이를 고가로 매도하려고 하여 재건축조합 및 조합원들과 이해가 상반된 상황에서, 위 소유자가 사석에서 도로를 고가로 매도하여야 한다는 동석자의 말에 동조한 사실을 재건축조합의 조합장이 재건축조합 소식지 등을 통하여 조합원들에게 알린 것이 위법하지 않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형사상이나 민사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는바, 여기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는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하며, 이 경우에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의 여부는 그 적시된 사실의 구체적 내용, 그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고려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동기가 내포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사생활과 관련된 사항의 공개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는 적어도 공표된 사항이 일반인의 감수성을 기준으로 하여 그 개인의 입장에 섰을 때 공개되기를 바라지 않을 것에 해당하고 아울러 일반인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서 그것이 공개됨으로써 그 개인이 불쾌감이나 불안감을 가질 사항 등에 해당하여야 한다.
[3]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 내 도로의 소유자가 재건축조합에게 이를 고가로 매도하려고 하여 재건축조합 및 조합원들과 이해가 상반된 상황에서, 위 소유자가 사석에서 도로를 고가로 매도하여야 한다는 동석자의 말에 동조한 사실을 재건축조합의 조합장이 재건축조합 소식지 등을 통하여 조합원들에게 알린 것이 위법하지 않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1]
대법원 1995. 6. 16. 선고 94다35718 판결(공1995하, 2496),
대법원 1996. 10. 11. 선고 95다36329 판결(공1996하, 3297),
대법원 2006. 3. 23. 선고 2003다52142 판결(공2006상, 713)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형사상이나 민사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다고 할 것인데, 여기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하며, 이 경우에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의 여부는 그 적시된 사실의 구체적 내용, 그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고려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동기가 내포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5. 6. 16. 선고 94다35718 판결, 1996. 10. 11. 선고 95다36329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향원아파트재건축조합의 조합장이고 원고와 소외 1은 그 조합원인 사실, 소외 1은 위 아파트의 단지 내 도로에 해당하는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865-1 대 4,594㎡를 주식회사 경남주택으로부터 매수하여 2000. 10. 24.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 재건축조합으로서는 그 사업시행을 위하여 위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여야 할 입장이었는데, 소외 1은 이를 고가로 매도하려고 하여 재건축조합 및 조합원들과 이해가 상반되었던 사실, 그런데 2002. 12. 6. 위 아파트 근처의 식당에서 조합원인 소외 2, 3, 원고, 소외 1 등이 모여 식사를 하는 도중에 원고와 소외 1이 위 유인물에 게재된 것과 같은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은 사실, 소외 2는 그 즉시 위 재건축조합의 사무실로 찾아와 조합장인 피고, 부조합장인 소외 4, 이사인 소외 5, 6 등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원고와 소외 1 사이의 위 대화내용을 알려 준 사실, 피고는 그 진행경과 등을 조합원에게 알리겠다는 생각과 목적으로 그 대화내용과 그에 대한 피고의 의견 내지 평가를 위 유인물에 게재하여 조합원에게 배포하고 조합 사무실의 게시판에 게시하기에 이른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전후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단지 내 도로의 매수가격이 얼마로 결정되는지 및 그 토지의 소유자인 소외 1이 얼마를 매도가격으로 요구할 것인지 등은 위 재건축조합 및 그 조합원의 이해관계에 직결되는 것으로서 그 조합원들에 대한 관계에서는 공적인 관심사항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그 적시된 사실의 구체적 내용, 그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원고의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볼 때, 피고가 원고와 소외 1 사이의 대화내용을 위 유인물 등에 게재한 것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할 것이어서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나. 나아가, 원심의 판단을 피고가 사인인 원고의 사석에서의 발언을 공개한 것 자체를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로 파악한 것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사생활과 관련된 사항의 공개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는, 적어도 그 공표된 사항이 일반인의 감수성을 기준으로 하여 그 개인의 입장에 섰을 때 공개되기를 바라지 않을 것에 해당한다고 인정되고 아울러 일반인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서 그것이 공개됨으로써 그 개인이 불쾌감이나 불안감을 가질 사항 등에 해당하여야 할 것인데, 앞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유인물에 기재한 원고의 발언은 이미 다수의 조합원들에게 공개되었던 것이어서 사생활의 비밀이 보호되어야 하는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의 행위가 위법한 것이거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임을 전제로 하여 피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명예훼손 또는 사생활의 비밀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